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인 '나', 이 위기를 기회로 가져가야

정다혜 청운대학교 항공서비스경영학과 2학년 학생
정다혜 청운대학교 항공서비스경영학과 2학년 학생

[에듀인뉴스] 2019년 12월 처음 발견된 코로나19는 2020년 1월에 전세계에 전파되었고, 우리나라에도 유입되었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수많은 감염병들이 우리나라를 덮쳤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도 걸리지 않았던 나이기에 코로나19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장기화로 인해 사상 초유로 지난 1학기에 개강이 연기 되었다.

사실 처음 공지를 받았을 때 방학이 늘어났다는 사실에 그저 기뻤다.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대면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학교는 온라인 개강을 결정하였다. 당시 개강을 온라인으로 한다는 점이 매우 당황스러웠다. 더하여 코로나19 문제의 심각성이 점차 몸으로 다가왔다.

지난 1학기 나는 온라인 개강 후, 동영상 강의, zoom을 이용한 실시간 강의, 과제 대체 이렇게 3가지 유형의 강의를 제공받았다. 정해진 강의를 들은 뒤 남은 시간은 모두 나의 자유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덕분에 개강은 하였지만 방학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것이 아까웠던 나는 평상시에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것을 하기 시작했다. 책 읽기, 피아노 치기, 아무 생각 없이 쉬어 보기 등 나를 성장시키고,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다시는 겪을 수 없을 것 같은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온라인 개강으로 생기게 된 나만의 시간을 유용한 자기 개발의 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단점 역시 존재했다.

한 강의는 팀프로젝트가 있었다. 팀프로젝트 자체가 조원들끼리 많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데 코로나19로 만날 수 없는 상황에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의견을 나누니 효율적이지 못하였다.

방법을 고심하던 중 강의에 사용하는 zoom을 이용해보기로 하였다. 시간을 정하여 조원 모두가 zoom에 접속하여 실시간으로 의견을 조율하였고 대면으로 만나지 않아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좋은 결과물로 팀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한 학기에 동영상강의, 실시간강의, 대면강의를 경험하다.

동영상강의, 실시간 zoom강의, 대면강의를 접한 후 나의 생각과 주변 학생들의 생각, 강의를 접하면서 있었던 일을 정리해보았다.

먼저 동영상 강의에 관한 내용이다.

동영상 강의는 교수님께서 e-class에 강의를 업로드해주시면 정해진 기간 동안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간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게으름을 피우다가 마감시간 전에 급하게 듣게 되는 경우도 있고, 강의만 틀어 놓고 딴 짓을 하게 된다는 학생도 있었다.

다음은 실시간 zoom강의에 관한 내용이다.

실시간 강의는 zoom이라는 사이트를 이용한다. 처음 zoom을 사용했을 때는 얼굴이 바둑판처럼 많이 보이고, 이렇게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처음인지라 계속 웃음이 났다.

2번째, 3번째 강의 후 점차 익숙해져 모두 자연스럽게 zoom을 사용하였다. ‘소회의실’이라는 기능은 교수님께서 지정해주신 학생들끼리 따로 방이 만들어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비대면 강의였지만 ‘소회의실’ 기능을 통하여 학생들끼리 의견을 나누고 발표를 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 한 글을 보았다. zoom을 이용하여 실시간 강의를 할 때 화면을 의무적으로 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털어놓는 글이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집 공개가 꺼려지는데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의무적으로 카메라를 켜고 수업에 임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불편함을 느끼는 학생의 입장이 이해가 갔다. 딴 짓을 하는 학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카메라를 킬 것을 요구하는 교수님의 마음과, 카메라를 켜기 꺼려지는 학생의 마음이 모두 이해가 간다.

처음 겪는 상황에 알맞은 절충점을 찾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현명한 대안을 찾아야함이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대면 강의에 관한 내용이다.

실습 학과를 위주로 대면 강의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되는 마음보다는 걱정의 마음이 앞섰다. 아직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은 것 같고, 다른 학교에서 대면강의를 진행했다가 확진자가 생기는 일도 있었기에 걱정이 되었다.

학교에서는 방역에 최선을 다하여 매일 온도체크를 진행하였고, 수업 외의 모든 모임은 금지하였다. 하지만 무증상 감염이 있었기에 불안한 마음은 계속되었다.

수업에 있어서는 확실히 대면 강의가 더 집중이 잘되고 여러 실습을 진행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불안한 마음을 떨치기는 어려웠다.

대면 강의를 진행하는 도중 예상치 못 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나는 팀 프로젝트에서 발표를 맡았는데 발표 전 주에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뜻하지 않게 자가 격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닥쳤다. 2주간의 자가 격리로 인하여 발표를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너무 황당하였다.

한 학기동안 팀원들과 정말 열심히 준비하였기에 너무 속상하였다. 교수님께 말씀드리니 발표를 동영상으로 제작하라는 방안을 제시해 주셨다.

교수님께서 zoom으로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실 때 ‘기록’이라는 기능을 활용하여 녹화를 하시는 것처럼 나도 발표영상을 기록하였다.

‘화면공유’를 사용하여 준비한 ppt를 보여주면서 진행하니 현장에서 발표하는 것처럼 효과적으로 발표할 수 있었다.

비록 현장에서 직접 발표하지는 못하였지만 오히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발표였다고 동기들이 말해주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좌절해 있는 것이 아닌 주변에 알리고 조언을 들으니 방법이 생기고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우게 되었다.

'통일 언제 될지 궁금하조' 발표 영상 캡처본.(사진=정다혜 학생)
'통일 언제 될지 궁금하조' 발표 영상 캡처본.(사진=정다혜 학생)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떻게 준비해야하나?

