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찬 경희대 교수 보고서 속 교대·교직과정 및 교육대학원·사대 교수 인터뷰
소속기관 따라 입장 달라...개인 이해관계로 개편 어려운 현실 드러나
학령 인구 감소 체감 시점 도달..."이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개편해야"

[에듀인뉴스=지성배·한치원 기자] 교원양성체제 개편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미 10년 넘게 미래 사회에 적합한 교원양성체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학령인구 감소를 체감하면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교사대 통합 ▲커리큘럼 개편 ▲임용 절차 개선 ▲실습기간 확대 등 그동안 논의된 다양한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에듀인뉴스>는 교원양성체제 개편으로 제안되고 있는 내용들이 어떤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지 3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초등교사는 교대 4년, 중등교사는 사범대 4년의 양성 교육을 거쳐 임용시험을 통과한 경우 국공립학교에서 근무한다. 또 사립학교의 경우 별도 임용시험을 거쳐  취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4년의 시간으로는 전문직 교원을 양성하는 데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법조인을 기르는 법학전문대학원, 의료인을 기르는 의학전문대학원 같은 교육전문대학원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가 10~11일 광주교대 주관으로 광주 홀리데이인호텔 및 담양에서 열렸다. 협의회는 교육부의 교원양성대학 체제개편에 대해 12개 교원양성대학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사진=광주교대)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가 10~11일 광주교대 주관으로 광주 홀리데이인호텔 및 담양에서 열렸다. 협의회는 교육부의 교원양성대학 체제개편에 대해 12개 교원양성대학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사진=광주교대)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해답이 될 수 있을까?


김병찬 경희대 교수는 지난 2018년 ‘교원양성 및 임용체제 개편 방안 연구’(국가교육회의 정책연구)를 통해 “미래 사회에 적합한 교원 양성 및 임용 체제는 대학원 중심 교육전문대학원 체제 모형을 제안한다”며 “창의성, 비판적 사고, 융합 역량, 공동체성, 인성-감성 역량을 갖춘 교원을 양성할 토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방안은 선행연구로 2003년(김명수), 2008년(김태완 외), 2009년(고전, 김갑성 외), 2016년(정일화) 등이 제안했을 정도로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실제 추진은 되지 않았다.

김병찬 교수는 교육전문대학원 도입이 추진되지 않은 이유로 ‘교원양성기관들의 이해관계’와 ‘정부의 정책적 의지 부족’을 꼽았다.

김 교수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교원 양성 및 임용 체제 개편이나 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의 장에 가보면 대부분 각 교원양성기관 대표나 담당자들이 자신의 기관 이익 혹은 기득권을 조금도 침해당하지 않으려는 입장을 견지한다”며 “오히려 개편 과정을 통해 자신들 기관의 이익을 더 증진시키려는 방향으로 의견을 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기관 이익에 침해가 이루어질 것 같으면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봐왔다”며 “이로 인해 국가 교육의 미래를 위한 교원 양성 및 임용 체제 개선은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교육전문대학원 도입에 대한 교대·교직과정 및 교육대학원·사범대학 교수 견해는?


김병찬 교수는 교육전문대학원 체제 도입에 대한 교육대학 교수, 교직과정 및 교육대학원 교수, 사범대학 교수의 인식을 FGI 방법으로 정리했다.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종합하면 ▲교대 교수들은 현행 교대 체제가 강점이 있다는 의견을 ▲교직과정 및 교육대학원 교수들은 교직과정 및 교육대학원 체제 중심 개편을 ▲사범대학 교수들은 사범대학을 연장하는 4+2 체제가 현실성이 있다고 봤다.

김 교수의 지적처럼 모두 소속 기관 중심으로 사안을 내다보는 이기주의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https://blog.naver.com/maumilovely/2211434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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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대학 교수...“현 교육대학 체제 강점 있다. 6년제 교대도 가능”

먼저 교육대학 교수들은 “현재의 교육대학 체제가 나름대로 강점이 있어 별 문제가 없다”고 보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전문대학원 도입은 ‘교대 특성과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중등교사 양성체제 개편에 교대를 맞추는 것으로 사대의 교원양성체제로 교대가 따라오라는 방안’이라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육전문대학원 체제(안)의 비전과 지향점 모호, 실현가능성 의문, 초등 교사 양성 특성 미반영, 인접 학문 분야 학생을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될 우려 등을 표했다.

