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이 글은 대구시교육청이 ‘어쩌다 원격수업! 선생님의 수업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명칭으로 공모한 온라인 개학 이후 실시한 원격수업‧평가 운영 사례 수기 응모작입니다.

이용걸 대구보건고 교사

[에듀인뉴스] 2018년 8월 Google G-suite for education을 활용하면 수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 도입하기 위해 도전하였지만 컴퓨터에 관한 전문지식과 인맥이 없어서 실패만 반복하였다. 

그러던 중 페이스북 GEG South Korea 그룹에 도움을 요청하였고, 여러 선지자들의 도움으로 2018년 11월 드디어 도입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구글 관련 도서를 구입해서 알리고 전교사 대상 구글연수를 실시하는 등 노력을 하였지만 함께하는 분을 찾기 어려웠다. 

2020년 2월이 되어서도 본교에서 Google G-suite for education을 활용하는 선생님은 3~4명에 지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구체적인 구글 활용 영상을 제작하여 2020년 2월에 유튜브에도 탑재하고 전교사에게 공유하였지만, 각 영상의 조회 수는 많지 않았다. 고생한 만큼의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실망도 많이 했었다.

2020년 2월 말부터 대규모로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전국의 모든 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모든 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준비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G-suite for education을 활용한 온라인 수업을 확신시킬 기회가 왔다.

그러나 전교사와 전교생(약 1000명)이 G-suite for education을 활용했을 때 내가 과연 운영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이 시스템을 활용하자고 학교 측에 강력하게 주장할 수 없었다. 

하지만, 힘들게 도입한 시스템을 학교에서 소수만 사용하도록 두기 아까워서 초등학생인 자녀들에게 구글 도구(클래스룸, 드라이브 등)를 사용하도록 지도하고, 큰 어려움 없이 활용하는 것을 확인한 후 용기를 냈다.

Google G-suite for education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우리 학교 실정에 적합하다고 관리자를 설득했고, 수차례 논의 끝에 활용하는 것으로 2020년 3월 26일에 결정이 났다. 

덜컥 겁이 났다. 문과 출신이자, 겨우 Google 교육자 레벨 1을 취득한 내가 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고민은 많았지만 고민할 시간은 없었다. 일단 부딪혀보기로 결심했고, 혼자서 많은 것을 준비했다.

온라인 개학까지 2주 정도 남은 시간 동안 전교사와 전교생을 교육하고 실제 수업이 진행되도록 만들어야 했다. 온라인 수업을 위해 전교사가 참여하는 Classroom을 개설한 후 학생과 교사들이 미리 알아야할 부분을 문서와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탑재하였다.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없었기에 수업친구(BNS) 선생님들과 DG온라인 수업지원단을 구성하고 학년별로 멘토링을 시작하였다. Classroom을 처음 접해본 선생님들께서도 나에게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를 하셨고, 잘 모르는 부분은 동료교사끼리 도와가며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셨다.

Classroom 학생 & 교사 준비과정
Classroom 학생 & 교사 준비과정

2020년 4월 9일은 3학년 온라인 개학일이었다. 하루 종일 엄청나게 긴장하며 운영상황을 확인하였다. 다행히 일부 학생들이 늦게 출석한 것을 제외하고는 큰 탈 없이 3학년 온라인 개학에 성공했고, 1, 2학년의 온라인 개학도 순차적으로 잘 진행되었다. 

결국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면서 허리통증이 악화되어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지만 보람되었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Classroom 자료
온라인 수업을 위한 Classroom 자료

2주 만에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는 과정은 너무 힘들었다. 특히나 수업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일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갔다. 

개인적으로는 10분 영상을 제작하는데 100분의 시간이 걸렸다. 동영상 제작을 처음하시는 선생님들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셨을 것이다. 사진, 음악, 동영상, 동영상 편집프로그램 등에 대한 저작권문제도 선생님들이 수업 준비를 하는데 큰 걸림돌이었다. 

EBS 강좌가 없는 전문교과 선생님들은 자체 제작을 해야 했고, 특히 실습과목 선생님들은 실습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야하기 때문에 더 힘들어 하셨다.

처음에는 시일이 촉박하여 온라인 개학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본교 선생님들께서는 수업을 위해 고전분투하며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셨고, 덕분에 현재까지도 원활히 운영되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한 Google 활용 수업을 코로나 덕분에 전교사가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코로나로 인한 세상의 변화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겨내고 있는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 존경합니다. 힘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