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중국, 가까운 듯하면서 이질감이 드는 곳이다. G2로 미국과 견주고 있는 중국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중국을 비웃는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지리상으로 가까워 문화적으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중국. <에듀인뉴스>는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를 통해 중국의 도시에 살아가면서 느낀 문화 그리고 역사적 배경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중국을 접하고 알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로 인해 중국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과거에 대한 이해와 미래를 예측해보는 작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알다가도 모를 중국!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에듀인뉴스] 근래 들어와 세계의 어느 곳에서든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장소를 휴대폰을 통해 검색을 해보고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며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놀랍기만 하다.

다른 나라에서는 구글 지도를 통해서 길을 찾곤 했었는데 중국에서는 바이두 지도를 활용해서 길을 찾는다.

중국에는 IT 산업이 우리가 생각한 이상으로 발달해 있어 일반인들의 일상 생활 곳곳에서 손쉽게 활용이 되고 있다.

중국의 대표 IT 기업 'BAT' 에는 검색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Baidu)', 인터넷 쇼핑몰 '알리바바(Alibaba)', 위챗 메신저를 활용해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텐센트(Tencetnt)‘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NAVER나 DAUM과 같이 중국 사람들 대다수가 검색엔진으로 바이두를 활용한다.

바이두(百度)를 별 생각 없이 사용했었는데 그 이름이 중국 고전 시를 참고하여 지었다고 하여 잠깐 소개해 보고자 한다.

众里寻她千百度 사람들 속에서 그녀를 천백 번을 찾다가

募然回首 불현듯 고개를 돌려보니

那人却在灯火阑珊处 그녀가 등불 아래 있더라.

이 시조는 그녀를 찾기 위해 군중 속에서 천백 번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찾았다는 내용이다.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는 천백 번을 찾아서라도 알려주겠다는 검색엔진으로써의 바이두의 목표를 전통적인 한시를 활용해 나타내고 그 이름을 지었다는 것에서 이들의 우수한 역사문화와 풍류를 생각해 보게 한다.

청태종의 사당인 륭은전과 방성의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청태종의 사당인 륭은전과 방성의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이틀째 일정이 시작되는 날이다. 숙소에서 나와 태원가의 만두집에서 만두를 먹은 후 북릉을 가기로 하였다.

선양은 만주족이 세운 나라의 초기 수도였다. 그래서 청나라 1, 2대 황제의 무덤이 있는데 각각 북릉과 동릉이다.

북릉은 시내 안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동릉은 멀지는 않지만 교외로 나가야 한다. 선양의 관광 명소 중 하나인 북릉은 청나라의 두 번째 황제인 홍타이지의 무덤이다. 북릉공원에 위치한 고분은 무려 8년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다.

태원가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환승하여 북릉공원 역에서 내렸다. 중국은 고속철도, 지하철이 모두 깔끔하게 되어 있다. 10여 년 전 왔던 몇 번의 중국여행에서 별로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기에 이곳에 오면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기우인 부분들이 많음을 느낀다. 중국을 보면 20세기와 21세기가 공존하는 곳인 듯하다.

중고등학교 시절 한문시간에 한자를 배운 세대이기 때문에 간체를 보아도 대략은 음이나 뜻을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북릉공원은 청 태종 홍타이지와 황후의 능 주변을 공원으로 꾸며 놓은 곳이다. 과거 청나라 시대에 황제의 능이자, 그리고 지금은 선양 시민들의 휴식처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청 소릉(昭陵)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문을 들어가면 펼쳐지는 것은 일반적인 공원의 모습이다. 호수와 숲으로 이루어진 공원이 1.5㎞ 가량 펼쳐져 있고 그 끝에 소릉이 있다.

먹거리의 냄새들이 코를 자극한다. 중국의 길거리 음식으로 많이 볼 수 있는 오징어를 통째로 튀긴 꼬치와 양꼬치를 팔고 있다.

생수와 함께 회오리 감자를 사서 주변을 둘러본다. 인터넷 검색으로 본 북릉공원은 꽃으로 만발하였던 거 같은데 아직은 4월 초라 쌀쌀하기도 하여 꽃이 많이 피질 않았다.

가는 길 중앙에 청 2대 황제 태종 홍타이지의 동상이 있다. 황제라 하여 관을 쓰고 용포를 입은 모습이 아니라 여느 장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청이라는 제국의 태동기를 이끌며 명과의 끊임없는 전쟁을 하던 청의 초기 황제라는 느낌을 확 주는 동상이다.

청 태종 홍타이지는 후금 태조 누르하치의 4남으로 누르하치의 뒤를 이어 후금의 왕이 되었다. 쇠약한 명나라를 끊임없이 공략하며 청으로 국호를 바꾸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며 병자년에는 조선을 침략하였다.

