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개학 2학기(9월)부터, 수능시험 내년 6월로 연기해야
전통적 오프라인 방식 마인드 완전 탈피해 계획 마련 필요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 캡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고3 학생입니다. 1-2학년 때 최우수는 아니었으나(2등급), 겨울 방학 때 진짜 빡세게 공부했습니다. 3학년 1학기 내신에서 거의 전과목 1등급을 받아, 전체 내신이 1등급대가 될 수 있는 학생입니다. 그런데 등교 개학 후 중간고사 직전에 3학년 다른 반에서 확진자가 생겼습니다. 6월 중간고사는커녕 학교가 2주 동안 폐쇄되었습니다. 7말8초, 기말고사가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다른 학년 학생이었습니다. 학교는 또 폐쇄되었습니다. 

문제는 2021 대입 수시 생기부 마감일이(8월31일에서 2주 연기되어) 9월 16일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시험을 볼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안 나옵니다. 도저히 시험을 볼 수 없게 된 겁니다. 이 학생과 이 학교 고3 학생들, 내신 산출 자체가 안 됩니다. 어찌할까요? 생기부 작성 기준 및 마감일이 9월 16일인데, 1학기 성적이 없습니다. 수행으로 대체한다? 온라인 시험으로 대체한다? 어떻게 할까요? 공정성, 객관성은 어디서 어떻게 확보합니까?”

5월 중순 고3부터 순차 등교 개학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가상 사례 발생 시 교육부와 교육청은 대책이 준비되어 있는 지를 묻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등장했다. 

자신을 서울 인문계 고교 3학년 담임교사이자 고3 아들을 둔 아빠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5월 등교 개학의 조건, 2학기 9월에 등교 개학 합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등교 개학은 2학기(9월)부터, 수능시험은 내년 6월로 연기해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위의 사례는 아주 특수한 경우지만 고3 담임이라면 이러한 경우가 여러 분야에서 매우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교육부는 대비 플랜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각각의 경우에 대한 충분한 대비, 예측가능성이 확보될 때 개학해야 한다”며 “1학기는 온라인으로, 등교 개학은 9월부터, 수능은 내년 6월에 보자”고 주장했다. 

특히 “교육부는 전통적 오프라인 방식 마인드를 완전히 탈피해 등교 개학 계획을 짜야 한다”며 “5월 초 발표한다는 등교 개학 플랜이 나오지도 않았는데도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이것저것 찔끔찔끔 흘리면서 조삼모사식으로 발표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지금까지 패턴을 복기해 보면, 교육부는 무언가 시행하기 2주 전 즈음에 책임 떠넘기기식으로 기자회견을 했다”고 꼬집었다. 

학교에 책임을 전가하면서도, 세부 지침은 주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청원인은 “교직생활의 절반을 고3 담임을 하고, 고3 학년부장이자, 고3 학부모로서 내일이라도 당장 개학하는 것이, 마음도 몸도 가볍고 편할 뿐만 아니라, 힘도 덜 든다. 교실 수업이 제일 익숙하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빨리 보고싶다"면서도 "5월 개학은 정말 문제가 많고 준비가 덜 됐다. 지금이라도 학교급별로 소규모 TF를 꾸려 신속하고 정확한 자문을 받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