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한 '톈진역', 야경 끝판왕 '천진세기', 유럽판 공원 '우다다오'
텐진의 명동가 '빈장다오', 단골 결혼식장 '서개교당'

[에듀인뉴스] 중국, 가까운 듯하면서 이질감이 드는 곳이다. G2로 미국과 견주고 있는 중국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중국을 비웃는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지리상으로 가까워 문화적으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중국. <에듀인뉴스>는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를 통해 중국의 도시에 살아가면서 느낀 문화 그리고 역사적 배경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중국을 접하고 알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로 인해 중국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과거에 대한 이해와 미래를 예측해보는 작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알다가도 모를 중국!

중국 톈진역 야경.(사진=김현진 교사)
중국 톈진역 야경.(사진=김현진 교사)

[에듀인뉴스] 톈진 지하철역에서 올라와 톈진역(天津站) 지상 역사를 찾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 역시 대륙답게 크기가 크다. 톈진역 지상 역사에 올라와 정면으로 보면 역의 장대함을 느낀다.

톈진역 앞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강과 유람선, 높은 빌딩의 조명들, 강 주변 노천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봄철 날씨와 함께 기분이 좋아짐을 느낀다.

강쪽으로 내려가 보니 정말 많은 사람이 톈진의 봄을 느끼고 있다. 건너편에는 멋진 조명과 함께 이국적인 건물들, 높은 빌딩이 펼쳐져 있었다. 그래서 톈진을 아시아의 유럽이라고 하기도 한다.

유람선을 타볼까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줄을 서 있다. 천진세기가 어디 있을까 찾으며 걸어갔건만 보이질 않는다. 도로 한 가운데 커다랗게 보이는 시계 모형이 바로 천진세기였다. 눈앞에 두고 찾고 있었다니.

시계의 모습을 한 톈진역 앞 천진세기.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시계이다.(사진=김현진 교사)
시계의 모습을 한 톈진역 앞 천진세기.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시계이다.(사진=김현진 교사)

톈진역에서 예쁜 건물들을 바라보며 5분 정도 걸으면 톈진의 명소인 ‘해방교’와 ‘천진세기; 세기의 시계’를 볼 수 있다.

천진세기를 바라보고 왼쪽을 보면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보이는데 이것이 해방교이다. 해방교는 1902년 건설되었다.

과거 톈진은 무려 9개 나라의 조계지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만국교라는 이름을 붙였고, 항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국민당 정부의 장제스의 이름을 따서 ‘중정교’로, 1949년 공산당이 국민당을 몰아낸 톈진 해방 이후 지금의 이름인 ‘해방교’로 정해졌다.

이렇듯 해방교는 중국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명소로 남아있다.

해방교 차도 옆 인도로 사람들이 건너 가고 있다. 넓지 않은 다리 위에 탕후루, 오징어구이, 취두부 같은 먹거리와 기념품 노점상들이 있다.

중국의 야경은 어딜 가나 정말 끝판 왕이다. 다리 건너 이국적인 건물들 쪽으로 가니 이것 또한 조명과 함께 유럽의 어느 거리에 와 있는 느낌이다.

강변 옆으로는 기타와 마이크, 앰프 등을 가지고 나와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중국에 와서 영어를 쓰는 사람을 별로 보질 못했는데 감미로운 팝송을 부르니 기분이 좋다.

기분 좋은 봄 날씨와 함께 유럽풍의 거리로 더 들어가려 했으나 시간이 너무 늦어져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톈진의 첫날! 톈진은 보기보다는 매력이 꽤 있는 도시인 듯하다.

우다다오 공원

아침 조식을 신청하지 않았더니 배가 고프다. 인근에 월마트 및 상가들이 많아 아침 일찍 호텔 주변을 둘러본다.

중국 사람들은 게으르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여기 와서 본 모습은 그와는 다르게 정말로 부지런하다. 새벽이나 아침 일찍 직장에 가서 일을 하고 퇴근시간에 돌아와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신선하다.

