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독서를 하지 않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에듀인 현장] 독서를 하지 않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 승인 2020.08.05 06: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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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어과 ‘상상독서대회’ 운영의 현황

[에듀인뉴스] ‘전국 고등학교 최초의 개가식 도서관’ - 이는 제물포고등학교 도서관에 주어진 명성이다. 

1959년에 교사동과는 별도의 건물로 웃터골이란 장소에 세워진 학교 도서관이 이 땅에 모습을 드러냈다. ‘성지관’이라고도 불리는 도서관 건물은 올해로 건축 61주년이 되었다. 

본교가 1954년에 개교하였고 그 후 5년 후에 세워진 건물이니 사실상 학교의 역사와 거의 함께 하는 동반자로 손색이 없다. 당시 얼마나 명성이 자자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제물포고(66년 역사) 출신 필자의 은사님(정충국 선생님)이 필자의 모교인 대전고등학교(103년 역사) 독일어 교사로 재직하며 필자가 제2 외국어로 선택한 독일어 과목에서 수업 중간중간에 제물포고를 소개하면서 틈틈이 자랑을 하시던 그 도서관이었다. 

필자는 당시(1977년)에 도대체 어떤 도서관이길래 하고 궁금해 하면서 머릿속에 도서관을 상상해 보곤 하였다. 세월이 흘러 대학 졸업 후 군복무를 마치고 1985년 교사로 인천직할시에 발령을 받았을 때 머릿속은 온통 제물포고등학교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불행히도 평교사 시절엔 근무하지 못했지만 한참 세월이 흐른 뒤 뒤늦게 관리자가 되어 2019년 교감으로 발령을 받았다. 인사 발령이 난 후에 학교를 방문했을 때 제일 먼저 찾은 곳이 바로 도서관이었다. 

고2 당시에 듣던 도서관의 명성과는 달리 세월의 흔적이 남긴 도서관은 허름한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나 요즈음의 현대식 도서관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겉모습은 낡고 초라하게 보였지만 서가에 꽂힌 색이 바랜 수많은 고서(古書)들을 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60년 전으로 온 것 같이 느껴졌다. 

펼치는 책마다 세로쓰기로 된 많은 고서들이 고가의 골동품처럼 느껴졌다. 필자와 제물포고 도서관과의 인연은 이렇게 흘러왔다. 

서두에 이렇게 도서관을 언급한 것은 제물포고가 도서관의 명성처럼 책을 즐겨 읽는 학교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다. 물론 그 중심에는 연중 도서관 행사가 있고 맥을 같이하여 국어과의 열정적인 책읽기 지도가 병행하고 있다. 

도서관은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매우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약간 언덕진 곳에 위치하여 5~6월경에는 제법 큰 매실이 주렁주렁 열리기도 하여 다른 나무들과 함께 주변을 에워싸는 풍경도 제법 아름답다. 

최근에는 본관 건물 입구에 따로 도서관 분점을 내서 ‘웃터북’이란 이름의 카페 형식의 축소 개방형 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자유분방한 학생들이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설계된 학교 공간혁신 사업의 결정체다. 

최근 본교 국어과에서는 2020년 국어과 ‘상상독서대회’를 운영하였다.

금상을 받은 최정 학생의 PPT 일부
금상을 받은 최정 학생의 PPT 일부

행사의 목적은 1. 독서의 생활화를 통한 자기주도 학습능력 및 창의성 향상. 2. 독서 활동을 학생들과 공유함으로써 건전한 가치관과 인성 함양에 두고 있다. 

세부 운영 방법으로는 가. 일시: 2020년 7월 8일(월)~14일(화) 국어 수업시간 나. 대상 : 1학년 전체 다. 관련단원 : 4단원 문학의 갈래와 구조 5. 방법 ; 대상은 1학년 학생 전체이며 수업 시간을 이용하여 모둠별 과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의 결과물을 취합하였다. 

선정 도서는 윤흥길 작가의 ‘종탑 아래에서’와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 중 하나를 선택하여 ‘상상 내용’을 쓰는 것이다. 

먼저 예선전으로는 ‘종탑 아래에서’라는 작품에서 ‘명은’의 입장이 되어 종을 친 당시 느낀 감정이나 ‘나’에게 품은 마음을 짐작해 보게 한다. 그리고 1) ‘명은’이 그 이후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한 내용을 쓰고 2) ‘명은’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그 이유와 함께 쓰기다. 

또 다른 책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는 ‘아름’의 입장, ‘대수’와 ‘미라’의 입장이 되어 등장인물의 마음을 짐작해 보게 한다. 1) ‘아름’이 살았다면 ‘아름’과 ‘대수’, ‘미라’는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한 내용을 쓰기와 2) ‘아름’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그 이유와 함께 쓰기다. 

본선에서는 예선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제시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상상독서결과물’을 제출하기다. 1) 등장인물에게 추천한 도서의 추천 이유, 내용, 인상깊은 점 등 쓰기 2) 자신이 추천한 도서를 읽은 등장인물의 생각과 감정 상상 내용을 쓰기 그리고 3) 1)과 2)를 포함한 ppt 결과물 제출하기다.


상상 독서 활동지와 상상 독서 대회 원고지는 별도로 제공했다. (사진=전재학 교감)

교실 수업에서 학생활동으로는 모둠별로 상상 독서 활동지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모둠원은 A~E로 나누어 각 조당 4명으로 할당하였다. 상상 독서 활동지와 상상 독서 대회 원고지는 별도로 제공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으로 양분되지만 또래들의 집단 활동이 이루어지니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물은 수준 이상과 수준 이하, 그리고 장려상 수준으로 3등분 되었으며 학생 간의 격차는 크게 나타났다. 

본교 학생들이 책읽기를 좋아하는 특성이 전통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일까? 연말이면 동문들은 기수별로 시낭송 대회나 독서 토론, 또는 책읽기 카페를 운영하면서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오늘날 중고등학교에서는 책읽기를 국어과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에서 학교 교육의 중점사항으로 운영하도록 하여야 한다. 과거 경제 대국으로 이름난 일본이 한국을 무시했던 이유 중 하나가 대한민국 국민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들은 80~90년대 지하철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것을 우리는 기사를 통해 알고는 역시 경제대국 선진국답다는 부러움을 간직한 적이 있다. 

그 후 경제적으로는 무섭게 성장하여 좇아오는 것과는 달리 독서 하지 않는 한국민의 특성에서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왜냐면 독서 하지 않는 민족은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독서는 국민의 힘이고 국가의 힘이다. 책을 읽지 않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

필자는 교직의 마지막 순간까지 책 읽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관리자로서의 역량을 아낌없이 바칠 것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친다”는 안중근 의사의 독서론은 다시금 오늘날 우리 국민에게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다시금 신채호 선생의 역사관을 빗대어 외치고 싶다.

“독서를 하지 않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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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진 2020-11-20 12:12:17
독서를 하지 않는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라는 말에 크게 공감합니다. 스마트폰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대신 책을 손에 든 모습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