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책 수업' 오픈
호민애 교사와 이지유·이지현·김중석·김장성·이루리 작가, 함선미 강사 참여

(이미지=티스쿨)
(이미지=티스쿨)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그림책을 수업에 활용한다면 어떻게 수업을 구상하고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을까. 그림책 작가들이 직접 그림책에 대한 이야기를 연수에서 풀어준다면 훨씬 쉽게 그림책에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원격교육연수원 티스쿨은 이같은 물음에 대한민국 그림책 작가 및 출판사 대표들이 참여한 원격 연수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책 수업’을 세상에 공개했다. 

비주얼씽킹으로 잘 알려진 호민애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중학교 교사가 그림책과 관련한 자신의 인맥을 총 동원한 이 연수는 그림책을 하나의 독립된 예술 장르로 접근, 작가들이 설명하는 그림책 장르의 특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역량에 따른 수업 설계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호민애 교사는 “그림책을 대충 읽고 “다 봤어요”라고 하는 학생들과 피연수 교사들의 반응이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다”며 “이는 잘못된 반응이라기보다 독립된 예술 장르로서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수는 통합적인 문화 예술 교육으로서 수업을 설계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특히 초등 고학년과 중고등학교에서의 교과 수업에 그림책이 적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했다”며 “그림책 작가들의 살아있는 실천적 이론을 통해 교사들이 주체적으로 그림책 수업을 설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지유, 이지현, 김중석, 김장성, 이루리 등 그림책 작가와 함선미 강사, 호민애 교사가 참여한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책 수업’을 연수를 통해 나만의 그림책 수업을 설계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아래는 “그림책 수업의 묘미는 여백”이라며 “교사가 학생보다 앞서 전달하고 알려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학생과 함께 만들어가는 그림책 수업의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란다”는 호민애 교사와의 일문일답.

호민애 서울대사범대학부설중학교 교사는 원격 연수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책 수업' 제작을 위해 기획부터 섭외, 강의까지 전 분야에 걸쳐 참여한 대표 강사이다.(사진=티스쿨)
호민애 서울대사범대학부설중학교 교사는 원격 연수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책 수업' 제작을 위해 기획부터 섭외, 강의까지 전 분야에 걸쳐 참여한 대표 강사이다.(사진=티스쿨)

▲ 비주얼씽킹에 이어 그림책 수업 관련 연수를 오픈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연수 기획부터 참여했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만들어진 연수입니까.

연수를 제안하고 그림책 연수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분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연수 강사로 참여하였습니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사실 몰랐고 시작은 그냥 “그림책을 학교 현장에 적용함에 있어 그림책 장르에 초점을 둔 연수가 필요하다. 그러한 연수를 티스쿨원격연수원에서 기획해보면 좋겠다”라는 말 한마디였습니다.

▲ 그림책 연수가 교사들에게 왜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또 이번 연수에서 선생님의 역할은 무엇있나요.

현재 교사들은 그림책을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배우지 못한 세대이기 때문에 그림책 장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지금 교사들이 그림책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외면당하고 있기도 하죠.

그리고 그림책이 활용되더라도 학급 운영이나 인성 교육에서 주로 주제적인 교훈으로 적용되고 있는 점, 초등학교 저학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 글을 잘 읽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 독서 방법으로만 적용되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그림책을 하나의 독립된 예술 장르로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제가 그림책 작가님들께 감동 받았던 것을 다른 선생님들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하며 강사로 참여할 작가님들과 강사분들을 추천해 드렸어요.

처음에는 비주얼씽킹 연수보다는 쉬울 것이라 생각했어요. 많은 분이 직접 참여하기에 저는 기획 의도에 따른 연수 목차만 구성하고 제가 맡은 차시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렇지만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선생님들께 원격 연수에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농담으로 말하기도 했는데요, 그림책 연수는 비주얼씽킹 연수보다 차시는 적었지만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더 많은 어려움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내용적인 측면에서 비주얼씽킹은 교수법으로 이론화된 연구가 없기 때문에 어려웠다면 그림책은 여러 접근 방법 중에서 나아가려는 방향을 잡기 위한 고민의 시간이 길었습니다.