저녁을 먹고 인근 광장에 나가 대규모로 춤을 추거나 운동 또는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야근 등 늦게까지 일하고 밤의 유흥 문화가 발달한 한국과는 다르게 대부분 밤 10시 이전에 상점과 음식점들이 문을 닫는다. 밤 10시 불이 꺼져 있는 집들을 보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이들의 습관을 알 수 있다.

빵집에서 빵을 사서 호텔로 돌아가다 보니 주변에 커다란 백화점이 몇 개 있고 백화점의 꼭대기에 한식집이 있다.

체크아웃을 하고 한식집으로 아침 식사를 하러 들어갔다. 옆 테이블을 보니 중국인 커플이 고기와 함께 한국 소주인 참이슬을 먹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비싸지만 한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메뉴판을 보고 김치찌개와 함께 공기밥을 시켰다. 밥심으로 사는 한국 사람들에게 중국에 있는 음식점의 쌀밥(米饭)은 1~2위안 정도라 부담이 없다.

옆 테이블과 조금은 비교가 되어 눈치가 보이기도 했지만 밑반찬까지 추가로 시켜 야무지게 먹었다.

간식을 사서 배낭에 넣은 뒤 택시를 타고 우다다오 민원 광장으로 향했다. 지하철역으로 3정거장 정도 되기 때문에 택시를 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을 하였다. 택시기사님이 우리를 보고 한국 사람이냐고 물으며 말을 건다. 말이 짧아서 더 이상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근처에 오니 각종 건물이 유럽풍이다. 바이두 지도를 보니 거의 다 오긴 한 것 같은데 사람들이 많아 차가 가기 어려워진다. 택시기사님이 여기서 내려도 될 것 같다고 하셔서 걸어서 가기로 해본다. 한낮엔 더운 날씨이다. 반팔을 입었길래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땀으로 도배를 할뻔 했다.

우리나라에도 근래 많이 생기긴 하였는데 중국에서는 전기 자전거를 빌려주는 사업이 활발하다. 길거리에 주차해 있는 자전거를 휴대폰 모바일 서비스 위챗이나 알리페이를 활용해 빌려 탈 수가 있다.

우다디오 민원 공원.(사진=김현진 교사)
우다다오 민원 공원.(사진=김현진 교사)

걷다 보니 아울렛 느낌의 건물이 나오는데 이곳이 우다다오(五大道공원) 민원 광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입장은 무료로 할 수 있다.

이 지역은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을 비롯한 서양 건축물들이 밀집한 곳으로 옛날엔 조계 구역이었다. 중국의 유명한 도시 이름을 따와 도로 이름을 정했으며 서구 열강들의 조계지가 되면서 근대식 건축물들이 집중적으로 건설되었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도 여기서 살았다고 한다.

르네상스, 바로크, 고딕, 모더니즘에 중국의 전통 양식까지 가미된 다양한 건축물들이 있다. 건물들은 시 중심에서 동·서 방향으로 뻗은 개의 거리인 청두루(成都路), 충칭루(重庆路), 창더루(常德路), 다리루(大理路), 무난루(睦南路) 및 마창루(马场路) 일대에 분산되어 있다. 마창루 11번지에 위치한 스페인풍 별장의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다.

민원 광장 안으로 들어가면 콜로세움 형태로 가운데에는 노천극장과 꽃들을 심어 놓은 정원 등이 있으며 테두리에는 각종 상가가 있다. 예쁜 카페부터 시작해서 기념품 숍도 있다.

지하로 들어가면 마트와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어 잠깐 쉬어갈 수도 있다.

노천극장에는 많은 사람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고 있으며 무대에서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좋은 날씨와 함께 예쁜 꽃들 그리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빈장다오와 서개교당

톈진 시내 곳곳에는 노동절을 맞은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었다. 우리가 가기로 한 장소는 대부분 시내 인근에 있어 천천히 걸어가 보기로 하였다. 조금 더 걷다 보니 대형 백화점과 아울렛들이 수십 개가 있고 그 안으로 수많은 사람이 들어가고 있었다.

