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능 모의평가 준비하는 현대고등학교 학생들.(사진=오영세 기자)
6월 수능 모의평가 준비하는 현대고등학교 학생들.(사진=오영세 기자)

[에듀인뉴스] 고3 수험생들의 마지막 전국 모의평가 원서접수가 시작됐다. 이달 23일까지 접수해 9월 16일에 시행한다. 올해 모의고사들은 코로나로 인해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마침내 여기까지 도달한 셈이다.

개학과 등교가 미뤄지는 와중에도 3월 모의고사는 거듭 연기를 거쳐 기어이 4월에 시행했다. 그만큼 우리 교육이 수능과 그에 대한 대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 모의평가라는 것은 바꿔 말하면, 이번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대책을 연습할 수 있는 마지막 시험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직도 코로나로 인한 수능대책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수능 시험 날, 코로나 의심증세가 발생한 학생의 시험을 어떻게 보게 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처럼 커다란 부분은 교육부가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보다는 작지만, 실제 감독관 경험자로서 걱정되는 몇 가지 부분들만 적어보고자 한다.

작년 수능에서 대리 시험이 문제가 됐다. 아마 이를 반영하여, 올해 신원 확인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되어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마스크 착용 문제는 이미 2년 전부터 매 시간 감독관의 사전 확인 후, 마스크 착용이 가능하게 변경되었다. 

그러나 올해도 과연 가능할까? 시험장 28명의 학생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을 상황에서 하나하나 마스크를 내려가며 신원을 확인한다는 것도 쉽지 않지만, 마스크를 내린 수험생과 근접해야 하는 상황도 감독관에겐 부담이 된다.

여기에 코로나 의심증세 수험생에 대한 대처도 명확히 해야 한다.

수험생에 대한 체온 측정은 언제 이루어질지,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에서 의심수험생이 어떻게 되는지, 그 외의 수험생들에 대한 대처는 어떻게 되는지, 그 시험장에 들어갔던 감독관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명시하고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감독관 역시 의심증세가 학생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자체 판단으로는 차후 민원에 대한 불안 등으로 적극적 조치가 어렵다.

가뜩이나 긴장되고 답답한 분위기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한 채 감독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간 수능 감독관이 고사장에서 쓰러진 사례가 있었다. 수능 감독은 그 자체로도 매우 긴장되는 일이다. 여기에 올해는 마스크 착용과 코로나로 인한 돌발상황 불안감 등 더 큰 마음의 짐을 지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쓰러지는 감독관이 더 늘어난대도 이상하지 않다.

예년처럼 고사장에 28명씩 두는 것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거리 두기를 위해 좀 더 적은 수험생을 배치해야 할까? 그렇게 된다면, 예년보다 많은 교사들이 감독을 맡게 된다.

게다가 감독관들도 수능 당일 날 코로나 의심증세 등을 보일 수 있다. 예비감독관들도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기존에도 모의고사 감독 경험이 있으면서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고교 교사들은 모두 감독에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꿔 얘기하면, 모의고사 감독 경험이 없거나, 몸이 좋지 않은 교사들이 더 많이 감독에 나서야 할 상황일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9월 모의평가가 마지막 시험이니만큼, 나름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하고 점수를 확인하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 새로운 방책에 대한 연습으로 쓰기에는 학생들에게 방해가 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한 가지 방책을 제시해본다.

학교에서는 각종 ‘대피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굳이 모의고사가 아니라도 수능시험 날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코로나 의심증세에 대한 고3 대상 ‘모의훈련’을 해보면 어떨까?

수험생이나 감독관이나, 의심 증세가 나타났을 때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하는지를 글로써 숙지하고 있는 것과 실제로 연습해보거나 눈으로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렇게 훈련한 모습들을 촬영하여 교육부 SNS에 영상을 업로드해서 학교에서 훈련할 수 없는 재수생들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수능 감독으로 차출되는 것은 고교 교사들만이 아니다. 중학교 교사들은 대비책이 나오더라도, 수능 감독 예비소집 전에는 연습은 물론 감독관 주의사항에 대해 준비할 기회조차 없다. 통상 예비소집이 수능 전날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하루 전에 듣고 바로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중학교 교사들을 위한 사전 예비소집을 마련해서라도 대비책을 공유하고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굳이 중학교 교사가 아니더라도 전날에 같은 장소에 모여 예비소집의 형태가 아닌, 사전에 코로나 대비 감독관 특별 매뉴얼 정도는 파일의 형태로 나누어주어 숙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이 내 기우(杞憂)이며, 이미 교육부에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제로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한 후 대비책이 조속히 나올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름의 고민을 제기해 본다. 교육부의 빠른 조치를 기대한다.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