기초를 닦아 벽돌을 하나하나 쌓는 것이 비주얼씽킹 연수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그림책 수업 연수는 아파트를 지어야 하나, 단독 주택을 지어야 하나, 이것은 우리가 지으려는 집의 재료가 맞을까부터 끊임없이 질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게다가 비주얼씽킹 연수보다 다양한 분들이 강사로 참여하고 스펙트럼이 다양한 그림책을 하나의 연수로 담으려다 보니, 연수 목표와 차시 목표, 내용 구성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더군요.

그 속에서 참여하시는 다양한 강사님들의 개성이 드러나면서도 하나의 연수 목적에 맞게 각 차시들을 엮어나가는 것이 제 역할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연수를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작가님들 강의 때 카메오처럼 등장하기도 하고 사회자도 하고 강의를 직접 하는 등 다양한 역할로 등장합니다.

보통 연수 제작할 땐 강의만을 하는데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보았던 연수이어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이미지=티스쿨)
(이미지=티스쿨)

▲ 연수 참여자가 아니라 기획자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번 연수,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책 수업’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이번 연수는 멋진 종합 선물 세트라 생각합니다. 그림책이라는 장르가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할 때부터 그림책을 위해 길을 걸어오신 작가님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강의로만 끝나는 것이라 그림책 장르의 특징 및 핵심 역량에 따른 수업 설계 방향까지 제시한 것이 이번 연수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막상 그림책을 수업에 적용하려고 해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가 막막하신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교사는 그림책에 감동받아서 학생들에게 소개했는데 대충 읽고 자세히 보지 않고 금방 “다 봤어요!”라고 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림책으로 독서토론 연수할 때도 그림책을 처음 접한 선생님들의 반응도 이와 비슷해요.

특별히 학생들의 반응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림책을 독립된 예술 장르로서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래서 이 연수는 그림책을 독립된 장르로서의 접근을 확립하고 통합적인 문화 예술 교육으로서 수업을 설계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초등 고학년과 중고등학교에서도 그림책이 교과 수업에 적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연수를 기획했습니다.

▲그림책 작가가 교사 연수에 나선다는 것은 처음 시도하는 일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림책 장르 특징에 대해서는 그림책을 직접 만들고 출판하시는 작가님들의 실천적인 이론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루리 작가님, 김장성 작가님은 그림책 출판사 대표로서 후배 작가들을 양성하고 다양한 그림책을 출판하고 계신데요.

그림책을 향한 시선은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출판에서는 다른 방향성을 갖고 계셔서 두 작가님의 이야기를 통해 그림책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지유 작가님은 논픽션 작가님으로 두 분과는 또 다른 그림책 분야를 개척하신 분입니다.

이지유 작가님께서 어떻게 그림책을 만났고 그림책 작품을 어떻게 썼는지를 이야기를 듣다 보면 논픽션 그림책의 세계가 크게 어렵지 않게 다가오실 것입니다.

김중석 작가님과 이지현 작가님은 그림 중심의 작가로서 그림책을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그림책의 분야가 매우 다양한 것처럼 같은 길이지만 다르게 걸어오신 작가님들이 경험하며 쌓아올린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연수입니다.

(이미지=티스쿨)
(이미지=티스쿨)

▲ 그 밖에 연수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그림책 장르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수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림책 수업에서의 심미적 역량, 창의적 역량, 비판적 사고 역량, 지식 정보 역량의 의미와 활동의 방법을 제시하고 수업 사례를 제시했죠.

각 역량에 맞는 그림책 읽기 방법, 활동 접근 방법 등을 담고 있어 그림책을 통해 다양한 수업을 시도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비경쟁토론, 사회 문제 해결하기, 서평 작성하기, 그림책 창작 수업, 과학 에세이 쓰기 등 다양한 수업 방법까지도 담은 연수입니다.

새로운 수업이 꼭 정답은 아니지만 새로운 수업을 시도했을 때 기존에 수업에서 볼 수 없었던 학생들의 성장 지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발휘되지 못했던 학생들의 다양한 모습을 그림책 수업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연수는 상황에 따라 재치 있는 CG 등 그래픽 처리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사진=티스쿨)
이번 연수는 상황에 따라 재치 있는 CG 등 그래픽 처리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사진=티스쿨)

특히 이번 연수는 다양한 시각적 효과와 함께 현장감을 불어 넣은 다양한 요소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몰입하며 연수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를 위해 여러 스튜디오에서 촬영했고 톡톡 튀는 컴퓨터 그래픽 효과들이 녹아 있죠. 마치 예능을 보는 듯한 즐거움이 있을 거에요.

