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전담교사제] 문해력⑥ 한 문장쓰기에서 책만들기로...읽기가 한뼘 성장하다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문해력⑥ 한 문장쓰기에서 책만들기로...읽기가 한뼘 성장하다
  • 김미라 무안해제남초 교사
  • 승인 2020.08.22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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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문해력과 수해력 등에서 기초학력 부족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오는 가운데, 전라남도교육청은 올해 전국 처음으로 정규 교사로 편성된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시행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원격 수업이 초등 저학년에게 치명적인 학습 격차를 불러오고 있다는 경험적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전남교육청은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로 인해 기초학력 상승의 효과를 보았다고 발표했다. 에듀인뉴스에서는 기초학력 전담교사들의 수업기를 공유해, 전남교육청의 기초학력 전담교사제의 실제 운영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자료=김미라 교사)

[에듀인뉴스] 영웅이(가명)는 작년에 우리반 학생이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여러 명 아이들 중 한명이었고, 영웅이보다 시급하게 한글지도를 해야 할 아이가 있었으므로, 영웅이는 별도 보충지도를 해주지는 못했다. 

교실수업을 통해 한글을 익혀 나갈 수 있도록 모든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을 읽기·쓰기학습이 병행될 수 있도록 재구성하여 진행하였고, 교실속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한글지도를 하여 책을 더듬더듬 읽게 된 아이이다. 

2학년이 되어 <한글또박또박>으로 읽기 진단평가를 했을 때, 한글을 해득하기는 했으나 받침있는 글자, 무의미 단어 ,복잡한 모음이 있는 글자 부분에서 보충지도가 필요하다고 판정되었다. 

문해력 전담교사로서 지도할 학생선발을 위해 <초기문해력 표준화 검사(-1유형)>를 한 결과 전 영역에서 1구간으로 문해력수업이 필요하다는 지표를 보이고 있었다.


읽기를 통해 읽기를 배워요


영웅이의 평가지표는 낮았지만, 받침 없는 글자는 어느 정도 읽을 줄 아는 단계였기 때문에 한글 해득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읽기와 쓰기를 동시에 진행해 나가는 방식으로 지도하였다. 

문해력은 단순히 한글을 해득하는 수준을 넘어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이해력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읽기를 통해 읽기를 배우는 과정’은 문해력지도에 있어서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아이수준에 맞는 그림책’과 ‘수준평정그림책’을 활용해 읽은 책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지를 파악하고, 읽는 도중에 발견되는 학습요소(예, 받침 지도, 복잡한 모음, 연음규칙)를 필요할 때마다 가르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이것을 잘 하기 위해서는 영웅이가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무엇을 보충하여 지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전담수업이 끝난 후 바둑경기를 복기하듯 꼼꼼히 써 내려간 지도일지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 날마다 쓰는 지도일지는 아이의 배움과 성장을 기록하고 정리할 수 있는 보물창고가 되어 주었다.


쓰기를 통해 읽기를 배워요


영웅이는 <읽기를 통한 읽기>와 더불어 <쓰기를 통한 읽기 > 전략을 통해 문해력을 키워나갔다. 이를 위해 <날마다 한문장 쓰기>를 진행하였는데, 이는 영웅이가 읽기를 더욱 정교하고 풍성하게 배워나갈 수 있게 해 주었다. 

<한 문장 쓰기>는 그날 있었던 일이나 관심을 갖고 있는 일 중에서 글로 쓰고 싶은 한 문장을 정하여 쓰기를 하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통해 나는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도 쓰기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쓰고 싶은 주제에 잘 접근하도록 도와주면 아이들은 쓰고 싶어 하고, 목적 있게 쓰다보면 글자를 익히는 것이 훨씬 빨라지기도 한다. 

이것이 실제적인 글쓰기 방법이다. 그 과정은 대강 이렇다. 쓰고 싶은 문장을 구성하면, 그것을 음절상자에 배치해 보도록 한다.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잊지 않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고, 어절단위로 띄어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감각적으로 익히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음은 스케치북에 써보는 것인데, 이때 완성된 문장을 쓸 수 있도록 연습공간을 할애하고, 너무 힘들어서 좌절감에 빠지지 않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문장을 완성하여 쓰면, 그것을 어절별로 또는 음절별로 잘라서 다시 맞춰보는 활동을 한다. 

놀이처럼 진행되는 자연스런 복습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글자에 대한 지식과 모양에 대한 감각을 더 빨리 배워나갈 수 있었다.


한 문장 쓰기에서 책만들기로,  읽기가 한뼘 성장하다 


영웅이는 <한 문장 쓰기>를 하며 글자에 대한 지식이 한층 정교화되어 읽기를 잘 배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매번 쓰고 싶은 문장이 술술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책 만들기다. 

이것은 우연적으로 시작되었다. 칭찬스티커로 어벤저스 스티커를 쓰고 있었는데, 어느 날은 스티커에 있는 히어로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배트맨 등등... 

자신은 잘 알고 있는데 선생님이 잘 모르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신났던지 이야기가 끝이 없어서 “그러면, 네가 히어로들을 선생님한테 소개하는 책을 만들면 어떨까?” 했더니, 너무 좋아하며 하겠다고 했다. 

문장쓰기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는 이때부터 고민 끝이 되었다. 히어로를 설명하고 자랑하고 싶은 욕구 때문인지 조금 어려운 글자가 나와도 개의치 않고 문장을 말하고 쓰기 시작했다. 

아이의 쓰기가 실제적인 글쓰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 시간이었다. 


 “이제 읽기, 쓰기가 조금 쉬워졌어요”


영웅이와 한 학기 동안 <읽기를 통한 읽기><쓰기를 통한 읽기>전략을 사용하여, 45회 정도 공부가 진행되었다. 더듬더듬 읽어나가던 책읽기도 훨씬 유창하게 읽게 되었고, 특히 쓰기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어 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 

한 학기 동안 읽기공부를 마치며 “이제 읽기, 쓰기가 조금 쉬워졌어요”라고 영웅이가 말했다. 

읽기를 통해 읽기를 배우고, 쓰기를 통해 읽기를 더 풍성하게 배운 과정을 통해, 영웅이는 읽기에 대한 자신감도, 쓰기에 대한 즐거움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 목표한 것만큼 유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처음 보는 그림책도 읽으려 시도하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영웅이가 책읽기의 즐거움과 읽기 유창성에 한발 다가서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한글해득을 넘어 문해력의 진전을 위해 나설 준비를 해야겠다. 

김미라 무안해제남초 교사

김미라 무안해제남초 교사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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