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중국, 가까운 듯하면서 이질감이 드는 곳이다. G2로 미국과 견주고 있는 중국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중국을 비웃는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지리상으로 가까워 문화적으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중국. <에듀인뉴스>는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를 통해 중국의 도시에 살아가면서 느낀 문화 그리고 역사적 배경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중국을 접하고 알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로 인해 중국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과거에 대한 이해와 미래를 예측해보는 작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알다가도 모를 중국!

드디어 떠나는 날, 어제 밤 여행 책과 검색을 통해 여행 경로 등을 완벽하게 짜본다고 했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

집 인근에서 버스를 타고 지상 지하철역에 가서 다시 다롄역으로 가야 한다. 어떤 블로그에서 읽었던가?

한국사람들이 중국에서 보면 겉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아 한국인 아닌 척을 해봐도 다 티가 난다고 한다. 중국 사람들이 한국인임을 기가 막히게 알아본다는 것이다. 한국인 특유의 깔끔함과 옷 입는 스타일이 보인다고도 한다.

시내버스비는 현금으로 2위안(340원)이다. 미리 버스카드를 만들면 1위안이 된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가능한데 아직 도전을 해보지는 않았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더 인터넷과 휴대폰을 활용한 산업들이 잘 발달되어 있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활용하는 것처럼 중국 사람들은 텐센트가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we chat을 활용한다.

텐센트에서 개발한 위챗 메신저의 위챗페이 창. 중국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휴대폰 페이로 대부분 지불을 하여 휴대폰 없이는 생활하기 힘들다.

we chat을 활용해 신용카드와 은행 계좌를 연동해 영화 티켓이나 음식, 교통 서비스 등 일상 속 모든 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

심지어는 전기세, 수도세, 계좌이체, 노점상, 거리에서 구걸하는 분들까지 활용을 하는 등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다 될 정도이다.

우리 가족 3명이 현금 6위안을 내고 버스에 올라타 본다. 조금은 긴장도 되고 신기하기도 한 느낌이다.

한국버스와 방식이 비슷하다. 아니 똑같다고 봐야겠다. 내리는 정거장에서 벨을 누르는 방식이고 중국어로 된 버스 안내 방송을 해준다. 내릴 정거장을 하나하나 세어가며 우리는 개발구 역에 내릴 수 있었다.

개발구역에서 다롄역 방향의 열차를 타기 위한 표를 매표소에서 구입하였다.

자동화 기기에서도 구입이 가능하지만 매표소의 사람에게 다롄역 3장이요!(大连站 三张!)이라고 하고 1장에 4위안의 표 3장을 구입하였다.

경전철 표는 다롄 지하철 표와 동일한데 얇은 플라스틱 모양으로 되어 있다. 예전의 한국 전화카드와 비슷하다.

중국의 모든 공항, 기차역이나 건물에는 공안과 함께 X선 검사기가 있어 지니고 있는 짐을 통과시킨 후 이상 없을 시에 역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외국인에다가 처음으로 해보는 것이기에 예의 주시하는 공안의 눈초리와 함께 긴장이 된다.

무사히 통과하여 역 안으로 들어간 우리는 다롄역 방향 플랫폼에 서서 중국의 지하철 모습을 눈에 담는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살아가는 모습이 다 비슷하다.

열차가 들어와 안에 올랐더니 한글 표기가 조금씩 보이고 방송으로도 중국어, 영어, 한국어, 일본어 등이 간단하게 나온다.

다롄의 경우도 STX 등의 굵직한 기업체들이 있었던 곳이라 한국 사람들이 제법 많았었지만 점점 기업들 대다수가 베트남 및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동하는 터라 한국 사람들이 많이 적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안내 방송에서 들리는 한국어가 이국땅에서 다소 긴장하는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고 익숙하게 해준다. 전철 안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들이 잠시 일상의 느낌을 갖게 해준다.

40분 가량 가다 보니 大连站이 나온다. 가족들과 티켓을 확인한 후 역사 밖으로 나왔다. 다롄 전철역에서 내려 고속열차가 다니는 다롄 역사로 향하였다.

다롄역 1층 표를 파는 창구에서 고속열차 티켓을 받으려고 보니 생각보다 한산하다. 보통은 사람들로 붐빈다고 많이 들었는데 한산해서 쉽게 고속열차 티켓을 수령할 수 있었다.