원격 연수가 지루할 수도 있는데 그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작사의 시도도 돋보이는 연수입니다.

▲ 유명한 그림책 작가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구성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작가들 섭외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작가님들과의 섭외 과정에서 추억이 많긴 하네요. 원래 인연이 있던 작가님도 계시고 이번에 처음 뵙는 작가님도 계신데, 작업 과정에서 작가님들의 말 한마디에 감동하는 시간이 많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인생의 멘토와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루리 작가님은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모임도 후원을 해주시고 그림책 수업에 대한 고민을 들어주시면서 안내 역할을 많이 해주셨어요.

4년 전 파주여고 재직 당시, 전교 학생 대상 작가와의 만남과 에르디아 독서토론 동아리 학생 대상 특강으로 모셨던 인연이 있었습니다.

그때 에르디아 학생들이 그림책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하는 점에서 기꺼이 파주여고에 와서 강의를 해주셨어요. 이후 학생들은 이루리 작가님이 운영하는 서점(이루리북스)에 가서 그림책을 선택해보면서 그림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던 좋은 인연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인연 덕분에 이루리 작가님을 제일 먼저 추천드렸습니다. 오랫동안 연락도 못 드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을 했음에도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티스쿨 원격연수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책 수업'에는 이루리, 김장성, 이지유, 이지현, 김중석 작가 등이 총 출동, 그림책 작가의 시선에서 그림책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이미지=티스쿨)
티스쿨 원격연수 '그림책 작가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책 수업'에는 이루리, 김장성, 이지유, 이지현, 김중석 작가 등이 총 출동, 그림책 작가의 시선에서 그림책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이미지=티스쿨)

지난 겨울에 김중석 작가님이 운영하시는 수다 그림 교실 수업에 참여를 했어요. 비록 수업에는 많이 빠졌지만 작가님의 그림에 대한 생각들을 학교 현장에 적용하면 너무 좋겠다고 마음에 계속 품고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김 작가님께 원격 연수 참여를 말씀드렸더니 카메라 울렁증이 있다고 하셔서 계속 작가님 주변을 맴돌았어요. 작가님이 살짝 피하시기도 했지만요, 하하하^^;;

김중석 작가님은 원고 회의를 하시면서 계속 “낚였어~”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하신 기억이 나네요.

김장성 작가님은 국문학을 하셔서 그런지 처음 만난 날이 너무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그림책을 나름대로 분류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문학의 갈래 분류법으로 그림책 장르를 이야기해주셨어요. 저 혼자 그 이야기에 흠뻑 빠져 하이파이브를 해 버렸습니다.

글 없는 그림책으로 이지현 작가님을 섭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지현 작가님 책이 이야기꽃 책 출판사였어요. 김장성 작가님이 이야기꽃 출판사 대표이기도 하시죠. 인연이 이어지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고 느끼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지유 작가님을 처음 뵈러 가는 날은 정말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전에 뵌 적도 없고 논픽션 과학 그림책 분야를 잘 몰랐거든요. 제가 그림책에 관심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과학 논픽션 그림책은 참으로 어려웠어요. 아마 현장의 선생님들도 그러하실 것이기 때문에 작가님의 이야기가 교사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칠레를 가야 하는 일정이 있어 참여를 결정하기까지 티스쿨 담당자분과 계속 애를 태우며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촬영일이 여러 번 변경되면서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이지유 작가님을 통해 만난 논픽션 그림책의 세계는 정말 아름다웠어요.

촬영 이후 후작업을 하면서 작가님들의 강의를 반복적으로 들었어요. 그래서 섭외부터 원고 회의, 촬영 그리고 그 이후 편집 과정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반복해서 이렇게 멋진 작가님들과 작업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인생에서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제가 느낀 감동을 선생님들도 꼭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 그림책 작가들과 교육 연수 활동은 잘 매칭이 되지 않습니다. 이번 연수에서 작가들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그들이 교육계에 어떤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김장성, 이루리, 이지유, 김중석 작가님들은 그림책이라는 장르가 크게 인식이 되지 않을 때부터 그림책을 접하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신 분들이에요. 네 분이 비슷하면서도 또 다르듯 그림책의 세계도 정말 다르지만 또 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림책에 대한 많은 이론서가 존재하지만 교사들이 수업하기 위해서 그러한 이론서부터 공부해야 한다면 그림책 수업을 어렵게 생각하실 거예요. 그리고 그러한 이론들이 학교 현장에 모두 필요한 이론도 아니고요.

