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코로나 속 등교, 교사가 지치는 이유
[에듀인 현장] 코로나 속 등교, 교사가 지치는 이유
  • 천경호 경기 성남서초 교사
  • 승인 2020.06.13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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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수내초 학생들의 자기소개 시간.(사진=지성배 기자)
성남 수내초 학생들의 자기소개 시간.(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 전교생의 1/3이 등교하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 정문을 통과하면 한 명씩 거리를 두고 들어오게 한다. 2m 간격을 두고 실내화를 갈아 신는다. 실내화를 실내화 주머니에 넣는다. 손 소독제를 바른다. 열화상 카메라를 지나친다. 교실에 들어가기 전 비접촉 체온계로 열을 잰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는다. 자리에 앉는다. 가림막 사이로 자신의 책을 꺼낸다. 물론 모두 다 마스크를 쓴 채로.

아이들이 등교하는 순간부터 교사는 수업과 방역(손 씻기, 환기, 공용물품 사용 금지, 마스크 착용, 학생의 이동 및 화장실 이용 지도, 가림막 소독, 책상 소독 등)을 병행 지도해야 한다.

아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귀가하기 전에는 자리에 앉아서 잠시 쉬거나, 물을 뜨러 나갈 여유조차 없다.

전교생의 1/3 등교라 홀짝 등교임에도 아이들이 하교하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다. 만약 모든 학생이 등교한다면 교사의 소진은 더욱 빨라지고 이는 다시 수업과 생활지도에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마스크를 벗고 친구와 접촉하려는 아이를 지도하는 사이 다른 아이들은 교사의 시야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 때 방역지침을 어기는 행위를 하지나 않을지 늘 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아이들이 많아질수록 교사의 부담감은 더 커질 테니까.

등교 수업에 더하여 원격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온라인 출석체크도하고, 온라인 과제와 오프라인 과제를 개별로 기록하고 확인하고 평가한다. 학생 수가 많을수록 평가는 시간을 잡아먹는 하마가 된다. 예를 들어보자.

학생의 수행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파일로 받는다. 일련의 파일명을 안내하지만 안내한 대로 파일명을 저장하여 제출하는 아이는 많지 않다.

아이들이 파일을 보내는 시간도 다르다. 어떤 아이는 이른 아침에, 어떤 아이는 늦은 밤에 보낸다. 파일을 보내는 방법도 다르다. 메일로, 카톡으로, 공유 클라우드로 보낸다. 교사는 아이들이 보낸 파일을 하나하나 찾아야 한다. 이를 열어서 확인하고 파일명을 수정하고 학급별 폴더에 저장한다.

이것만 쉬지 않고 해도 이틀이 걸린다. 물론 야근 수당 없는 야근은 필수다.

자료 정리 후 오프라인 과제와 온라인 과제를 대조하여 평가를 기록한다. 교과 전담 교사의 경우 가르치는 학생 수가 100명, 200명, 300명이면 점검해야 할 과제의 수는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난다. 학생 수에 수행평가 항목의 수만큼 곱하면 1,000단위는 쉽게 넘어가니까.

수업은 수업대로 평가는 평가대로 하기에도 벅차다. 여기에 방역과 생활지도가 얽힌다. 여전히 학교폭력은 벌어지고, 학부모의 민원은 쏟아지고, 코로나 19로 인한 출결 현황 자료집계를 매일 독촉 받는다.

한 쪽에선 왜 위험하게 등교하느냐, 또 한 쪽에선 집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으니 학교에서 데려가라고 한다.

교육청은 자가진단 응답률을 통계내고 매일 학교를 독촉한다. 각종 자료 집계를 학교 별로 통계내서 학교를 독촉하는 교육'독촉'청은 더 이상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한다.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출근하는 부모도 있고, 아이가 학교 가기 전에 잠드는 부모가 있다는 걸 그들은 모르나보다.

사실 접속도 안 될 때가 많아서 민원전화를 받는데 교육청 관계자는 자가진단 서버 개선을 노코멘트 하겠다고 하면서 학교 교사들에게는 응답률 높이라고 재촉하는 꼴이 아주 적반하장이다.

학교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교실 창문은 상시 개방한다. 공사는 반드시 소음을 일으킨다. 수업을 할 수 없는 소음.

교원들은 “1시간만 수업해도 마스크가 땀과 비말로 흥건하게 젖어 하루에도 여러 개의 마스크가 필요한데 마스크 지원은 전무하다”, “두통과 호흡곤란은 물론이거니와 수업 관련 의사소통도 힘들다” 등의 고충을 토로했다.(사진=지성배 기자)
교원들은 “1시간만 수업해도 마스크가 땀과 비말로 흥건하게 젖어 하루에도 여러 개의 마스크가 필요한데 마스크 지원은 전무하다”, “두통과 호흡곤란은 물론이거니와 수업 관련 의사소통도 힘들다” 등의 고충을 토로했다.(사진=지성배 기자)

그뿐인가? 마스크를 쓰고 말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불분명하고 크기는 작아진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정확히 알아듣기 어렵다. 물론 마스크를 쓴 교사의 목소리도 아이들은 잘 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교사는 목소리를 키우게 된다.

잘 들리지 않는 아이들이 되묻는다. 교사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결국 마스크를 쓰고 조금만 지나도 금방 목이 마르고 목은 빠르게 쉬어간다.

새로 나온 방역지침에는 에어컨을 켜고 쉬는 시간마다 환기를 시키라지만 수업 시간은 80분 블럭으로 운영하고 있다. 더하여 아이들과 같이 지내면서 정해진 간격에 따라 환기 하는 일을 잊기 쉽다. 환기하는 일을 늘 의식해야 하고 이는 학생에게 기울여야 할 주의를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더구나 1시간 이상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는 것은 불안을 가중시킨다.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아이들 체온도 같이 올라간다. 학교의 단열은 안 밖의 구분이 없다. 외부기온이 올라가는 만큼 교실 내부 기온도 올라간다. 꼭대기 층일수록 기온은 빠르게 상승하고 고층에 위치한 고학년 아이들의 체온 역시 같이 올라가는 것이다. 등교할 때 정상체온이 하교할 때 37.5도를 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교사를 둘러싼 스트레스 요인이 지나치게 많다. 더구나 교사 개인의 노력으로 어느 것도 통제하기 어렵다. 교사들이 심리적 소진과 우울, 무력감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천경호 경기 성남서초등학교 교사
천경호 경기 성남서초등학교 교사

천경호 경기 성남서초 교사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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