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플랫폼 활용 수업 모습.(사진=경남교육청)
온라인플랫폼 활용 수업 모습.(사진=경남교육청)

[에듀인뉴스] 8시 20분. 아침 조례를 시작한다. 우리 학급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를 활용하여 조회를 한다. 매일 아침 8시20분부터 조례를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참가를 하면 된다.

일찍 들어온 친구들에겐 가볍게 인사를 하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하기 어렵다. 학생들도 아직 아침이라 제대로 얼굴을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화면을 키라고 얘기하기도 진이 빠진다. 

8시 30분. 시작 시간이 되었건만 아직도 들어오지 않은 학생이 6명이 있다. 다행히도 20분부터 시작한 탓에 17명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애초에 30분부터 시작했다면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내 근무시간은 30분부터다. 전체적으로 전달해야 할 내용도 이들 6명 때문에 전달을 하지 못한다. 개별적으로 전화를 시작한다.

8시 32분. 6명 중 3명은 다행히 빠르게 통화가 되었다. 하지만 다른 3명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결국 학부모님께 전화를 걸기로 한다. 외부에서는 학생들이 30분이면 한 번에 들어와있는 줄 아는가본데 왜 나는 매일 이걸 반복하는 걸까? 누가 대답 좀 해다오. 

8시 35분. 3명의 학생 중 한 명의 학부모는 통화가 되어 학생을 깨웠다. 아직 두 명 남았다. 그런데 학생도 학부모도 통화가 되지 않는다. 어떡하지?

8시 38분. 전화를 6통을 걸어서야 기어이 한 명을 깨웠다. 그러나 여전히 한 명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뭔가를 안내하거나 전달하기는 글렀다. 학생들에게 ‘수업 잘 들으라’고 안내한 뒤 서둘러 팀즈를 끈다. 1교시 수업이 2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생 출석체크도 겨우 해내는 내가 역량이 부족한 것인가? 자괴감이 든다.

8시 39분. 1교시 수업을 위한 줌을 켠다. 우르르 수업에 들어온다. 아침 조례가 길어져서(?) 아직 교과서도 못 가져왔다.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교과서를 가지러 간다. 

8시 40분. 1교시 시작이다. 아직 들어오지 않은 학생들이 있어서 기다려야 한다. 그 사이에 누가 들어왔는지 확인을 한다. 인사를 하는데 답도 잘 돌아오지 않는다. 학생들과 소통을 하지 않는다고? 학생들에게도 한 번 물어보라. 선생님의 인사에 답을 하긴 하는지....

8시 45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심지어 오늘 수행평가인데 아직도 안 들어온 학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직 오지 않은 학생을 파악하여 담임교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수업을 시작한다.

그런데 동시에 우리 반 수업에 들어간 교사에게서 메시지가 온다. 아까 연락이 안 된 한 명과 또 다른 한 명이 수업에 들어오지 않고 있단다. 아마 다시 잠들었나 보다.

8시 50분. 수업을 시작했으나 수업에 안 들어온 우리반 학생들이 계속 신경이 쓰인다. 심지어 수행평가 중이라 이 교실에 집중해야 하는데, 연락 안 됐던 한 명은 이제야 내게 전화를 하고 있다. 수업 중이라 안 받으니 2통 3통 계속 걸려 온다. 내가 6통 걸었다고 복수할 셈이니...?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9시. 수행평가 중인데, 줌이 끊겨서 자꾸 튕기는 학생이 있다.

“선생님, 저 자꾸 끊기고 튕기는데 어떡하죠?”

나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니. 컴퓨터를 재부팅해보거나 다른 도구로 접속해보라고 얘기할 뿐이다.

9시 30분. 드디어 1교시가 끝났다. 끝내 수업에 들어오지 않은 학생도 있다. 담임교사에게 전달하고 나도 부랴부랴 교과 교사에게 확인을 한다.

“한 명은 결국 안 들어왔어요.”

다시 전화를 건다. 또 안 받는다.

매일 아침의 일이다. 어제 한 신문사에서 교사들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라니까 조례 시간에 댓글로 출석 확인만 하고 있다는 비판 기사를 봤다.

나도 출석 확인 말고 뭔가 더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 기사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기자님께 컨설팅을 부탁해보고 싶다.

먼저 솔직하게 내게 있었던 하루를 적었다. 이제 조언을 부탁한다. 언제 출석 확인 말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