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훈 '합하여 선을 이루는 화평 공동체'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니...

[에듀인뉴스] 각종 스마트기기가 보편화하면서 아이들은 텍스트보다 영상에 친화적인 경향을 보이지만 생각의 깊이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교사들은 역량을 키우는 다양한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심층적 이해가 이루어지는지 고민이 많다. <에듀인뉴스>와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는 단순 그림그리기를 넘어 생각을 표현하고 사고의 확장을 가져오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는 비주얼씽킹이 수업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아보는 연재를 시작한다.

정희진 충남 천안 높은뜻씨앗스쿨 교사
정희진 충남 천안 높은뜻씨앗스쿨 교사

[에듀인뉴스] 생명의 신비와 성장의 기쁨을 느끼게 해 주었던 첫아이가 벌써 6살이 되었다. 자라나면서 세상에 대해 질문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사실적 지식을 물어볼 때야 어린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지만, 추상적인 내용을 질문할 때는 어떻게 대답해줘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가령 자동차 이름을 물어보거나 호랑이가 무엇인지와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을 물어보면 실물이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해를 도울 수 있지만 “사랑이 뭐예요?”, “용서는요?”, “하나님은 한 분이라고 하면서 어떻게 엄마한테도 있고, 아빠한테도 있고, 나한테도 같이 있어요? 말이 안 되잖아요?”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고민하게 만든다.

이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이미지로 빗대어 설명하는 것이다.

생각을 이미지에 빗대어 좀 더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것, 좀 더 기억에 남게 표현할 수 있는 것, 좀 더 구체적이고 선명한 인상을 주어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그래서 생각하는 힘과 상상력을 길러줄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비주얼씽킹 매력이 아닐까?

오랜 기간 고등학생들과 지내다가 중학교로 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교사 입장에서 고등학생을 만날 때와 중학생을 만날 때에 정말 많은 면이 달랐다.

그래서 준비해야 하는 것도 달랐는데, 수업의 난이도 조절은 물론 학급 안에서 친구들과의 관계,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함으로써 진로를 탐색하게 해 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학생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특히 더 달랐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는 관계 안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었다. 관계 안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표현할 수 있고,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으며 그 생각과 표현들이 친구들에게 수용되는 경험, 그 경험들이 쌓였을 때 관계 안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으며 그 때서야 학생들이 학습에 몰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비주얼씽킹은 학생 자신을, 학생 내면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어주었다.

먼저 국어 시간에 교과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 비주얼씽킹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안내해 준 뒤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자신을 사물에 빗대어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고 나누기

- 단순히 사물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특성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포인트이다.

2, 자신의 일주일 감정을 비주일씽킹으로 표현하고 나누기

-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봄으로써 감정과 가까워질 수 있고, 친구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유용한 점이다.

3. 지난 주 생활에 대해 진진진가를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고 나누기

- 사람의 동작과 행동을 연습할 수 있으며 친구들끼리 서로의 삶을 나눔으로써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자신의 생각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비주얼씽킹에 해대 흥미를 가지고 참여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다음에 학생들과 국어 수업시간에 적용할 수 있는 단원으로 비유와 상징 단원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시를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면서 내용 이해하기

- 교과서에 수록된 시를 활용해도 좋고, 그 외에 시각적으로 표현하기에 쉬운 시를 찾아서 활용해도 좋다.

2. 시에 사용된 비유와 상징 표현 찾아내기

-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이론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스스로 직관적으로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3. 비유와 상징의 표현 효과 찾아내기

4. 우리 반 급훈을 사물에 빗대어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고 나누기

4-1. 우리 반 급훈과 급훈에 담긴 뜻 정리하기

4-2. 우리 반 급훈과 가장 잘 어울리는 구체적인 사물과 색깔과 이유 생각해보고 정리하기

4-3. 우리 반 급훈과 어울리는 상징물을 비주얼씽킹으로 표현(개인별)하고 나누기

4-4. 개인 표현한 내용을 바탕으로 모둠별로 생각을 모아 모둠별 비주얼씽킹 작품 만들기

다음은 우리 반 급훈 ‘합하여 선을 이루는 화평 공동체(함께 성장하고 성숙하며 튼튼해지는 세 겹줄)’을 표현한 것이다.

아이들이 급훈 '합하여 선을 이루는 화평 공동체'를 이미지로 표현한 것.(사진=정희진 교사)
아이들이 급훈 '합하여 선을 이루는 화평 공동체'를 이미지로 표현한 것.(사진=정희진 교사)

다음은 개인별로 표현한 것을 토대로 모둠이 모여 함께 만든 것이다.

'화평 공동체'에 대한 학생 개인의 표현에 모둠 구성원의 생각이 더해진 이미지.(시진=정희진 교사)
'화평 공동체'에 대한 학생 개인의 표현에 모둠 구성원의 생각이 더해진 이미지.(시진=정희진 교사)

처음부터 모둠별로 진행해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개인별로 생각하고 표현해 본 뒤에 모둠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더 풍성해지는 것 같다.

모둠 안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친구의 의견에 매몰되지 않고, 각자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공평함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급훈을 함께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면서 교과 수업은 물론 급훈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기도 하고, 실제 삶 속에서 급훈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뿌듯했다.

교사는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해서 선하게 베풀어야 하는 존재인 것 같다. 교단에 처음 섰을 때에는 교과 지식을 유창하게 전달하기 위해 공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돕기, 그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기, 나와 다른 생각에도 공감하고 경청하며 존중할 수 있도록 돕는 영역에 대해 좀 더 공부하게 된다.

쉽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여전히 공부해야 할 것이 많지만 이런 과정들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관계 안에서 존중하고 존중받으며 일상에서의 대화가 더욱더 풍성해지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