많은 학자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고 칭하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대학생으로서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는지 궁금해졌다. 고민 끝에 2가지를 생각해냈다.

첫째, 이전에도 요구되었지만 컴퓨터(온라인) 활용 능력이 더욱 더 요구된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대부분 업무나 강의 등이 자택 근무나 온라인 강의 등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따라 컴퓨터(온라인)를 활용하여 업무 처리 및 강의 진행 등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그렇기에 컴퓨터(온라인)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뛰어난 강점이 된다.

그렇다면 이를 내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을 때, 청운대학교 교과목에는 컴퓨터(온라인)와 관련한 다양한 교양과목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코로나19 초창기에 zoom 사용법을 한 번 배우고 난 후, 수업, 특강, 팀프로젝트 회의 등 많은 부분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관련 과목을 미리 수강하여 컴퓨터(온라인)를 어렵지 않게 다룰 수 있도록 기초를 다져 놓는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강점으로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간결하고 정확한 전달을 위한 능력이 필요하다.

신체언어 학자인 버드휘스텔에 따르면 두 사람이 대화할 때 65%가 비언어적으로 전달된다.

예를 들어 문자를 이용해 내용을 전달할 경우 내가 전하려는 메시지와 다른 방향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그만큼 우리의 대화 속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작용하는 힘이 크다.

하지만 언택트 시대속에서 대면보다는 비대면으로 의사 전달을 할 경우가 많다. 이 때 발생할 오류를 낮추기 위하여 간결하면서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기르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필사이다. 한국어도 외국어처럼 지속적으로 공부가 필요하다는 글과 함께 필사의 중요성을 담은 글을 보았다.

평소 좋아하는 기자인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의 기사 필사를 시작했다. 아직 문장력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필사를 계속하다 보면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다.

기사 필사 일부.(사진=정다혜 학생)
기사 필사 일부.(사진=정다혜 학생)

학생은 대학에 무엇을 원하는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학생으로서 대학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

먼저 정확한 공지와 빠른 피드백을 원한다.

학생은 대학의 방침에 따라야 하는데 지난 1학기에 많은 학교가 학사일정 관련 결정을 함에 있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의 경우도 본가와 학교가 거리가 있어 기숙사에 입사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학교의 공지는 실습학과만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자세한 상황은 추후 협의 후 공지하겠다고 하였다.

당장 짐을 보내야 입사일 전까지 짐이 도착할 수 있는 상황에 혹여 입사를 하였지만 짐을 받지 못할까 노심초사한 마음으로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학교의 일을 결정하는 데 정해진 절차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다소 늦는 학교의 결정이 답답하였다. 학생들의 편의를 위하여 빠르고 신속한 결정과 피드백이 있으면 좋겠다.

다음은 등록금에 관한 내용이다.

청운대학교는 ‘코로나 특별 장학금’이라는 명칭으로 전체 학생에게 등록금 일부를 반환하였다. 몇몇 다른 학교에서도 등록금을 반환하거나 다음 학기에 감면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학교들도 다수 존재한다.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첫째, 비대면 강의로 진행하기에 대면 강의보다 수업의 질이 낮을 뿐 더러 강의가 과제로 대체되는 경우가 존재했기에 요구한다.

다행히 내가 수강한 대부분의 강의는 교수님께서 대면 강의와 동일한 수준의 강의를 제공해 주셨지만 SNS와 커뮤니티를 보면 강의의 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심지어 한 학기에 100개가 넘는 과제를 제출했다는 학생을 보기도 하였다.

4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내고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의 강의를 받아야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등록금 반환 요구는 어쩌면 당연하다.

둘째, 사용하지 않은 시설 관리 비용 때문이다.

등록금 안에는 학교 시설을 이용하는 비용도 포함 되어있다. 비대면 강의로 인하여 적게는 2달 많게는 3달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않았으니 단순하게 생각하면 등록금이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돈이 걸린 민감한 부분이라서 대부분의 학교들이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만약 반환이 불가하다면 이유는 무엇이고, 시설 관리 비용이 이전에는 얼마가 들었고, 현 학기에는 얼마가 절약되었고, 절약된 돈은 어디에 쓰였는지 정확하게 공개하여 학생을 이해시켜주었으면 좋겠다.

투명한 공개는 학교를 향한 학생의 오해를 풀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COVID-19, 극복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생활 속 많은 부분이 제한을 받아 답답한 가운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점이 나를 가장 답답하게 만든다. 더하여 학창시절부터 항공사 객실승무원이 되기 위하여 달려왔는데 막상 코로나19로 닫혀버린 취업 시장이 불안하게 만든다.

‘마스크 없이 외출을 할 수 있는 날이 올까?’라는 의문과 함께 ‘과연 내가 취업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곤 한다. 항상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살아왔던 나이기에 목표점이 흔들리니 걱정거리만 늘어버린 요즘이다.

어느 순간, 걱정만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한심하게 느껴졌다. 1918년 발병한 스페인 독감은 코로나19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류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당시에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겠지만 결국 이를 극복해냈다.

코로나19도 스페인 독감과 마찬가지로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상황만 바라보고 낙담하는 것이 아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라고 각한다.

2학기를 시작하며

2학기에는 정상적으로 등교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어 오히려 1학기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인 것 같다.

하지만 모두가 무뎌진 것일까? 방역 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까지 바라보고 있는 지금,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에 힘써야만 한다. 더하여 하루빨리 정상적으로 등교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웃는 얼굴을 바라볼 수 있기를 기도한다.

2학기가 시작되었다. 또 어떤 혼란이 다가올지는 모르겠지만, 1학기에 겪었던 많은 변화들을 대처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학기를 잘 달려보려 한다.

1학기보다는 조금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오지 않을 대학생으로서 시간을 알차게 잘 사용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