기타 의견으로 교육전문대학원 체제는 4+2가 더 현실적이며, 6년제 교대 체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현실적으로 학생 선발기준 문제와 교육전문대학원 진학 기회의 형평성을 고려해 4+2 체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교양교육과 교과 내용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지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6년제 교대 모델의 경우 “교사로서 사명감과 정체성을 강조하는 교수들의 의견”이라며 “이들은 1학년 때부터 교직 후보자를 선발해 교사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미지=https://blog.naver.com/cmku1/22158888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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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과정 및 교육대학원 교수...“다양한 의견 속 교육전문대학원 반대”

교직과정 및 교육대학원 교수들 역시 교원양성체제 개편에 대한 필요성은 느꼈다. 그러나 교직과정 및 교육대학원은 유지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교원양성체제가 개편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종합됐다.

또 교육전문대학원 체제 도입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갈렸으나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보고서에 나타난 찬성 의견을 보면 교육전문대학원은 교원양성교육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며 구체적으로 4+2 체제를 제안했다.

반대 의견으로는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대신 기존 교육대학원 개편·개선 ▲학부양성과정인 4년 과정 잘 배우면 충분 ▲교원 다양성·다양화와 유연화를 위해서는 교육전문대학원과 같은 폐쇄형 체제보다 개방체제 필요 등이 나왔다.

또 교원 양성기간을 2년 더 늘린다고 과연 더 나아질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표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 교수는 “교원양성체제 개편 방안이 뚜렷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지나 이해관계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기방어적 논리를 갖고 대응하는 게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미지=https://blog.naver.com/tnalsalstn/221174898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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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학 교수...“개편 필요, 2+4가 아닌 4+2로 가야”

사범대학 교수들 역시 현행 교원양성체제 개편 필요성은 전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해당 연구에서 제안된 2+4 교육전문대학원 체제 도입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 반응이었다.

이들은 ▲대학의 저항과 사회적 고비용 예상 ▲도입해야만 하는 납득할 근거 부족 ▲학부도 아니고 대학원도 아닌 어정쩡한 체제 ▲학생들의 이중 소속과 학사 학위 부여 주체 애매를 이유로 댔다.

특히 교과내용학 전공 교수들의 ▲일반대학 이전 불가피로 인한 종합대학의 혼란과 저항 ▲일반대학 2년 후 선발 과정에서 높은 경쟁 예상 ▲이때 우수 학생 이탈로 인한 일반대학의 반발이 매우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교육전문대학원 도입은 교원 임용체제 개편과 연계해 논의해야 한다”며 “2+4 교육전문대학원 체제보다는 사범대학을 연장하는 4+2체제가 좀 더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도입 현실성 있나?..."교육과정 개편 없이는 불가능" vs "사대 임용률 높여야 가능" vs "사범대 없는 대학 안일 뿐"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육전문대학원은 해당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라며 “양성과 임용이 어느 정도 일치돼야 하는 국가적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교대 출신 임용율도 낮아지고 있는데 사범대 출신 임용율은 너무 낮다”며 “교대 임용률을 일정비율로 유지하고, 사범대 출신 임용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교원교육기관이 미래에 적합한 교사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 대비 교사임용제도 연구’(2018, 서정화 외)에 따르면 초등학교 신규 임용은 졸업생 기준 약 90% 수준이지만 중등은 약 15%에 머무른다. 4년간 편재 정원도 1만5391명과 13만명으로 차이가 크다.

박 교수는 “현장에 적합한 교원 양성을 위해 실습기간을 6개월~1년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10~11주로 진행하는 교대와 4주로 진행되는 사범대의 실습기간을 대폭 늘릴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교육전문대학원 도입은 이미 많이 거론됐지만 왜 추진을 못했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며 “거대 담론도 좋지만 교육과정 개편 논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복수전공을 대폭 확대해 과목간 칸막이를 없애는 등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을 먼저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한 분야 인재가 법을 전공할 수 있도록 한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시 법대 교수들의 반발을 우리는 목격한 바 있다”며 “그들이 왜 그랬겠는가. 이제는 개인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적 인재 양성에 뜻을 모아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특히 “교대 교수들은 초등교원 임용 문이 개방될까봐, 사대 교수들은 자신들의 자리가 위태로워질까봐 걱정하는 눈치”라며 “지방 사립대학 소속 구성원들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이들에 대한 구제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는 추진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사립 사범대 교수는 "교육전문대학원이 필요하다는 안 자체가 보고서 연구책임자가 속한 대학교을 염두에 둔 안"이라며 "사범대가 없는 대학이기 때문에 교육전문대학원 필요성을 제안한 것 아닌가. 이 보고서가 어떻게 국가교육위원회 안이 될 수 있는 지조차 의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