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사업 진행 예술교육, 학교 특색 갖추기 어려워
예술교육, 공급자 중심 아닌 학습자 주체 변경해야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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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청소년들의 예술감수성을 신장시키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2달 이상 초·중·고 학생들은 온라인 개학 및 수업으로 제대로 된 음악과 미술 수업을 체험위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21일, 서울시교육청은 미술과 음악 등 예술과목 원격수업을 위한 콘텐츠 94종을 제작해 교육청 산하 서울창의예술교육센터 홈페이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e학습터를 통해 보급한다고 밝혔다.

교육청 콘텐츠는 15~20분짜리 영상과 이를 활용하는 교수학습과정안, 학생용 학습지 등으로 구성됐다.

이처럼, 온라인 개학 및 수업이 진행되면서 원격학습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교과로 미술과 음악 등 예술과목을 위한 교육청 차원이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수업에도 불구하고,학생들을 위한 예술감수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학생들의 삶을 살아가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학교예술교육은 교육과정 상에 이뤄지는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거나 외부의 공모사업으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다보니, 정규교육과정 속에서 연계성을 발휘하기가 곤란하였다.

교육부, 교육청, 지자체 등의 사업주체의 다양한 공모사업에서 요구하는 방식으로 말미암아, 단위학교 현장에서 지역과 학교의 특색을 갖춘 예술교육이 어긋나는 사례가 발생하였다.

혁신교육지구사업, 마을사업 등 공동체 사업이 공모라는 형태로 동작하면서 공모자가 하고자 하는 사업을 평가하는 게 현실이다. 결과가 왜곡되는 이유는 공급자가 하고 싶은 것이 주어가 되기 때문이다.

공모의 주체는 시대성과 학습자의 관심도를 향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무엇보다, 교육과정 속에서 예술교육 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보니, 학생들을 위한 예술교육이 적절하게 교육과정에 녹아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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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학교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보편적이면서도 일상적인 예술교육을 실현해야 한다.

외부로부터의 각종 공모사업은 교육과정과 연계성이 떨어지고 연속성도 부족하다. 음악교과에 편중된 예산지원이 다른 예술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능력을 키우는 기초소양 능력이 부족한 형편이었다.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모든 학생들이 예술을 느끼고, 표현하고, 감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둘째, 예술교육을 담당하는 교원들의 예술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성 확대를 고심해야 한다.

학교예술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의 전문성이 담보되지 못한 경우에는 어떠한 예술교육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예술과목 교원을 대상으로 한 직무연수, 예술과목 전문적학습공동체, 학교밖 예술교과연구회 등을 활성화하며, 교원들의 사례 나눔과 공유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셋째, 모든 학생들에게 예술에 대한 예술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음악과 미술 교과 속에서도 모든 학생들이 연주, 감상, 전시 등을 통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교육을 실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1인 1악기 연주와 더불어 다양한 예술 동아리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휴공간을 개방하고, 자율적으로 조직된 학생주도형 프로젝트가 되도록 해야 한다.

넷째, 학교예술교육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과 마을의 예술적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지역에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공간을 확보하여 예술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에 특화된 예술을 창작하면서 학교예술교육을 위해 협조하고 연계하는 소중한 인적·물적 자원이다.

지역의 예술가와 학교의 교원이 교육과정 속에서 함께 어우러져 수업을 이끌어가는 동반자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학령기에 학교에서 배운 예술교육은 평생 살아가는데, 풍부한 예술적감수성을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학생의 삶을 윤택하게 꾸며주는 것이 바로 예술교육이다.

학교예술교육은 초·중·고 교육과정 속에서 지속적이면서 연계성을 지녀야 한다. 전에 배웠던 예술교육이 새로 배우면서 없어지거나 배우지 못하는 경우에는 연계성과 지속성이 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특정한 학생이라도 소외됨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가령, 예술적인 재능이 뛰어나고 풍부한 학생은 학교나 교육청에서도 발굴하여 육성해야 한다.

꼭, 악기를 연주하고, 작품을 전시하는 학생이어야 예술적감수성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도 예술을 느끼고, 표현하고, 감상하는 소중한 능력이다.

이제, 학교예술교육의 장르는 바야흐로 각종 공모사업으로 변질되지 말아야 한다. 오직 학생들만 보고, 교육과정 속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보편적이면서 일상적으로 예술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예술을 담당하는 교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과 연계되어 지역속의 예술가와 예술자원을 활용하여 보다 질적인 예술교육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이 배우고 익힌 예술은 지역별, 학교별 마을축제의 공간속에서 공연, 전시 등으로 학생이 주인공이 되도록 예술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그런 노력들이 모여 학생들의 예술적감수성을 향상될 것이며, 이 모든 것들은 지역의 예술 생태계와 연결되어 선순환할 것이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한국교사학회장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한국교사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