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도 AI, AR, VR 등 활용하면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가능
학생 내면 생긴 상처 치유하는 정서적 순화에도 큰 도움 줄 수 있어 

(사진=채널A 캡처)

[에듀인뉴스] 2020년 6월 8일, 드디어 신학년도 시작 4개월째가 되어서야 모든 학생들이 처음으로 학교에 등교하여 짧은 시간이라도 대면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몇 년 전에 제작된 '연가시', '감기', '컨테이젼(Contagion)' 등 국내외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바이러스 세상이 우리의 현실이 되어 버렸다. 

투명 가림판이 세워진 책상에서 공부하고, 밥먹고, 과학실도 도서실도 갈 수 없고, 심지어 개별 놀잇감으로 혼자 놀아야하는 현실이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쓴 《1984》에 등장하는 독점적 통제 권력을 가진 빅 브라더(Big Brother)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염려하였지만, 학생들은 제한된 환경에서 겨우 하루 또는 몇 시간 나오는 학교가 너무 행복하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는 동안 경남 창녕에 사는 9살 어린이가 부모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학대를 받다가 집에서 탈출하여 길을 걷고 있는 것을 지나가던 차량이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하는 놀라운 사건이 벌어져 국민들에게 경악을 금할 수 없게 하였다. 

신학년 초에 학교 관계자가 학습꾸러미를 가정으로 전달해 주기 위해 해당 어린이의 집을 직접 방문하였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학교에서도 콘텐츠 위주 비대면 원격 수업으로 진행하는 관계로 학생의 상태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서울지방경찰청 발표 내용이다. 

“최근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정 안에서 발생하는 아동 학대가 평소보다 8.3%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비대면 수업 등으로 교사나 외부인들에 의해 학대 사실이 발견될 가능성이 낮아 유관 기관의 협조가 필요하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치료와 방역,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으니 이런 상황까지 챙기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 부모들도 경제활동의 위축 등으로 생계 문제 등으로 상당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어린이에게 동물 학대 수준으로 가해한 것, 그것도 양육을 책임지고 있는 부모가 이런 행위를 한 것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과한 상황이라 여겨진다. 

특히 이런 상황이 무서운 것은 이렇게 당한 어린이들은 아직 미숙해서 자신의 감정을 다 표현하지 못하며, 또한 스스로 해소해 나갈 능력이 없어 그런 상처를 내면 깊은 곳에 묻혀 두었다가 나중에 어느 시기에 이상 행동이나 돌발 행위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발견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며, 유관 기관들도 더욱 긴장해서 예방 활동에 앞장서야 하겠지만 학교에서도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실시간 수업을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해 학생들의 건강 상태도 확인하는 등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필요가 있겠다. 

아마도 어른들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 등으로 내면에 엄청 큰 상처가 생겼을 이 어린이에게 조사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빨리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는 일이 장기적으로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료=진보교육연구소)

한편 이런 상황에서 모 교육시민단체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온라인 수업만으로 학생들이 학습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65.4%가 잘 이해하지 못할 것으로 응답했고, 이 질문에 대해 지역별, 연령대별, 성별, 자녀 유무별, 가구 소득별 등 모든 계층에서도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잘 이해할 것'이라는 응답보다 더 높았다. 

