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블랙독’ 캡처

[에듀인뉴스] 지난 2월 4일 종영한 tvN 드라마 ‘블랙독’은 ‘스카이캐슬’과 같이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 기존의 학교물과는 다르게 ‘교사’에게 초점을 맞춘 드라마다. 

학생들은 잘 알지 못하는 교사들의 여러 가지 입장과 상황들을 그렸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더욱 흥미로웠다. 

드라마에서 시사하는 부분들은 많지만, 그중에서 교내 (시험)성적에 따른 차별에 주목해 볼까 한다.

‘블랙독’에 등장하는 특별 관리 동아리, 일명 ‘이카로스’는 고등학교의 최상위권 학생들을 위해 운영하는 동아리다. 

이는 교내에서 심화반이나 특별수업을 개설할 시 받는 교육부의 제재를 피하고자 만들어졌다. 이러한 방법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이유는 하나, 고교의 ‘명문대 진학률’이다. 

분명 과장된 부분도 있겠지만 명문대 진학률을 중요시하는 교육 시스템상 명문대에 진학할 가능성이 큰 상위권 학생들에게 대부분 학교는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학교가 이러한 논리로 운영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해 보이지 않는가? 

물론 풍성한 생활기록부를 위해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에 있어 장점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프로그램들의 원동력이 교육이 아닌 입시가 된 이상 이에 따르는 수많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tvN 드라마 ‘블랙독’ 캡처

우리 눈에 자주 보이는 ‘전시행정’과 비슷한 맥락으로, 속이 꽉 차 있기보다는 대부분 겉껍질이 훨씬 두껍기 마련이다. 모든 학생의 노력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경우가 너무 흔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그 겉껍질마저도 상위권일수록 두껍게 만들 수 있고, 다른 친구들은 그럴 기회조차 적다는 것이다. 

성적을 제외하고 생기부 내용만 봤을 때, 특목고나 자사고 등 일반 고등학교가 아닌 학교에서는 그 기회를 100%는 아니지만 거의 모든 학생이 가질 수 있으므로 학교 간 서열화, 불평등을 초래한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수목적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입장으로서 도움이 되고 의미 있는 다양한 교내 활동들이 만약 폐지로 인해 예산 부족 등 문제로 모두 원활히 진행할 수 없게 된다면 굉장히 아쉬울 것 같다.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는 만큼 그 모든 일반고의 모든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사교육은 사교육대로 더 심화시키고, 학생들의 기회는 그저 박탈하는데 불과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가히 예측해본다.

동아리 활동이나 단지 조별 활동만 해도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생기부에 잘 기록할 수 있을까 먼저 생각하게 되고, 어떤 수행평가를 하든지 간에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보다 생기부를 생각해야 하는 숨 막히는 학교생활, 혹은 이런 고민의 기회조차 부족한 학교생활. 둘 중에 더 나은 것은 없다. 

학생들은 어느 쪽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어디 가서 원하지 않는다고 소리칠 수도 없고, 누군가가 물어봐 주지도 않는다. 이 글도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될 수 있겠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외칠 것이다. 

언제나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행복한 학교생활일 뿐이다.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