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만 봐도 주제 분야 파악할 수 있는 Call Number, 독서 단원 속 암호클럽 해보니...

[에듀인뉴스] 학교도서관은 '교육과정과 통합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교수학습센터'다.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책을 중심으로 수많은 자료와의 '만남'을 제공해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경험들을 엮어 읽고, 쓰고, 말하는 통합적이고 총체적인 활동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여한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책과 미디어정보에 접근·분석·평가·창조 능력은 더욱 중요한 핵심적인 생활 역량이 되었다. <에듀인뉴스>는 <전국사서교사모임>과 함께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사서교사의 교육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박은미 대구 비슬초 사서교사
박은미 대구 비슬초등학교 사서교사

교과 협력 수업을 시작한다면?..."교과 교육과정 분석부터"

[에듀인뉴스] 2015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서 단원 학습 내용이 학년별 성취기준, 교과 성격과 목표, 내용,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와 서로 연계되도록 개발되었다.

그중에 ‘독서단원’은 초・중・고 공통 ‘국어’의 읽기 영역을 심화・확장한 과목으로 이제까지 쌓아 온 독서 능력과 독서 태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와 유형의 글을 폭넓게 읽어 삶을 풍부하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독서단원’은 비판적・창의적 사고, 자료・정보 활용, 의사소통, 공동체・대인 관계, 문화 향유, 자기 성찰・계발 역량들을 추구한다.

이런 역량은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 있는 지식과 경험을 학습하고 건전한 세계관과 바람직한 자아 개념을 형성하는데 주요 통로가 된다.

그러므로 ‘독서단원’은 학습자가 갖추어야 할 여러 역량을 계발하는 데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2017학년도부터 2018학년도까지 STEAM 시범학교로서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구성에 중점을 두었다.

또 교과 교육을 비롯하여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STEAM 교육의 일반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연구하고 적용하여, 다양한 수업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교실 수업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범학교 운영은 축적된 수업 결과물들을 가져왔고, 이를 바탕으로 작년부터 STEAM 선도학교로 교실 수업 개선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융합 인재 교육 중심(STEAM) 교수학습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학생 중심수업을 실현하고, 학생의 행복 역량 발현을 위한 미래 핵심역량 개발에 중점을 두고 학교 교육과정이 편성·운영되고 있다.

융합 인재 교육 중심(STEAM) 교수 학습 활동안.(사진=박은미 사서교사)
융합 인재 교육 중심(STEAM) 교수 학습 활동안.(사진=박은미 사서교사)

독서 활동은 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과 통합하여 운영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독서의 속성과 효율적인 ‘독서 단원’ 의 운영은 그 성취기준에 부합된 효과적인 학습을 이루기 위해 10차시 이상을 확보해 운영하되, 학교 및 학급의 상황에 따라 수업 시기와 학습 차시는 탄력 있게 재구성할 수 있다.

이에 ‘독서 단원’을 13차시로 설계하고, 1-6차시는 독서 준비단계로 사서교사가 맡아 진행하였고, 7-13차시는 독서 중, 후로 교과 교사가 담당하여 각자의 전문성을 토대로 중점 교육 분야를 나누어 수업을 진행되도록 설계하였다.

2015 개정 5~6학년 군 ‘독서 단원’의 내용 체계 영역과 내용 요소는 읽기 목적에 따라 알맞은 방법을 선택하고 지식과 경험 등을 활용하여 능동적으로 의미를 구성하며 글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에 필자는 ‘[6국02-06] 자신의 읽기 습관을 점검하며 스스로 글을 찾아 읽는 태도를 지닌다’의 성취기준으로 [읽을 책을 정하고 책을 미리 볼 수 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총론에 제시된 핵심역량인 지식정보처리역량을 함양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활용하여 정보를 탐색, 분석, 해석하고 이를 종합하여 표현할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을 수업에 녹여내었다.

이렇게 설계한 협력 수업은 학생 중심수업의 실현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정보의 신뢰도와 가치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진=박은비 사서교사)
(사진=박은미 사서교사)

미술교과와 연계한 '나만의 책장 만들기'

본교는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 안전하고, 균형 있는 교육여건을 조성하고자 블록 타임의 시정을 융통성 있게 교시별로 나누어 유연하게 대처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 협력 수업은 5~6차시를 1,3교시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사서교사와의 교과 협력 수업은 정해진 교육과정이나 교과서가 없기 때문에 학교 교육과정을 충분히 파악하여 교과 연계성을 가진 자료와 다양한 수업의 사례를 참고하여 재설계하는 과정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나만의 책장 만들기 활동은 미술 교과[A]와의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독서 이력(책 고르기 활동)과 연계해 도서관 활용 교육을 실시하여 공학적 측면[E]의 도서관의 구조, 수학적 측면[M]의 책 분류의 기준, 과학적 측면[S]의 서지 정보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기본 지식을 제공하였다.

청구기호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전 주제 분야의 지식체계를 융합인재교육(STEAM)의 통합적 사고로서 학생 스스로가 인지한 과정들을 정보 활용 단계인 ‘종합과 표현’으로 결과물을 도출한 것이다.

학생들과 함께 한 교과 협력 수업 장면.(사진=박은미 사서교사)
학생들과 함께 한 교과 협력 수업 장면.(사진=박은미 사서교사)

1~4차시에는 도서관 이용 교육을 비롯해 독서교육의 전반적인 내용 요소를 다루었다.

