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쌍방향 수업...실제 수업처럼 묻고 답하는 수업 가능
Google 클래스룸으로 과제 부여...피드백, 학부모 반응까지

[에듀인뉴스] Zoom과 Google로 하는 수업은 학급 운영만큼이나 재미있을까?

Zoom으로 입학식을 진행하며 했던 생각이다. 서로 이름을 불러주며 함께 한다는 마음만으로도 행복한 학급 운영과 달리 인터넷 강의부터 떠오르는 온라인 수업은 교과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으로만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실제로 Zoom과 Google로 실시간 수업을 해본 결과, 온라인 수업으로도 소통에 중심을 둔 쌍방향 수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학급 운영이 주는 행복감과는 또 다른 재미와 뿌듯함이 있었다.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작년에 만들어둔 교안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작년에는 학생들의 바람을 반영해 퀴즈나 게임 형식 수업을 많이 진행했다. 모두 모둠 활동을 기반으로 한 활동이었다. 

온라인 수업과 모둠활동을 어떻게 접목시킬지 고민을 하던 중, ‘기존 수업 방법을 온라인 수업 형식에 맞게 바꾸어 옮겨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니 세부적인 수업 방안은 비교적 수월하게 구체화할 수 있었다.

‘Zoom으로 소통 중심 수업을 진행하고, Google 문서 활용해 모둠 활동을 시켜보자!’

첫 영어시간은 오리엔테이션 시간으로 Zoom을 접속하고 강의를 들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Zoom의 소회의실을 체험해보고, 마지막으로 Google 문서를 활용한 협업이 가능한지 시험해보는 시간으로 정했다. 

먼저 Google 클래스룸에 학급 입학식 때 안내했던 것처럼 Zoom 활용 방안을 안내하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협업을 위한 Google 문서 연습을 위해 학생들에게 미리 Google 크롬(PC의 경우)이나 Google 문서 애플리케이션을 준비해둘 것을 상세하게 안내했다.

Zoom을 처음 접해보는 다른 반 학생들도 정해진 시간에 맞춰 화상 회의실에 하나둘씩 접속했다. 

오디오를 켜지 않아 소리가 들리지 않는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에 오디오를 켜는 방법을 반복하여 안내하고, Google 클래스룸을 수시로 확인해 학생 댓글을 확인하는 등 첫 시간은 항상 진땀을 뺐다. 

학생들 접속 방법 가르치는 데만 20분을 쓰고 나니, ‘괜한 일을 했나?’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나를 믿고 따라와 주는 학생들을 위해, 그리고 즐거운 영어 수업을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Zoom 사전 교육을 지속했다.

학생들에게 Zoom을 활용해 수업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주고, 앞으로 학생들과 사용하게 될 소회의실 기능을 체험시켜주었다. 이야깃거리를 주기 위해 소회의실에서 서로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하고, 영어수업 시간에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관해 번갈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첫 시간 소회의실 활동으로 작은 모둠 활동이 끝난 뒤 학생들 몇 명에게 발표를 시켜보았다. 아직 서로 만나지 못한 터라 소회의실에서 부끄러워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성실하게 영어수업 시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토의한 학생들도 있었다. 

낯선 환경 속에서도 적응해보려 노력하고, 이름을 불러주자 배시시 웃는 학생들이 사랑스러웠다.

마지막으로, 소회의실에서 함께 토의한 내용과 자신이 듣고 싶은 영어 수업을 써보는 Google 문서를 함께 편집해보는 것으로 첫 시간을 마무리했다. 

Google 크롬으로 아이들의 20개 이상의 색깔별로 구분되는 텍스트 커서가 동시에 내용을 입력하는 모습을 보니 Google로 하는 모둠 활동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시간 오리엔테이션으로 Zoom과 Google로 하는 수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나니, 다음 수업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대화문의 주요 표현을 배운 뒤, 학생들은 Scrambled sentences 활동에 참여했다. 이 활동은 듣기 대화문의 주요 표현을 반복적으로 들은 뒤 주어진 단어를 활용해 문장을 완성하는 활동이다.(사진=양혜인 교사)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기 전에 느껴볼 수 있던 호기심과 설레는 감정, 그리고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졌다.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으로 응답해 준 내용을 계속 상기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수업 자료를 계속 편집하고 고치며 수업을 기다렸다.

수업 당일, Zoom에 접속한 학생들을 위해 Listening 수업을 진행했다. 본격적인 듣기 활동 전 들을 내용에 대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배경지식을 심어주기 위해 교과서 속 사진을 보여주고 어떤 내용을 들을 수 있을지 물었다. 

아이들은 ‘모둠 활동하는 내용이요!’, ‘친구 사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라고 발표했다. 사진을 보고 추측하는 답이 없는 질문이었으므로 용기를 내어 첫 번째로 발표해 준 아이들을 위해 모두 음소거를 해제하고 함께 박수를 쳐주었다.