중국 kfc 매장 모습. 우리 나라와 비슷하지만 중국 특성에 맞는 메뉴가 다양하게 있다.(사진=김현진 교사)

아침부터 서두르느라 식사를 못해 출출했던 우리는 역 앞의 KFC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었다. 중국의 패스트 푸드점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주문을 하고 음식을 직접 가지고 테이블에 앉아 먹는다.

하지만 음식을 먹고 나서는 테이블을 정리를 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두고 온다. 왜냐하면 테이블을 정리해주는 인력을 따로 고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로 테이블을 청소하고 정리해주는 것은 고용된 인력이 필요 없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간혹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의 패스트 점을 방문하여 테이블을 정리하지 않고 나오는 모습들이 보이면 에티켓 문제로 많은 욕을 먹는 경우가 이러한 문화의 차이에서 있는 것이다.

다롄역 2층으로 올라갔더니 중국의 기차역이 웬만한 지역의 공항보다 크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역 대합실은 각 기차가 출발하는 승차장 입구에 위치하고 있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규모로 설치된 안마의자에 모두 편하게 앉아 있다.

출발시간이 되어 선양행 기차를 타는 플랫폼으로 내려가 기차를 탄다. 한국의 KTX는 기차의 위치가 높아 기차의 계단에 올라가서 좌석으로 들어가는데 이곳은 기차와 플랫폼의 높이가 같다.

시설이 깔끔하게 잘 되어 있다. 정면을 바라보고 왼쪽으로는 2좌석, 오른쪽으로는 3좌석이 있는 구조이다.

우리는 3좌석이 연달아 있는 좌석을 선택했기에 가족 3명이 나란히 앉아서 간식거리를 먹으며 중국의 고속열차를 몸으로 느껴보았다.

달리는 고속열차 밖의 모습을 보니 이렇게 큰 땅의 곳곳을 어떻게 인식했고 개발할 수 있었을까 신기한 생각이 든다.

베이징에 처음 갔을 때 자금성을 본 후 느꼈던 것처럼 ‘크기 면에서는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나름의 특성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랴오닝성의 성도이며 청나라 초기 수도였던 선양(심양)역  앞 모습.(김현진 교사)
랴오닝성의 성도이며 청나라 초기 수도였던 선양(심양)역 앞 모습.(김현진 교사)

다음 여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다 보니 랴오닝성의 성도인 선양역에 도착하였다.

선양(심양)은 랴오닝성의 성도이자 동북 3성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베이징, 톈진, 다롄, 하얼빈 등과 제법 떨어져 있지만 교통이 발달하여 일일생활권에 속한다.

한때 고구려 땅이었던 선양은 발해의 멸망 이후 중국 영토가 되었다. 1625년 만주족의 누르하치가 후금을 세워 선양을 수도로 삼으면서, 1644년 후금이 청나라로 국호를 바꾸고 베이징으로 천도하기까지 최고의 번영을 누린 도시였다.

19세기말 선양을 정복한 러시아 인들에 의해 처음 시작된 산업화는 러일전쟁(1904-1905)에서 일본이 승리한 뒤 일본인의 손에 의해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선양을 차지한 사람들은 일본(1931), 러시아(1945), 국민당(1946), 공산당(1948) 등으로, 선양은 돌아가면서 전쟁에 이긴 군인들에게 지배를 당하는 상황이 되었고 2차 세계대전 말기에는 산업 시설들이 약탈당했다.

선양은 대부분 지역이 사회주의 도시계획에 따라 불규칙하게 뻗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려는 노력을 기울여, 중제(中街)같은 보행자 전용 거리를 만들어 놓았으며 잘 보존된 만주 시대 유적도 있다.

첫 일정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 일단 선양역 앞에서 가족들과 사진을 찍고 바이두 지도(구글 맵과 같은 중국의 맵)를 켠 후 역 근처의 숙소를 찾아 나섰다.

타위위안제 역 앞에는 무장을 한 경찰들과 장갑차들이 있다. 조금은 살벌하지만 중국에 와서는 워낙 자주 봤기 때문에 조심하면서 숙소로 향했다.

정치적으로는 공산주의를 표방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개방과 개혁을 추구하기 때문에 중국의 대도시 곳곳을 보면 한국의 대도시보다 번화한 곳들이 많다.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