도서관 이용 교육은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도서관 이용(시설, 이용규칙, 예절, 사서교사의 역할)과 책의 안내(책의 유래, 각부 명칭, 판권정보 등), 도서관 자료 검색법, 독서 안내(독서력 진단검사, 권장도서목록, 독서법, 독후활동, 독서 위생 등)중심으로 이루어졌다.

5차시는 독서 준비 단계로 단원의 학습 목표인 ‘읽을 책을 정하고 책을 미리 볼 수 있다’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먼저 STEAM 단계요소로 상황 제시 측면(15분)에서 우리 학교도서관인 ‘비슬꿈터’를 생각하며 도서관을 이용한 경험과 그 목적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6국01-02]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조정하며 토의한다’의 성취기준을 달성할 수 있었다.

자신의 독서 이력을 점검하고 교육과정 내용 체계에 따라 읽은 책에 대한 주제 분야를 설명할 수 있도록 본 수업(25분)을 설계하여 진행하였다.

이에 감성적 체험 측면인(40분) 6차시 학습활동의 원활한 수업 진행을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방법 알기’를 중점으로 한국 십진분류법(KDC)에 대한 대·중·소분류의 심화 된 내용 설명이 이루어졌다.

내용 목표 수업 장면.(사진=박은미 사서교사)
내용 목표 수업 장면.(사진=박은미 사서교사)

"Call number를 불러주세요"

6차시는 과정 목표로 ‘책 제목을 보고 분야에 맞게 책꽂이에 책 꽂아보기’ 활동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찾았던 경험을 떠올리며 개별 독서 이력 리스트의 책 제목을 보고 주제 분야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청구기호를 찾아내어 나만의 책장이 될 색 도화지와 청구기호 색 라벨지를 붙일 수 있도록 하였다.

청구기호 분석과 해석과정을 거쳐 책 제목에서 주제 분야를 유추하고, 순차적 배열로 정리하여 책장을 완성해 나가는 과제 해결 중심의 정보 활용 교육을 이루었다.

과정 목표 활동 수업 장면.(사진=박은미 사서교사)
과정 목표 활동 수업 장면.(사진=박은미 사서교사)

수업만 하면 재미없죠?..."숫자 암호 풀기 암호클럽 해볼까"

시대적 문제에 따른 제약으로 교실 안 수업으로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교과 협력 수업은 주제별 집중 도서를 발견하고, 주제 분야 속에 다양한 장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 청구기호 속의 숫자 암호를 풀어내는 활동이 되었다.

도서관과 모둠별 학습이 아닌 교실과 개인 학습으로 이루어진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으나, 교과 협력 수업은 개별 독서 이력을 중심으로 자신의 대출 이력을 점검하고, 읽은 책에 대한 주제 분야를 설명하는 개인 맞춤식 교육을 통해 도서관과의 뜻깊은 첫 만남을 재확인하는 시사점을 안겨주었다.

자신의 주된 관심사에 따른 한두 가지 주제 분야에서 다양한 주제 분야로의 자발적인 정보 접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독서 단원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점과 활용할 점들에 대한 소감 발표로 수업을 마무리 지었다.

6차시 활동들은 아이들이 자신이 읽었던 책이나 독서 이력을 확인해 나가는 점에서 ‘[6국02-06] 자신의 읽기 습관을 점검하며 스스로 글을 찾아 읽는 태도를 지닌다’ 의 성취기준을 실현시키는 장이 되었다.

과정 목표 활동 수업 장면.(사진=박은미 사서교사)
교과 연계 활동 수업을 마치며 아이들이 자신의 결과물을 들고 기뻐하는 모습.(사진=박은미 사서교사)

새로운 도전, "두려워하지 마세요"

초등교직 3년 차 새내기. 아직 현장 경험도 적고, 부족한 부분들이 너무 많이 보여 속앓이하는 날들 속에 수업을 하고 싶어 도서관 정보 활용 수업 시수가 확보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조심스레 도전장을 내밀었다.

교과 협력 수업은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 교과 관련 도서 및 다양한 교수학습 매체들을 학기 초에 협의하고 자료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과정 설계 시 사서교사가 함께 참여하여 도서관에 소장되어있는 자료와 장서개발에 있어 필요한 자료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교육현장의 정보 욕구에 대해 원활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수학습 지원 센터로서 역할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학교도서관의 운영에 관련된 모든 사항에서 있어 사서교사는 누구에게도 권한을 침해받지 않고, 전문적인 지식과 사서교사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교육과정의 이해와 더불어 사서교사의 주도성을 확립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초등의 경우 학년 군별 교과 협력 수업과 도서관 활용한 수업에 관련된 별도의 교육과정을 만들어 정보 활용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제도적인 환경이 마련되기를 희망해본다.

국어 교과 협력 수업을 하면서 다른 교과들의 협력으로도 이어져 ‘교사로서의 사서’로 빙산 수면 아래의 무한히 잠재된 교육 전문가적 사명을 실현해 나가고 싶다.

수면 밑 깊은 진흙 속 조개 안 반짝이는 작은 진주처럼 빛나는 우리. 현장에서 생명의 빛을 발하는 사서교사의 정체성을 굳건히 세우며, 숭고한 인내로 모든 아이를 놓치지 않고 품을 수 있는 마음과 생각을 실현시켜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