소릉 입구에는 신도(신이 걸어가는 길)라 하여 중앙을 막은 곳이 있다. 이 길은 황제조차 걷지 않았다고 한다.

청 소릉의 입구인 정홍문을 따라 들어가면 대청 소릉 성덕비가 있는 비정으로 향하여 길이 뻗어있다.

정홍문을 지나서 비정까지의 길에는 황실의 위엄을 상징하고 능묘군을 수호하는 동물들의 상이 있는데 사자상, 해태상, 기린상, 말상, 낙타상, 코끼리상 등이다. 조금 더 걷다 보면 청 태종의 사당인 륭은전(隆恩殿)이 있다.

방성과 청태종의 봉분을 감싸고 있는 보성의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방성과 청태종의 봉분을 감싸고 있는 보성의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륭은전에서는 방성이 바라보인다. 방성 북문으로 나가면 계단을 따라 올라갈 수 있다. 방성으로 올라오면 청 태종의 봉분을 감싸고 있는 보성으로 올라갈 수 있다. 청 태종과 황후가 잠들어 있는 봉분인 보성. 중국에서는 봉분에 잡초가 나면 다 뽑아버린다고 한다.

급하게 북릉공원을 나와 다음 일정을 고민하는데 마땅치 않다. 원래는 시내 안에 있던 요녕성 박물관을 가는 것이었는데 선양 시내에서 조금은 떨어진 곳으로 이동을 하였다고 한다.

중국은 우수한 문화와 함께 각 성별로 박물관을 운영하는데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문화재들이 볼 것들이 많다. 특히 삼국 시대 우리 나라의 주무대 였던 동북 3성에 위치하고 있는 성급 박물관에는 우리 나라 관련 문화재들이 많다.

아직은 띠디(우버택시)를 호출하는 방법을 잘 몰라 의미 있는 곳을 찾다가 선양의 9.18 역사박물관을 가기로 하고 택시를 불러 탔다. 생각보다 여러 도로를 갈아타는 느낌이 든다. 택시기사님이 너무 친절하시다.

중국 사람들은 똑같은 말을 해도 성조가 따라주지 않으면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히 안내를 해주시고 입구 위치로 가는 방법까지 알려주신다.

9.18 역사박물관 입구의 광장.(사진=김현진 교사)
9.18 역사박물관 입구의 광장.(사진=김현진 교사)

선양의 9.18 역사박물관을 찾으면 ‘물망국치(勿忘國恥)’라는 글씨가 새겨진 종을 먼저 볼 수 있다.

‘경세(警世)의 종’으로 불리는 이 종은 만주사변이 일어난 9월 18일에 14번 울린다. 일본에 침략당한 치욕을 잊지 말고, 14년 간의 항일 전쟁을 기억하자는 의미라고 한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같이 일본의 침략을 받은 상처가 있다. 문명의 발상지이며 강대국이었던 중국의 근대 역사는 외세 열강들에 의해 너무 초라하게 변해버린 상황이었다.

청·일, 러·일 전쟁에서 모두 승리한 일본은 조선으로부터 시작해 아시아와 태평양을 모두 지배하려는 야욕을 갖기 시작했다.

1931년 9월 18일 일본 관동군이 남만주 철도선을 폭파하고는 중국이 저지른 짓이라 덮어 쒸우며 동북지역인 만주 지역 전체를 점령해 갔다.

이 ‘만주사변’을 계기로 중·일 전쟁이 시작되었으며 만주사변의 현장이 바로 9.18 역사박물관이 세워져 있는 곳이다.

9.18 역사박물관 내부.(사진=김현진 교사)
9.18 역사박물관 내부.(사진=김현진 교사)

그 당시 중국인들을 학살한 현장을 재현하거나 침략과정을 소개한 전시물을 통해 일본의 만행을 보여 주고 있다.

매년 9월 18일에는 중국의 국가주석이 참여하는 만주사변 기념행사가 열린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과거 일본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뚜렷한 사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참담한 과거 역사에 대한 인식을 국민들에게 잊지 않도록 계속적인 교육과 아울러 과거사와 관련된 자료들을 보존하고 있다.

박물관의 ‘맺음말’에는 “국민이 영웅을 잊을 때 나라는 망한다. 과거의 고난을 잊으면 다시 고난이 찾아온다. 나라의 흥망은 모든 이들의 책임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근래 진보와 보수가 역사를 정치적으로 해석하여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의 노력과 일본 침략으로 피해를 당하신 분들의 아픈 마음을 폄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9.18 역사박물관과 난징 대학살 기념관을 통해 중국의 바른 역사 세우기 모습이 다시금 새롭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