"음악 체육 미술 온라인수업을 소개합니다"

[에듀인뉴스=] 코로나19로 한 달 넘게 학교 문이 닫히면서 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정규학교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기관에 해당하는 코로나19 감염 공포는 교육 현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에 전학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충북 서산에 위치한 기독대안학교 꿈의학교의 수업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에듀인뉴스] 코로나19로 학교들이 온라인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예체능 과목들도 온라인으로 교육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실기 위주 수업이 많은 과목이기 때문에 온라인 교육에서 예체능 수업은 한계는 있지만 그래도 그 한계를 조금씩 깨뜨려보려는 선생님들이 있다.

권선영 교사는 아이들이 온라인으로 합창하는 모습을 직접 편집하여 영상으로 만들었다.(사진=꿈의학교)
권선영 교사는 아이들이 온라인으로 합창하는 모습을 직접 편집하여 영상으로 만들었다.(사진=꿈의학교)

음악..."온라인 합창 해보지 않을래요?"

권선영 꿈의학교 음악교사는 온라인수업이 확정되기 전, 중1을 대상으로 충남 대산읍에 위치한 학교의 지리적 여건을 이용하여 지역문화예술을 발전시키고 지역을 돕는 융합예술을 기획했다.

온라인수업이 확정된 후에는 온라인에서 혼자서도 가능한 활동으로 음악수업을 개발하였다.

그 예가 실시간 합창이다. 신선한 도전이었다. 선생님이 피아노 반주를 하면, 아이들이 실시간으로 다 같이 부른다.

처음 시도였지만 나름 성공이었다. 아이들은 직접 목소리를 냄으로써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고, 멀리 떨어져 있는 여러 명의 친구들과도 나름 하모니(?)를 이루어내며 합창을 하였다.

▲ 어떻게 이런 수업을 시도하게 되었나요?

“온라인으로 하면 시간차가 생겨 불가능할 것 같지만 하나의 경험이 될 것 같아 시도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작정 도전했는데 이후엔 보완할 점이 보이더라고요. 선생님이 노래에 맞춰 지휘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어떤 노래를 배우는 데 있어 가이드버전, 음정연습 하는 법, 반주 동영상 등을 녹화해 아이들에게 주고 거기에 맞춰 부르라고 하는 게 더 효율적인 것 같더라고요.”

▲ 또 다른 수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중등수업에서는 ‘재활용 타악기 만들기’를 과제로 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밖에 못나가니까 집에 있는 재활용품으로 악기를 만드는 활동이죠. 단순히 만드는 것을 넘어 계획서와 보고서를 동시에 쓰는 학습도 하죠.

고3 선택수업 중 대중음악사라는 수업에서는 오늘의 대중음악을 한 곡 같이 듣고, 역사 속에 감춰져있던 그 의미를 찾고 보고서 제출하고 감상평을 서로 실시간으로 나눕니다.

온라인이라고 해서 오프라인으로 하던 것을 아예 못하지는 않아요. 그 방식이 다를 뿐이죠.”

추승효 교사는 학생들이 체육이론수업을 언제든 볼 수 있도록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꿈의학교)
추승효 교사는 학생들이 체육이론수업을 언제든 볼 수 있도록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꿈의학교)

체육..."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 무엇이 있을까?"

추승효 꿈의학교 체육교사는 사람들과의 접촉은 최소화하면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과제로 부여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전신운동이 가능한 줄넘기를 개인역량에 따라 매일 하면서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체크하고 그 일지를 선생님께 제출한다.

체육시간이 시간표상에는 정해져있지만, 꼭 그 시간에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 중 편한 시간에 운동을 하고 정직하게 기록만 잘 하면 된다.

‘원래 체육시간에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시간에는 선생님이 체육이론을 영상으로 직접 찍어 놓고 유튜브에 올리면 학생들이 10분 정도 되는 영상을 시청 후, 한 사람당 3개씩 퀴즈를 내서 과제로 제출한다.

