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공존 시대, 시험을 보기 위해 암기하는 공부가 아닌
학습 내용을 남에게 발표할 수 있는 공부가 진정한 시험 아닐까 

[에듀인뉴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바꾸었다. 이제는 인공지능이 다시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게 하려 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 교육의 역할은 무엇일까. 어떤 인간을 길러내야 할까. 그들이 살아갈 세상에는 어떤 역량이 중요할까. <에듀인뉴스>는 대학 현장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혁명이 수업공개’라는 소신으로 미래 교육을 대비하는 신종우 교수와 함께 인공지능 시대 교육을 위한 다양한 교육혁신방안을 소개한다.

[에듀인뉴스] 코로나19로 시작된 2020년 1학기 비대면으로 온라인 수업은 종강에 앞서 기말고사에 대한 공정성 논쟁에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그 이유는 중간고사 중 몇 개 대학에서 부정행위 사례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공정성의 시험이 선택적 패스제 도입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에 까지 와 있다.

선택적 패스제란 시험 성적이 공지된 이후 학생들이 등급으로 표시된 자신의 성적을 그대로 가져가거나 등급 표기 없이 패스(Pass)로 이수여부만 표시할 지를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패스제를 선택하면 D학점 이상은 패스로 표기되지만 선택하지 않으면 본래 성적을 그대로 받게 된다. 단, 패스로 표기된 성적은 학점 계산에 반영되지 않고 해당 과목을 이수한 것으로만 인정된다. 

선택적 패스제는 최고의 대안이 아닌 차선책으로 시험의 공정성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성적이 잘 나온 과목은 선택적으로 놔두고 아닌 과목만 패스하거나, 패스할 과목은 버리고 A+ 받을 과목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아 질 경우 학점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대부분 대학이 비대면 시험을 권고하고 있지만, 교수 재량에 맡기는 대학도 많다.

필자의 신한대학교 경우에는 대면시험, 과제물 대체, 비대면시험 중에서 교수자가 선택을 하는 데 과제물 대체와 비대면 시험은 사유에 대한 심의위원회 승인이 되어야 만이 가능하다. 

필자는 심의위원회 승인과 수강학생들의 100% 동의로 과제물 대체형식인 ppt 발표로 기말고사 진행을 예정하고 있다.

총의치기공학 전공 실습과목은 초고령화 시대에서의 치아가 하나도 없는 무치악 환자에게 인공틀니를 제공하여 노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중간고사도 수강학생의 100% 동의로 과제물 대체형식인 ppt 발표로 진행했다. 필자가 핵심 학습 내용을 PPT 발표 문서로 구성하여 수강학생들에게 보내주면 30분이상의 발표영상으로 녹화하여 학생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한 다음 공유 URL을 필자에게 보내주는 방식이다. 

이번 기말고사는 전공 이론과목인 경우는 중간고사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 예정이지만 전공 실습과목은 두 가지로 달리할 예정이다. 그 중 하나는 면대면 수업에서 주차별 실습으로 얻어진 디지털 이미지 및 영상을 토대로 PPT로 구성해 30분 이상 발표하는 방식으로 전공관련 내용을 최대로 포함해야 한다. 

중간고사에서 녹화영상으로 발표
중간고사 녹화영상 발표(사진=신종우 교수)

이 외에 주차별 실습으로 얻어진 실습 결과물을 토대로 부모님(직계 등) 앞에서 전공과목에 대한 개론과 단계별 제작과정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을 녹화영상으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전공관련 용어를 최소로 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학기 동안 자신의 실습으로 얻어진 인공틀니를 토대로 부모님에게 자신 있게 발표할 수 있는 능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요구하는 핵심역량으로 필자가 수년 동안 진행해 오고 있는 주도적 학습법이다. 

한 학기 동안 학습한 전공과목의 지식을 자신의 생각으로 남을 설득시키고 자신이 아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대학의 시대적 인재양성의 핵심역량이다.