이어 짧은 대화문 4개를 들려주고, 대화문의 주제를 찾게 하는 초성퀴즈도 냈다. 대화문에 나온 표현들의 기능을 묻는 문제로 대화문 4개를 주의 깊게 들어야 맞출 수 있는 문제였다. 

대화문 4개를 모두 들은 뒤 학생들은 이 대화문이 인사와 자기소개를 하는 말과 좋아하는 것을 묻고 말하는 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바르게 파악했다.

다음 활동을 위해 대화문의 주요 표현들을 가르쳐 주었고, 몇 명에게 읽어볼 기회를 주었다. 

학생들은 이번에도 마이크를 켜고 “Nice to meet you!”, “What do you like?” 등 주요 표현을 친구들에게 자신감 있게 읽어주었다. 

발표를 하고 싶으나 영어에 자신감이 없어 머뭇거리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영어 표현을 읽어주었고, 모든 것은 시도해보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대화문의 주요 표현을 배운 뒤, 학생들은 Scrambled sentences 활동에 참여했다. 이 활동은 듣기 대화문의 주요 표현을 반복적으로 들은 뒤 주어진 단어를 활용해 문장을 완성하는 활동이다.

아이들은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들려주는 문장을 집중하여 들었고, 문장을 완성하여 적극적으로 발표했다.

수업을 하는 교사도 45분이 짧게 느껴질 만큼 학생들은 다양한 질문에 적극적으로 발표하며 답했다. 

“저요! 저 OOO에요!”라고 목소리를 내며 발표하는 아이들과 채팅으로 발표하는 아이들을 보니 실시간 온라인 수업이라도 실제 수업처럼 묻고 답하는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다양한 학생들에게 발표를 시키고자 릴레이 형식으로 서로를 지목하게 하는 발표 형식도 도입하니 이전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학생들까지 모두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수업을 마친 뒤 Google 클래스룸으로 학생들에게 대화문 해석 완성하기 과제도 부여했다.  

학생들은 학생 번역가로서 협업 기능이 있는 Google 문서를 활용해 대화문의 해석문을 친구와 함께 완성한다. 서로 한 문장씩 맡아 해석하는 것이다. 텍스트 커서가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Google로 모둠 활동을 하기로 했던 것이 정말 잘한 시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협업 기능이 있는 Google 문서를 활용해 대화문의 해석문을 친구와 함께 완성한다. 서로 한 문장씩 맡아 해석하는 것이다.(사진=양혜인 교사) 

학생들은 학생 번역가로서 협업 기능이 있는 Google 문서를 활용해 대화문의 해석문을 친구와 함께 완성한다. 서로 한 문장씩 맡아 해석하는 것이다. 텍스트 커서가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Google로 모둠 활동을 하기로 했던 것이 정말 잘한 시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아이들이 완성한 해석문을 편집해 아이들만의 해석문을 만들어줘야겠다. 각 문장마다 그 문장을 해석한 학생 번역가의 이름을 실어서 말이다.

협업 해석문 과제 외에 심화 ‘선택’ 과제도 올려두었다. 과제가 너무 많아 힘든 아이들도 있겠지만, 조금 더 심화된 학습을 하고 싶은 아이들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이것은 ‘선택’ 과제이며, 본 수업 외 개별적인 피드백이 추가적으로 주어지는 과제라고 말해주었다.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 추가적인 피드백이 받고 싶은 학생들이 제출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기특하게도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과제를 제출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잘 따라와 줘서 정말 고마워!’

수업자로서 직접 해보니 실시간 수업은 정말 재미있고, 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수업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과연, 내 생각과 같이 학부모님과 학생들도 똑같이 실시간 수업을 유익하다고 느낄까 궁금해져 학생들과 우리 반 학부모님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나만 즐거운 수업이면 어떡하지?’라는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학부모님과 학생들의 의견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선생님 노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어가 재미있어요”, “원래 참여 잘 안 하는데 적극적으로 하게 되어 좋아요” 등 긍정적 반응을 보니, 수업자로서 보람도 느껴보고 수업을 준비하며 느꼈던 걱정과 피로감도 눈 녹듯이 사라졌다. 

또 학생들에게 다음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수 있었다.

‘강제 소환된 미래’를 경험하는 지금, 온라인 수업 형식을 나중에도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간혹 한다. 

하지만, 미래 교육에 대비된 교사로 성장하기 위해, 그리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형식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조금 더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오프라인 개학 이후에도 현재 활용하고 있는 Zoom과 Google을 계속적으로 활용해보고자 한다. 

양혜인 경기 의정부 민락중 교사.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연구회 연구위원.
양혜인 경기 의정부 민락중 교사.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연구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