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캡처)

[에듀인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인해 사상 초유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개학연기가 이루어졌다.

2월 23일, 개학 1주일 연기를 처음 발표했으며, 3월 12일, 다시 2주일을 연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확산 추세에 4월 6일로 다시 2주 추가 연기를 결정하였으며 4월 9일,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의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학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여름이 찾아왔다.

4개월이라는 긴 것 같지만 짧았던 시간 동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4번의 모의고사, 그리고 각종 수행평가 등을 모두 잘 해낸 모든 고3 학생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갑작스러운 확진자 소식에 등교하자마자 하교해야 했던 상황도 있었고,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코로나 검사를 받기도 했으며, 처음으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웹캠을 사용하여 대화도 나누고 발표도 했다.

매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화장실이 아닌 야외 공간에서 양치하고, 한주에 두 개의 학년만 등교하다 보니 코로나 이전의 학교생활이 벌써 가물가물해진 것 같다.

급식을 받기 전에 손 소독하지 않는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다.

이제야 나는 ‘뉴노멀’의 뜻을 이해한 것 같다. 하지만 뉴노멀도 무의미해지는 곳이 있다. 대한민국 교육, 입시를 위한 교육에는 뉴노멀이 없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잠해지고 있는 요즘, 학교에서는 전 학년 등교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고등학교가 다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지 않았던 예전으로 돌아가게 될 것을 의미한다.

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이 코로나 위기 속에 매주 등교하는 모습과 온라인 클래스와 함께 격주 등교를 하던 고등학교 1, 2학년의 불만들을 보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다 한국 교육은 변화도 수용하지 못하는 늪이 되어버린 걸까? 온라인 수업의 발전을 고대하기에는 너무나 벅찼던 걸까? 혹은 ‘언젠간 다시 전 학년 등교 수업이 이루어지겠지’라는 마음으로 발전을 이루려 하지 않았던 걸까.

새로운 교육 플랫폼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이번 온라인 개학은 머지않아 돌연변이가 되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연계 교재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해 학생들이 모두 학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틀어주는 등 온라인 수업이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이용되기 시작했다. 

당연히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떨어졌지만, 사교육이 휘어잡는 고3에게 이런 수업은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일 뿐이며 오히려 학생들조차 적극적인 수업을 원하지 않는다.

주입식 수업은 결코 혁신적인 모델이 아니지만,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실에는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학벌주의 사회의 교육 시스템에 순응하며 잠자코 공부하고 있다고 절대 이 교육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이번처럼 교사와 학부모 의견에 학생 의견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교육은 장관 혼자 변화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끼리 서만 변화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득권만의 의견이 아닌 다양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해야 소수가 아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할 수 있을 것이다.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