아무리 지식을 많이 알고 있고 자신의 생각이 확실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이해될 수 있도록 발표를 자신 있게 못한다면 교육의 효과는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 부모님들은 자녀의 대학생활에 대해 상세하게 알지 못한다. 그 중에서도 학습성취도는 한 학기가 마무리 된 후 대학에서 보낸 성적표 정도를 참고할 뿐이다. 특히, 2020학년 1학기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대학의 수업을 향한 학부모님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이러한 맥락으로 자녀가 한 학기 동안 학습한 이론적인 배경을 토대로 제작한 인공틀니를 들고 단계별 제작과정에 대해 자신 있게 발표하는 모습에 우려보다는 대학의 사명에 대해 더욱 더 인정해 주는 시간이다. 

특히 자녀가 부모님(직계 등) 앞에서 발표하는 동안 의외로 부모님들의 인공틀니에 대한 다양한 질문으로 학생들은 발표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고서는 부모님 앞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 자녀의 발표가 다소 서툴지만 대부분의 부모님은 행복한 얼굴로 적극적 소통의 시간을 영상으로 시청하면서 나름 교수자로서 보람을 배가하고 있다. 

전공 실습 결과물을 부모님에게 설명
전공 실습 결과물을 부모님에게 설명하는 모습.(사진=신종우 교수)

발표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필자에게 미리 발표해 보는 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한 마디로 교수자는 운동경기의 감독과 같다. 감독의 전술에 따라 경기의 성패가 좌우하듯 모든 학생들의 개인별 특성을 이해하고 발굴해 상황에 따라서 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발표시험 방식은 평가를 하는 데 앞서 교수자의 교육철학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장시간 시청해야 하는 시간적 제한, 평가 방식의 구체화 등이 필수요목으로 많은 어려움 등이 수반되지만 학생별 맞춤 학습으로는 최고의 학습법이다. 

사실 필자의 경우, 수년 전부터 모든 시험을 다양한 디지털 시험방식으로 치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본 지면에 소개한 영상발표방식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언택트의 세상은 디지털 원주민인 우리 학생들이 원격화상을 통한 소통이 핵심이 될 것이다. 

오프라인에서 발표를 잘한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는 NG 남발로 매우 어려워한다. 해결방안으로 대학의 학습법으로 영상발표를 지속적으로 익히다 보면 어느 순간 카메라 앞에서의 낯설음이 아닌 당당한 자신의 발표 자세로 서게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학습성취도를 평가하는 발표영상 시험을 치르고 있지만, 이는 비대면 온라인 시험의 공정성에서 자유로운 시험방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한 학기 학습한 내용을 자필로 지면에 쓰는 끄집어 내는 아날로그 시험방식에서 창의적으로 발표하는 디지털 시험방식으로 조속히 전환되어야 할 시점이다.

인공지능과의 공존 시대, 시험을 보기 위해서 암기하는 공부가 아닌 알고 있는 학습 내용을 남에게 발표할 수 있는 공부가 진정한 시험이 아닐까? 

신종우 신한대 교수
신종우 신한대 교수

신종우 신한대학교 바이오생태보건대학 치기공학과 교수이자 신한대 교육통합학과 대학원 교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수원 교수와 (사)미래융합교육학회 이사장 그리고 3D 프린팅 융합연구소 및 미래융합기술연구소 소장, 소셜브랜드개발연구소 소장 등 미래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 교수는 △미래교육학자 신종우교수의 유튜브 TV(https://goo.gl/kVf3z6)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스마트 교수법 채널(https://goo.gl/9ja9Bd) △미남교수의 치기공놀이터 카페(https://cafe.naver.com/dtplayground) △미남교수의 스마트 교수법 카페(https://goo.gl/fygoiG) △미래융합교육학회 지식허브플랫폼(https://goo.gl/tG3sio) 등을 운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혁명을 위한 수많은 방안들이 총론적인 개념으로 머물러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각론의 실행을 위해 (사)미래융합교육학회를 전국적 규모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혁명이 수업공개다'라는 필자의 교육에 관한 소신으로 2013년부터 전국의 370여개 대학교에서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쌍방향 교수법, 플립드 러닝을 위한 디지털 미디어 활용 교수법,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를 위한 콘텐츠 제작법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필자가 진행해 오고 있는 다양한 교육혁신방안들을 독자분들과 함께 나누고 의견을 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