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쌍방향, 가장 전통적 수업 방식 가까워...단점도 많아
인원 많아 사실상 소통도 어려워...학습 목적 맞는 수업 필요

교원 온라인수업 한달 설문조사(자료=교육부)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온라인 수업 한달 간 교사가 주로 사용한 교수법은 과제와 콘텐츠 중심수업으로 나타났다. 특히 2개 이상 혼합형 수업을 한 교사가 43.3%로 가장 많았다. 

단독 수업에서는 콘텐츠 활용중심 수업을 진행한 교사는 40.9%, 과제수행중심수업 10.6%, 실시간 쌍방향 수업 5.2% 순이었다. 

혼합형에서는 82.1%가 과제수행중심+콘텐츠활용 중심 수업을 진행했으며, 실시간 양방향 수업에 과제중심이나 콘텐츠 중심 수업을 결합한 사례는 각각 3.9%, 7.1%였다. 3개 이상 복합한 수업을 진행한 교사는 6.9%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8일 열린 '한국형 원격교육 정책자문단 제3차 회의'에서 원격교육 한 달 추진 교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관심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율로 쏠렸다. 

많은 언론에서 실시간 쌍방향 '5% 불과’ '5%뿐' 등으로 제목으로 뽑았기 때문이다. 5% 불과, 5%뿐이라는 제목에는 실시간 쌍방향 '선호' 또는 '환상'이 담겨있다.

한 매체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교사가 직접 관찰을 하면서 평가를 할 수 있는 방식이었음에도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주석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생각은 많이 달랐다.  

쌍방향 수업을 한 5%에 포함된다고 밝힌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는 “원격교육 수업을 실시간으로 했으나 아주 전통적인 칠판 수업을 했다”며 “실시간 쌍방향이 수업에 더 효과가 있고 뭔가 대단한 스킬을 쓰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의 수업”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과 그 내용에 적합한 수업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쌍방향 수업을 하며 가장 난감했던 것은 아이들이 서버 문제로 접속이 안 되거나 튕기는 경우다. 그런 아이들의 5~10분 정도 되는 수업손실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실시간 수업은 다시보기 자체가 불가능 하거나 어렵기 때문이다. 

이어 “실시간 수업 중에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화질이 나빠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학생들이 많았다”며 “이는 교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기술적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어쩌면 원격수업 전달력 면에서는 가장 비효과적일 수도 있다”며 “5%에 불과하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권재원 서울 마장중 교사(실천교육교사모임 고문)는 “실시간 수업은 쌍방향이라기 보다 오히려 일방향 수업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수업을 하기 위해 활용하는 줌 등은 10명 이상이 함께하면 주최자(교사) 혼자 말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일방향 수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는 “실시간 수업이 효과적인 경우는 그리기나 만들기 등 바로 교사의 시범을 보고 피드백이 필요한 수업”이라며 “특히 중등의 경우 교사마다 실시간 수업을 하면 교과마다 입장코드가 달라 아이들의 수업 접속 확률이 오히려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수업의 목적은 학습을 잘 하기 위한 것이지 않냐”며 “실시간으로 해도 아이들 반응은 사실 보기 어렵고 다시보기도 할 수 없어 학습효과는 오히려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또 쌍방향 실시간 수업이 적었던 이유로 N번방 사건이 터지면서 여교사가 많은 교직 특성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콘텐츠 수업이던, 실시간이던 얼굴을 내놓고 수업한 교사 대부분은 남 교사라는 지적이다.

교사 44% "원격수업 앞으로도 활용하겠다"   

이밖에도 교사들은 설문조사에서 '향후 원격수업을 활용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13%가 매우 그렇다, 31%가 그렇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라는 응답은 32%로 가장 많았다.

원격수업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콘텐츠와 시스템 개선, 저작권 문제 해결을 꼽았다.

복수응답에서 ‘교과별/차시별 다양한 콘텐츠 및 학습자료 제공이 필요하다’는 답이 65.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출결, 학습진도 관리 등이 용이하도록 LMS 시스템 개선’ 59.5%, 서버 확층 등을 통한 플랫폼 안정성 확보 43.8% 순이었다.

원격수업 활성화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항목으로는 학습콘텐츠 저작권 문제해결이 40%로 가장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조치가 아닌 수업 목적 저작권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풀이된다.

원격수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학생 출결 확인 및 수업 참여 독려(56.6%) ▲출석 수업보다 많이 소요되는 수업 준비 시간 부담(42.2%)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를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에는 교원 22만4894명이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