이 결과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행된 원격수업이 학생 간 교육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일반 시민들은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학교 입장에서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일들을 갑작스럽게 준비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역시 이런 상황을 처음 접하고 있는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어린 학생들에게는 발달단계상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든 콘텐츠 위주의 일방향 수업이든 사고능력이 발달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과 달리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구체물을 이용한 조작적인 활동을 반복하면서 학습을 해도 모두가 다 잘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격으로 수업을 받는 특히 실시간이 아닌 콘텐츠 위주로 수업을 하는 경우에 대면 수업의 학습 결과에 비하면 효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다보니 최근 학교에 부분적으로 등교해 수업할 경우에 선생님들의 입장에서는 교과진도를 빠지지 않게 나가야 하고, 떨어진 기초학력 등을 높이기 위해 학력 신장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물론 대학입시를 앞둔 고3의 경우는 무엇보다도 이러한 학력 신장을 위해 최우선 노력하는 것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3월 이후, 아니 방학기간을 포함해 주로 집에서 있었던 1월부터 시작해 부분 등교하게 된 이 시점까지의 모든 학생,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 그동안 떨어진 학력을 보충하는 것만이 시급한 것인지, 아니면 긴급히 살펴야 할 다른 부분들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어린 학생들은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 할뿐만 아니라 잘 표현도 못하는 나이인데다, 3~5개월을 주로 집에서만  컴퓨터나 TV 등으로만 공부해 왔던 학생들에게는 기본적인 욕구 충족이 안 되는 등으로 어른들처럼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내면에 상처가 생기지는 않았을까? 그리고 그런 것들은 서둘러 치유하여 회복시키지 않아도 될 정도인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이나 어린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학교나 선생님들의 입장에서는 깊은 성찰과 정교함이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광주 정덕초등학교가 슬기로운 코로나19 대응 급식을 위해 ‘교실 도시락’을 운영하는 가운데 각 교실로 배달된 도시락을 학생들이 가림막이 처져있는 자신의 책상에서 먹고 있다. (사진=광주서부교육지원청)
광주 정덕초 학생들이 각 교실로 배달된 도시락을 학생들이 가림막이 처져있는 자신의 책상에서 먹고 있다.(사진=광주서부교육지원청)

우선 초등 1학년 신입생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5월말에야 학교를 잠시 다닐 수 있게 되었는데 초등학교는 매일같이 가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초등학교는 친구들과도 가까이서 말하거나 놀면 안 되고, 집에서 가족과 식사할 때와 달리 비닐 투명 가림판을 가리고 각자 말없이 조용히 먹어야 하는 차가운 공간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어린 초등학생을 지도해 본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어려서 표현을 못할 뿐이다. 

황사가 심한 지역에서 사는 어린이가 그린 그림에 하늘을 누렇게 색칠한 것을 언론이 보도한 것을 보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혹시 어른들도 처음 겪어보는 이런 초유의 사태에서 어린 학생들의 내면에는 상처가 생기지는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어릴 때 받은 상처는 바로 치유하면 효과적인데 모르고 지나가 나중에 표출되면 엄청난 사회적 파장까지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마치고 친인척들의 많은 칭찬과 격려를 받으며 처음으로 초등학생이 된다는 부푼 꿈을 가진 어린이들이 대부분은 계속 집에서 머물면서 몇 번씩이나 등교일이 연기되는 가운데 참고 기다리다 5월말에야 처음으로 학교를 처음 가게 되었다. 

그것도 등교는 했지만 몇 시간 또는 며칠만 대면 수업을 하고, 나머지는 다시 3~5개월 동안 해 왔던 방식대로 집에서 컴퓨터나 TV 등으로 원격 비대면 수업을 해야 하니 뭔가 시원하지 않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어린 학생들은 친구하고 신나게 놀면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존재이다. 그러나 몇 개월째 그런 일은 거의 불가능했으며 학교에 비해 좁은 집에서 그런 것을 충족시키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다보면 어린 학생들의 신체 발육이나 정신적인 성숙은 지체될 수밖에 없고, 또한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이 되지 않으므로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어린 학생들은 그러한 것들을  제대로 표현하거나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없지 않는가? 그래서 이런 불만과 스트레스가 장기화 되면서 내면의 세계에 상처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심한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서 심각하게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서울역에서 일어난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묻지마 폭행 사건도 그러한 것의 한 가지 예일 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가 주장한 의식수준과 성격의 구조에서 보면 바깥으로 드러난 자아의 세계는 빙산의 일각이고, 내면에 자리 잡은 초자아나 원초아의 세계는 너무나 깊고 넓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어릴 때 받은 상처들이 깊은 내면의 세계에 묻혀 있다가 어는 순간에 어느 기회에 그것이 이상한 행동과 돌발 행위로 나타나게 되는지는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 상담을 하다보면 쉽게 찾아 볼 수가 있다. 

