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25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책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개한 자료.(자료=김병욱 의원실)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25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책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개한 자료.(자료=김병욱 의원실)

[에듀인뉴스] 요즘 초등학생들은 발육이 매우 빨라 수 십년 전의 아동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성숙한 아동들이 많다.

초등학생들의 야영프로그램들이 눈에 띄게 준 것도 그런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 하니 실태는 매우 심각한 듯하다.

그러니 그런저런 이유들을 들어 초등학교 학생들 혹은 아동들에게도 성교육이 필요함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의 논란이 된 성교육 교재 논란도 그의 연장이라 생각된다. 여성가족부가 초등학교에 배포한 도서 중 일부의 책에 대한 내용 언급이 불가피해 보인다.

아동의 성장 발달 단계에 맞는 교육인가

꿈과 희망, 지식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위해서는 그 나이에 맞게 형식과 내용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저학년만 되어도 다 그 진실을 알게 되는 ‘산타클로스의 존재’이지만 아동기의 아이들은 고사리 손을 모아 선물을 기대하며 잠들기도 했다.

무작정 떼를 쓰면 안 되고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막무가내로 울기만 하는 방법은 옳지 않음을 그렇게 배워 가는 것이 아동기의 교육인 것이다.

머리맡에 몰래 선물을 놓아두는 사람은 허연 수염 가득한 빨간옷의 할아버지가 아니라 부모님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이내 다 알게 되지만, 아동기의 아이들에겐 그것이 꿈이고 소중한 기억이고 그 나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규칙과 약속들을 깨달아가는 장치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fact에 기반한 정보라 할지라도 아동의 성장 발달 단계에 맞는 형식과 내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왜, 어떻게 생기고 성애는 인간에게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 주는 것이 성교육의 핵심이어야 이고, 피임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부모가 성관계를 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주며 “아빠 고추가 커지면서 번쩍 솟아올라. 두 사람은 고추를 질에 넣고 싶어져. 재미있거든”, “아빠는 엄마의 질에 고추를 넣어. 그러고는 몸을 위아래로 흔들지. 이 과정을 성교라고 해. 신나고 멋진 일이야”(‘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책 중) 라고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한 성교육인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아이가 생기는 과정을 알려주어야 하고 그 사랑의 열매인 자녀들이 어떻게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가르쳐 주는 교육이 성교육이라면 더욱더 어린아이들에겐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의 성이 재미있다기보다는 아름답고, 책임을 전제로 한다는 내용을 기반으로 쓰여진 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지금 초등학생에게 배포된 성교육 교재는 남녀의 성행위가 ‘재미’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고 ‘멋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을 위해 자제심을 발휘하기 어려운 어린이에게, 그것도 이젠 발육이 좋아 육체적 성장만 급속히 이루어진 어린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성’을 강조한 책이 불러올 파장을 그렇게 가볍게 말해도 좋을지 되묻고 싶어진다.

상담학 사전(2016, 학지사)에 따르면 발달 단계 중 아동기는 감정이 예민한 시기로서, 타인의 관심을 기대하면서 이 기대치의 충족 여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욕구에 대한 만족을 즉각적으로 얻기를 원하는 시기라고 한다.

이 시기의 아동은 성인의 보호 또는 보살핌에 대해 매우 민감하고, 환경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존재라고 한다.

한편 욕구에 민감한 시기이고 아동은 인간본능의 기본적인 욕구인 생리적 욕구 외에 다양한 욕구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연히 성인보다 자제력이 미약하고 감정과 욕구에 민감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교재에서 ‘멋지고 재미있는 성’을 배우게 될 아이들이 책에서 배운대로 욕구를 충족시키려 든다면, 이 책이 줄 수 있는 부작용에는 어떻게 대응하려는지 자못 궁금하다.

(출처=https://rima123.tistory.com/12)
(출처=https://rima123.tistory.com/12)

법적 책임도 가르치는 교육인가

이 교재의 ‘시의적절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이 교재가 덴마크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교재라는 점을 들어 이 교재의 타당성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이 교재가 훌륭하다는 근거로 그 교재로 배운 덴마크에는 청소년 임신률이 낮음만을 가져와 떠든다. 

하지만 실재로 덴마크의 ‘성에 대한 자기결정권’에는 권리 주장에 엄청난 책임이 따르고 있다는 것도 함께 가르쳐야만 할 것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미혼부들에게 양육비를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를 법제화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덴마크에서도 16세 이상의 청소년이면 임신을 한 여성이 요구할 경우 남성측은 양육비를 부담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반기를 드는 사람도 있지만 법원의 입장은 단호했다. 아기들의 자랄 권리가 더 중요함을 들어 미혼부의 요구를 거절했다. 양육비를 거절할 경우 여권 사용 정지, 운전면허 정지, 벌금, 구속까지 단계적으로 무거운 책임을 져야만 하는 것이다. (‘e-지식채널: 그 남자의 권리편’ 참조)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피임교육과 성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이 첫 성적 경험의 연령을 1970년대 12.4세에서 1980년대 15.5세, 2000년대 18세로 올려 놓았고,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들 중 93%가 피임을 하여 임신율과 낙태율을 최저로 낮추었다는 주장을 하지만 과연 이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덴마크의 경우, 엄격한 ‘미혼부 책임법’이 포함된 포괄적인 성교육을 30년간 지속한 덕분에, 성관계를 쉽게 생각하는 청소년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였으며, 임신을 하게 되면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때문이라는 주장을 배제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만 국제적 표준의 성교육을 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성교육 교재의 필요성과 적절성을 주장하려면 엄격한 법적 규제와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도 동시에 교재에 담겨야하는 것이다. 

성교육의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아이들의 성교육은 필요하다. 그러나 성교육은 왜 시키나? 행복한 개인으로 성장하고 자기 결정권을 토대로 행복하게 살기위해 필요한 교육이 아닐까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성년자가 임신을 하고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고 교육제도 또한 그러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단계에서 미성년자가 임신을 하는 것은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성적 욕구는 인간의 가장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욕구이지만 본능에만 따르는 행동은 유예가 필요하기도 하다.

청소년기, 미성년의 시기는 인생에 있어 가장 긴 시간인, 성인이 되어 살아가야할 시간을 준비하기 위한 시기이기도 하므로 청소년기에 성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 아동에게 배포하려 한 교재에는 그런 이야기는 빠졌다. 성이 단지 지금 당장 즐겁고 재미있기 때문에 선택가능한 유희일 수 만은 없는 것이다. 그 재미있는 행위 뒤에 찾아올 잉태 혹은 새로운 생명의 존엄함이 수반되지 않는 교육은 교육의 본래 목적을 상실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이번 아동용 혹은 청소년용 성교육 교재는 ‘책임 있는 성교육’ 중 ‘책임’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임신과 피임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에만 방점을 찍고 있다고 보여진다.

임신과 출산, 그 경로와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책임, 법, 생명의 존중과 내용도 동시에 가르치는 성교육이 되어야 함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는 것이다. 

교육에는 연령과 발달 단계에 따라 무엇을 먼저 교육해야 할지 분명히 우선 순위가 존재한다. 아울러 교육의 본래 목적이 무엇인지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조윤희 부산 금성고 교사
조윤희 부산 금성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