정말 규모하면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고 그 수도 많다.

청나라 황제 사절단으로 중국에 가게 된 박지원도 이 느낌들을 열하일기에 담았으리라 생각된다. 걸어도 걸어도 끝없이 펼쳐져 있다.

육교 건너편으로도 사람들이 많이 걸어가고 있는데, 이곳이 바로 빈장다오라는 톈진의 명동가 같은 거리다.

서개교당 내부의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서개교당 내부의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육교를 건너기 전 옆쪽에 성당 건물이 보인다. 유흥가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이곳이 서개교당(西开教堂)이다.

성당으로 들어가는 길에 아담한 노천 카페 거리가 일자로 뻗어 있다.

서개 교당은 톈진이 열강의 조계지였던 11년에 프랑스인이 건립했다. 유럽식의 아름다운 건물 덕분에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줄을 서서 사람들이 입장한다. 성당 앞에는 노점상들이 물건을 팔거나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구걸을 하고 있다.

노점상들은 위챗페이 큐알코드를 들고 있다. 노점상이나 개인 등도 이러한 스마트 페이를 활용하는 것을 보면 내가 알던 중국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성당을 구경하고 나와 사진을 찍는데 한국 관광객들의 모습도 간간히 보인다. 아마 우리처럼 수많은 블로거들의 친절한 안내 자료들을 보고 왔으리라 짐작을 해본다.

끝없이 펼쳐진 빈장다오 보행가.(사진=김현진 교사)
끝없이 펼쳐진 빈장다오 보행가.(사진=김현진 교사)

육교를 건너 길 건너의 상업거리인 빈장다오로 향했다. 빈장다오(滨江道)는 쇼핑과 만남의 장소이다. 워낙 넓다 보니 보행가를 누비는 전동차가 있다.

따뜻한 날씨로 시작을 했지만 한낮에 덥고 많이 걸은 덕분에 점점 지쳐 간다. 중국여행을 할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걸은 기억이라고 하는데 오늘 그것을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

세계에서 제일 큰 백화점이 부산 센텀시티에 있는 신세계백화점이라 들었지만 이곳 백화점이나 아울렛들도 규모는 밀리지 않는다.

지치다보니 허기가 진다. 와이포지아(外婆家)라는 중국 체인 식당이 보인다. 와이포지아는 본점이 항저우에 있는 식당으로 우리 말로는 외갓집을 이야기 한다.

외할머니의 정성이 담긴 밥을 의미하는 뜻으로 중국 전역에서 인기가 많은 식당이다.

우리 나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중국 여행 블로그들을 검색해보면 해당 식당의 메뉴까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손님이 많아 웨이팅 한 후 블로그에서 봤던 메뉴들을 몇 개 주문하였다. 중국 음식 향에 민감한 아들도 잘 먹는다.

특히 여행지에서는 배가 차야 주위의 것들이 보이는 듯하다. 빈장다오의 끝을 걸어 나오면서 다시 한번 그 규모에 놀란다.

그러고 보니 인근의 항아리 박물관을 지나친 듯하다. 바이두 지도를 꺼내 찾아가 보니 인근이다.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항아리 박물관 앞쪽은 버스와 사람들로 붐벼 근처에 갈 수도 없고 길 건너편에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항아리 박물관 건물은 개인이 평생 수집한 도자기를 건물 외관 잔뜩 붙여 놓아 지나가는 길에도 금방 눈에 띈다. 입장할 생각이었지만 이렇게 건너편에서 건물 외관 정도를 파악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박물관 안으로도 도자기와 함께 오래된 가구들로 볼 것들이 많다고 한다.

가족들의 걸음걸이가 점점 더 느려진다. 오늘 이렇게만 하고 일정을 끝내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조금만 더 걸어가면 있는 이탈리안 풍경구까지 보자고 하였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으니...

김현진 중국 대련학국국제학교 교사
김현진 중국 대련학국국제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