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은 대원외고 3학년 학생/ 에듀인리포터
이승은 대원외고 3학년/ 에듀인 리포터

[에듀인뉴스] 나는 외고 3학년 재학생이다.

나는 유치원부터 10년 동안 해외에서 살다가 중2때 한국에 돌아와 한국 교육을 접했는데 오자마자 느낀 것이 치열한 입시 경쟁이었다. 소위 스카이를 비롯한 명문 대학을 가지 않으면 사회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학부모나 학생들 사이에 깊이 자리 잡아 입시 경쟁을 부추기고 있었다.

교육부에서는 지난해 11월 외고, 국제고, 자사고를 포함한 특목고를 2025년부터 폐지한다고 발표하고 그 이유를 고교 서열화 및 교육 불평등 해소라고 말했다.

특목고로 인해 고교 서열화가 생기고 이로 인한 사교육 열풍이 생기고 빈부 격차에 따라 교육 불평등이 심화한다는 내용이다.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학생, 학부모들의 경쟁은 유치원부터 시작되고 대치동 학원가에 이미 비정상적인 사교육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긴 하다.

그러나 외고, 자사고와 같은 특정 고등학교를 일괄 폐지한다고 해서 고교 서열화 및 입시 위주의 교육이 사라질까? 사교육 없이 누구나 균등한 교육 평등의 혜택을 누릴까?

정부가 발표한 ‘고교 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에는 다음과 같은 오류가 있다.

첫째, 교육부는 고교 서열화를 없앤다고 하면서 서열화의 최정상에 서있는 영재고, 과학고는 유지시킨다고 한다.

이공계 진학 비율이 90%를 넘어서 원 설립취지에 부합한다고 하나 과학고, 영재고가 존립하는 한 고교 서열화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둘째, 빈부 격차에 의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특목고를 없애도 사교육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풍선효과처럼 일반고 중에서 예전의 경기고, 서울고와 같은 입시 명문고가 재등장할 것이다.

셋째, 정부가 말하는 고교 학점제는 특목고가 일반고로 전환되어도 이름 및 특성화 교육과정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데 어떻게 적용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배정된 학생 중에 특성화 교육을 원치 않는 경우도 있을 텐데 이는 고려한 것인가.

무엇보다 고교 학점제는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데 많은 재원은 어떻게 조달하고 시간은 얼마나 소요될지 제대로 검토했는지 묻고 싶다.

끝으로 외고 재학생으로 외고가 얼마나 교육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국제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인지 말하고 싶다.

물론 외고도 대학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입시 위주의 교육에 우선을 두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외고의 설립 취지는 외국어에 능숙한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고 일주일에 전공어만 7시간 이상을 공부하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델레, 델프, HSK 등과 같은 공인 자격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는다. 외국어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우수 인재들은 외국어에 능숙한 변호사로서 혹은 기업인으로 국제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고, 외교관으로서 국제 정치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것이다.

교육부가 진정으로 고교 서열화, 사교육 열풍과 같은 교육 불평등 환경의 해소를 추구한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특목고 중 일부 학교만 불평등하게 폐지하거나 구체성이 결여된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는 임기응변식 대응은 해결 방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