추승호 교사는 구글 행아웃을 활용해 학생과 소통하며 코칭한다.(사진=꿈의학교)
추승호 교사는 구글 행아웃을 활용해 학생과 소통하며 코칭한다.(사진=꿈의학교)

추승효 교사는 “혼자서 하는 운동은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옆에서 누가 봐주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게 되는 아쉬움이 있다”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은 선생님과 직접 구글미트를 이용해 1:1로 만나 이야기도 하고, 구글행아웃을 통해 대화도 주고받는다”고 온라인 교육의 어려운 점과 극복 방법을 설명했다.

온라인 교육으로 바뀌면서 수업준비를 위해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늘어났다.

추 교사는 수업을 위해 반디캠(컴퓨터 화면 동영상 녹화 프로그램), 구글클래스룸(온라인수업활용 프로그램), 구글미트(화상 회의 프로그램), 구글행아웃(실시간 대화 프로그램), ZOOM(화상 회의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온라인 수업 시간에 화상 시스템을 통해 공유한다.(사진=꿈의학교)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온라인 수업 시간에 화상 시스템을 통해 공유한다.(사진=꿈의학교)

미술..."집에서 드로잉하고 구글미트로 발표하고"

박지숙 꿈의학교 미술교사의 수업현장을 직접 찾아가보니, 학생들은 구글미트로 실시간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오늘 고3 예술과의 수업주제는 '화가 에곤실레의 드로잉'에 대한 내용이다.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드로잉 연습을 해보고 수업시간에 발표한다.

“이 화가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여러분이 직접 그릴 때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라고 선생님이 묻자, 학생들은 “강약조절을 최대한 같이 따라가려고 했는데 어려웠어요”, “머리카락을 따라 그리는 게 제일 힘들었고, 완성된 제 그림을 보기가 힘들었어요”라고 답하며 서로 느낀점을 공유했다.

학생들이 집에서 과제로 한 에곤실레 드로잉 연습. 왼쪽 위부터 고3 예과반 박시현, 장지원, 이수인, 신지오, 정유담, 이은결, 김우재 학생.(사진=꿈의학교)
학생들이 집에서 과제로 한 에곤실레 드로잉 연습. 왼쪽 위부터 고3 예과반 박시현, 장지원, 이수인, 신지오, 정유담, 이은결, 김우재 학생.(사진=꿈의학교)

박지숙 교사는 고 2~3학년 미술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수업 중 제품디자인, 정크디자인과 같은 디자인 실기 수업이 많다.

고등학교는 입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온라인으로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이번 학기 교과 계획서를 대폭 수정했다.

또 집에서도 자유롭게 실기를 하고 학생들이 직접 재료를 구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학교에서 미술재료를 박스째 포장해 각 가정에 전달했다.

장비가 있어야만 가능한 모션그래픽, 사진학 등 수업에서는 Adobe사의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해 5월 31일까지 추가 비용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학생들도 각자 집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박지숙 교사는 “예체능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 시 바로바로 옆에서 코치를 해줄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한계가 있다 보니 교사에게는 수업부담이 있다”며 “그만큼 사전에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하기에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어느 정도 정착되다보니 지금은 학생들과 저도 많이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원격 미술 수업을 하는 박지숙 미술 교사.(사진=꿈의학교)
실시간 원격 미술 수업을 하는 박지숙 미술 교사.(사진=꿈의학교)

그렇다면 요즘 외부로 잘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집에서 미술공부를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 교사는 혼자서 배울 수 있는 자료는 많지만 목적에 맞게 선생님이 잘 분별해 좋은 자료들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며 기능을 익힌다거나 새롭게 만들어보는 것을 통해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모든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기 수업이 중심인 예체능교과 교사들은 특히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꿈의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합심해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이은진 꿈의학교 교육지원팀
이은진 꿈의학교 교육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