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에듀인뉴스] “우리 아이가 담임 복이 많은 것 같아요.”

철없던 시절에는 학부모의 이런 말에 달콤함만을 느꼈다면 언젠가부터는 이 말이 “내 자녀에게 좋은 교사가 되어 주세요”라는 말로 들려온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 말을 이어가다보면 ‘올해 내가 이 학생의 변화와 성장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겠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릴 때도 있다.

어느 날은 하나씩 헤쳐 나가야 할 일들을 구상하면서 ‘내가 도와줄 수 있을만하니 나와 인연이 되었겠지’하며 스스로를 다독여도 본다.

또 다른 어느 순간에는 학생의 지원군이 되기 위해 적극적인 마인드 셋을 연습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도 된다.

이 모든 노력이 학생만을 위해서가 아닌 바로 나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일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교직 발령 이후, 해마다 다른 빛깔의 학생들과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그 해의 빛깔은 3월 한 주만 지나도 촉으로 알 수 있다.

올해는 온라인학습으로 진행되다보니 학생 환경에 대한 이해가 늦어지고 있다. 학생들의 말투, 행동, 몸짓, 표정 등을 관찰하지 않고 전화기 너머 들려주는 언어와 학습 결과물만으로 그들을 알아가려고 하니 3월, 4월, 2달이 지나가는 이 시점까지도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는 환경들에 대한 사실적인 이해가 쉽지 않다.

“어머님, 직접 만나 얼굴을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괜찮으실까요?”

오후에 상담 차, 학부모 직장으로 찾아가 학생상담을 하기로 하였다.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부모님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인데, 학생에게 필요한 부분에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듯 여겨졌기 때문이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눈빛을 살피며 이야기 나누면서 적극적으로 해결할 방법들에 대해 여과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도 했다.

“가게에 나와 일하시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무엇을 위해 돈을 벌려고 하십니까? “지금 이 상황을 탓한다고 해서 더 나아진 것이 무엇입니까? 당신이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그것들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자녀의 스케줄에 취약점이 있지 않을까요? 문제라고 여겨지는 그것이 아이의 문제일까요? 그 상황이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일까요? A를 반복적으로 했을 때, 예상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A 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학부모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상담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30분 동안 집중해서 대화가 이루어졌으나 면대면 상담 이후 확실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0번 시도하면 겨우 1번 연결될까 말까 했던 연락이 오늘은 문자 보내자마자 “예! 선생님!” 하고 바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학부모에게 걸려온 전화에 이렇게 기뻐해 보기는 처음이다.

통화를 마치고 가만히 교실 창밖을 바라본다.

동료를 보호해주고픈 마음에 학부모 상담 자리에 함께해 준 옆 반 쌤께서 아침 동학년 회의에서 해 주셨던 말씀이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우리와 경희 쌤의 차이를 알았어요. 우리는 학부모들과 상담할 때, 학부모의 눈치를 살피며 해야 할 말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면서 대화하는 듯한데, 경희 쌤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갖고 경험적 노하우와 논리로 학부모님을 설득해내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도 그것은 상대방을 위하는 진실된 마음이 가능케 한 것일 수도 있고, 그동안의 여러 성공 경험을 통해 갖게 된 자신감 덕분일 듯도 하고요. 선생님들도 경희 쌤을 눈빛을 보셨어야 했는데...”

그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 내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상대방에게 나의 생각을 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잠시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그리고 지금의 생각의 높이에서 나는 질문에 이렇게 답해본다.

‘내가 그분께 던졌던 질문은 어쩜 일상에서 나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져오던 질문인지 몰라. 그러했기에 위급한 순간, 그 누군가에게도 어떠한 망설임도 흔들림도 없이 담백하게 건넬 수 있지 않았을까?’

오늘도 난 나를 바라본다. 모든 것과 깊게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또 한 번 내게 묻는다.

‘넌 누구니? 넌 어떻게 살고 싶니? 그러기 위해 넌 지금 당장 무엇을 할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