이러한 내면의 상처가 자연스럽게 순화되어 표출되면 좋겠지만 악화된 상태로 표출될 수도 있으며, 특히 요즘 분노조절이나 집중력 등의 정서적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런 것과 결합되면 사회적 문제로도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부분 등교하고 있는 이 시점이나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도 학교나 가정에서는 학생들의 정서적 순화를 위한 체계적이고 다양한 치유와 회복의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력이 아무리 신장되어도 정서적인 부분에 문제를 가지고 있으면 이는 엄청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의 상담활동 등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학생들을 위한 학교예술교육을 먼저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술교육이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역량을 강화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예술 활동을 통해 감동을 받고 카타르시스를 느껴 갈등을 해소하는 정서를 순화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오랜 시간 동안 주로 집에 머물면서 생활해 온 어린 학생들에게는 학교예술교육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도 코로나 확진자가 많은 상황에서도 무관중이지만 프로 축구나 야구가 시작한 것은 많은 국민들에게 어려운 시기에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에 학교도 부분 등교하는 날이나 교육과정 정상화된 이후에도 체육활동 등을 포함한 미술, 음악 등의 예술교과 수업을 강화하고, 합창, 연극, 뮤지컬, 오케스트라, 방송댄스, 영화 등의 다양한 예술동아리 활동들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동안 좁은 공간에서의 적은 양의 움직임으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쌓였을 스트레스나 욕구를 해소시켜야 한다. 동시에 학생들의 깊은 내면에 쌓인 보이지 않는 불만이나 상처를 치유하여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친구들과 건전하게 협력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회복할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물론 이와 함께 교과 진도나 기초학력 등 학력 신장을 위한 활동도 점차 확대하여 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럴 경우 좀 더 시간은 걸리겠지만 학생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치유되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로 회복될 것이고, 이로 인해 이후 학교생활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보이지 않는 내면에 쌓인 스트레스나 상처로 인해 이상 행동이나 돌발적인 행위 등으로 일어날 수 있는 학교 폭력, 사회 폭력 등의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고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예견을 보면 등교 대면 수업이 불가능하여 실습이나 실기를 많이 해야 하는 학교예술활동은 거의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습과 협업이 중요한 우리나라 예술대학의 총장들이 코로나19 시대에도 예술교육을 유지하기 위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예술교육의 체질을 개선하는데 사용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초중등 학교예술교육에서도 활용한다면 좋은 해결 방안이 될 것이다. 

베를린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

서울예대의 경우 컬쳐 허브(Culture Herb)를 통해 세계 각국에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현지 예술가가 교육하는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라이브랩(Live Lab)이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비대면 교육은 교수의 실습이나 재연, 학생들에 대한 비평 등이 자동으로 아카이빙(Archiving)되어 교육자료를 축적하는 부과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도 한다. 

또 얼마 전 베를린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을 통해 그동안 소수가 누리던 것을 다수가 누릴 수 있게 한 것들도 코로나19를 통해 더 진화된 방식의 학교예술교육을 추진하는데 참고가 될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 시대에도 이러한 AI, AR, VR 등의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다면 학교예술교육 자체를 활성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내면에 생긴 상처를 치유하는 정서적 순화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최근 코로나 시대에 학교예술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관계 기관들과 협력해 예술교육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초·중등학교의 원격 비대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했다. 

그러나 학생 정서적 순화를 돕는 방면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접근해 학생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이 동참해 학생 예술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AI가 운영하는 학교예술교육 플랫폼인 가칭 서울스쿨아트허브(Seoul School Art Hub)를 구축해 지원한다면 세계적인 K-EDU 사례가 될 것이다. 

교육은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을 현재의 사람들이 지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학생들을 지도하는 사람들이 미래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따라서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건강하고 건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섬세하게 관찰하고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배려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어려 아직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모두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어른들도 어린이 시절이 있었지만 그 어린 시절은 현재 어린이의 어린 시절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코로나로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급한 일과 밖으로 드러난 부분도 해결해야 하겠지만 우리의 미래인 어린 학생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몇 달째 제대로 학교에도 못가고 뛰어 놀지도 못하고 있는 학생들, 특히 어린 학생들에 대해서 지식적인 학습뿐만 아니라 그들의 감정이나 느낌이나 기분을 포함한 내면적인 정서적 부분까지도 섬세한 관찰과 정교한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의 밝은 미래를 위하여...

최재광 서울시교육청학생교육원 글로벌문화‧언어체험교육원 분원장
최재광 서울시교육청학생교육원 글로벌문화‧언어체험교육원 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