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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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오늘은 수능 100일 전이다. 또다시 위기에 직면한 지금, 교육부는 고3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에 26일부터 9월 11일까지 모두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도록 하였다. 

25일 전국 12개 시·도 2100개교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하였고, 교육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8월 11일부터 23일까지 약 2주간 수도권 지역에서만 193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하였으며, 이 숫자 안에는 고등학교 3학년도 물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고3은 언제 감염될지도 모르는 불안감과 함께 학교에 남아있게 되었다. 

고등학교 3학년은 유치원생, 초등학생, 중학생, 그리고 고등학교 1, 2학년과는 다른 인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도 중요한 동아리 활동, 대외 활동, 생활기록부 작성 등의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위해 원격수업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고등학교 3학년은 아무런 대안도, 대책도 없이 안전을 포기하고 학교에 남아있어야 한다면,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을 논의하고 2단계 강력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와중에 우리는 우리가 안전할 권리를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일 우리나라가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아닌 경쟁이 과열되지 않고, 사교육 의존도가 낮으며, 대학 입시에 목메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아래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조치를 취했을까?

대학 입시를 앞둔 고3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만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교육부의 조치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교육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에 불과하다. 

당연히 입시가 코앞인 상황에서 생활기록부도 마감해야 하고, 자기소개서도 작성해야 하고, 수능도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 19의 위기 속에서도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입시에 있어서 별다른 대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재수생이 아닌 경우, 3학년 2학기 내신은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챙기는 학생들도 별로 없을뿐더러 학교 수업 또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문계에서 대입과 관련한 모든 준비는 꼭 등교를 해야만 이루어지는 것들이 아니다. 다만 9월 모의고사와 같은 수능 준비를 위한 시험, 그리고 대입에 있어서 플랜B는 매우 필요하다.

교육부에서는 ‘진로와 진학 준비가 시급한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명시하였지만, 그 원인이 되는 교육 시스템상 문제를 고등학교 3학년만의 특징으로 치부해버리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코로나 걸리면 재수’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만큼 고3도 입시가 중요한 만큼 안전도 중요하다. 아니, 건강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이 당연한 권리를 지금 우리는 외쳐야 한다.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