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I, C사 교과서는 51개 강의 중 8개 뿐..."밀어주기 아니다"
강사 미선정으로 결국 C사 교과서 사용 강사 찾아야 하는 KEDI
제보자 ㄴ강사..."교과선정위원 공개 안 할 시 감사원 감사 청구"

한국교육개발원 사옥.
한국교육개발원 사옥.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본지가 지난 10일 단독 보도한 ‘한국교육개발원 운영 방송고, 특정 보건교과서 밀어주기?’와 관련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11일 “KEDI가 직접 교과서 선정을 하지 않는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도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해당 강사는 KEDI 해명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다”며 교과서선정위원 공개를 요청,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틀 후 알리겠다던 교과서선정위원회 결과, 30분 만에 알린 이유는?


8일 당시 KEDI 담당자는 제보자(ㄴ강사)에게 이틀의 시간이 필요한 10일(수)까지 교과서 선정 관련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한 후, 30분 만에 C사 교과서가 선정됐다고 통보해 특정 교과서 밀어주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관련기사 참조.)

KEDI 관계자는 “당초 5~10일까지 선정 위원들로부터 검토 결과 회신을 받기로 한 상황이었다”며 “ㄴ강사에게 통보한 8일 당시 총 3명의 위원들로부터 검토 의견을 e메일로 받았다. 강사 의견 포함 4:1로 C사 교과서가 확정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5~7일 사이에 위원 모두에게 교과서를 전달했다”며 “8일 당시 3명의 위원이 C사 교과서를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2명의 검토 회신 결과가 도착해도 이미 과반수를 넘은 상황이라 당사자인 ㄴ강사에게 사전에 결과를 알렸다는 것.

그러나 당시 KEDI 담당자가 ㄴ강사에게 “외부 전문가에게 구두로 추천 교과서가 무엇인지 먼저 답변을 받았다”며 “추후 서류로 해당 내용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제보자와 기자에게 한 답변이 달라져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KEDI 관계자는 “이미 접수된 추천 서류를 모두 수합한 상태였다”며 “담당자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안내한 것 같다”고 재차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ㄴ강사 입장이다.

ㄴ강사는 “어떻게 담당자가 교과서 추천 내용이 담긴 서류 수합 사실을 모를 수 있냐”며 “납득되지 않는 해명”이라고 밝혔다.

전국 방송통신고 위치.(사진=방송통신고 홈페이지 캡처)
전국 42개 방송통신고 위치.(사진=방송통신고 홈페이지 캡처)

교과서선정위원회 미개최와 하나의 교과서 선정 이유 그리고 제보자 반발


KEDI 관계자는 교과서선정위원회가 오프라인으로 개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집합모임이 금지됐다”며 “직접 개별 위원들에게 교과서들을 전달하고 검토 결과를 이메일을 통해 받았다”고 밝혔다.

또 전국 42개 방송통신고(방송고) 강의 교과서를 하나로 선정해 진행하는 것이 국정교과서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방송고 교과서 선정 지침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며 “한정된 예산 범위 안에서 여러 교과서를 채택해 각각 온라인 수업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KEDI는 교육부, 방송고 운영 관계자 등이 협의를 통해 확정한 지침을 따를 뿐”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보완이 필요한지 내부 논의를 해보겠다”고 전했다.

이에 ㄴ강사는 “학교도 교과교사들이 논의해 교과서를 선정하는 데 교과전문성도 없는 외부 전문가에 의해 교과서가 선정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강의 교사의 전문성 침해”라고 지적했다.

단독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도 이와 유사한 지적은 이어졌다.

한 교사는 “EBS도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참고해 자체 개발한 교재를 쓰고 어느 교과서로 배우든 상관없게 하는데 교육개발원이 나서 특정교과서를 정해 가르치냐”며 “교육과정이 무슨 필요가 있나. 검인정 교과서제도 자체를 부인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라는 의견을 남겼다.

또 “방송고가 전국에 42개나 있는데 교과서를 하나로 정해 배우게 한다니 말도 안된다”며 “교육과정대로 가르치면 된다. 방송고 연계된 일반고 42개 학교의 교과서까지 가이드라인 주는 거 아니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KEDI 측이 밝힌 방송고 강좌는 51개로 의혹이 제기된 C사 교과서는 8개 강좌에서 사용한다.

KEDI 관계자는 “C사 교과서보다 다른 출판사 교과서가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C사 교과서를 밀어주기 했다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해야 하지 않겠냐”고 해명했다.


KEDI, 결국 C사 교과서 사용 강사 찾아야...달라진 해명에 제보자 “위원 명단 미공개 시 감사원 감사 청구”


ㄴ강사는 “KEDI 방송고 운영을 책임지는 디지털교육연구센터 ㄹ소장이 직접 본인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취지로 전화를 했다”며 “교과서선정위원 선정절차와 위원 공개, 보건강사 재공고시 이전 절차 원천 무효 후 새로 진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요청한 내용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공개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 청구 등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나서겠다”며 “KEDI 측이 민원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ㄴ강사에 따르면, ㄹ소장은 ㄴ강사에게 교과서선정위원 선정절차와 위원 공개 요청은 들어주겠다고 했다. 또 강사 위촉 재공고시 절차 새로 진행에 대해서는 어떤 뜻인지 알겠다고만 한 상태다.

그러나 KEDI 홍보실 관계자는 오후 5시 30분께 해당 문의에 대해 “내부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기자에게 알려왔다.

ㄹ소장이 ㄴ교사에게 한 답변과 다른 답변을 내놓은 이유를 확인하고자 해당 부서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이후 연결이 되지 않았다.

반상진 원장도 ㄴ교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현재 진상조사 중이라 결과를 보고 말씀드리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며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해 놓았다”고 말했다.

한편 KEDI가 제작을 시도한 방송고 보건교과 콘텐츠 제작은 올해 처음 진행하는 사업이다. 2명의 강사 중 나머지 강사 1명은 아직 확정하지 못해 추가 공고가 나갈 예정이며, 현재 C사 교과서를 사용해 강의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생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