작가님들 자체가 살아있는 실천적인 이론을 가진 분들이고 교사들이 그림책이라는 독립된 예술 장르를 이해하는 데 다각도로 비춰주시는 창문 같으신 분들입니다.

존재 자체는 책보다, 이론보다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수에서 글 없는 그림책을 창작하는 작가님의 목소리를 꼭 담고 싶었습니다. 제가 글 없는 그림책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생명력이 없어요. 하나의 이론 중 하나가 되는 거죠. 그러나 글 없는 그림책을 창작하는 작가님이 직접 말씀해주시는 이야기는 움직임이 느껴져요. 그것을 선생님들이 느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림책 장르는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자신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그림책 작가, 편집자, 출판사 대표님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요.

그분들이 살아있는 책으로서 그림책 장르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그림책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최근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 소식을 자주 접합니다. 선생님은 그림책을 어떻게 접하게 되었나요. 우리나라에서 그림책 활용 수업에 대한 연구와 실천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입니까.

제가 처음 그림책 연구를 접한 것은 2012년인데요, 한 사설 독서교육원이었죠. 사실상 어른이 되어서 그림책을 처음 보았을 때이고 시각적 정보에 눈을 뜨게 된 계기가 되었죠.

그러나 그림책 수업을 많이 하지는 않았고 2014년 청소년 독서 토론 동아리 에르디아를 운영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이루리 작가님을 만나면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저도 그림책을 바라보는 지평이 조금 넓어진 것 같아요.

이후 비주얼씽킹을 수업에 적용하면서 비주얼리터러시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대학원에서 외국 그림책 수업에 대한 논문들을 접하게 되면서 그림책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죠.

외국 연구물들은 그림책을 교훈적으로, 인성적으로 주로 접근하는 것과 달리 복합양식성에 근거한 수업, 예술 장르에 근거한 수업, 글쓰기 수업 등 다양했습니다.

우리나라가 현재 그림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는 있지만 그 폭이 좁다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림책 활용 수업과 연구 자체의 폭이 다양해지고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죠.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 그림책 연구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유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 연구가 주류이지만 점차 중고등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 연구로 확대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그림책이라는 콘텐츠가 우리 교육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일각에서는 초등용 아니냐는 인식도 있는데요.

본 연수의 가장 큰 취지는 고학년, 중고등학교 교실에서 통합적인 문화 예술 방법으로 그림책 수업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예술 작품을 스스로 느끼면서 감동 받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습니다. 미래 교육이라고 하면 각종 기술이 적용된 수업으로 생각하는데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수업이야말로 우리가 지켜가야 할 수업의 본질은 아닐까요.

그림책은 시각적 예술 장르로서 시각 예술 체험도 할 수 있고 문학적인 체험도 할 수 있는 융합적인 장르입니다.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어 있어 융합 수업에 좋은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사진=티스쿨)
(사진=티스쿨)

▲ 그렇다면 특히 중고등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업 내용을 추천한다면요.

그림책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저에게 많이 요청하시는 것 중 하나가 어떤 수업을 하려고 하는데 그림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거나, 목록을 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그림책 수업을 먼저 하신 선생님들의 그림책을 먼저 시도해보거나 목록을 참고해보는 것은 좋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같은 그림책이어도 어떤 방향으로 수업을 했느냐에 따라 수업의 내용과 활동 결과물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연수를 통해 먼저 그림책을 예술 장르로 접근해보시면서 수업을 설계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도 다양하게 성장을 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들도 교사로서의 보람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것이 작은 소망입니다.

저희 연수의 모든 수업 사례가 사실 중고등학교 수업 현장의 적용을 목적으로 제안된 사례입니다.

핵심 역량과의 연결은 단순히 학습 목표로만 제시되거나 활동 결과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림책 읽는 방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판적 사고 역량을 키우기 위해 서평활동, 비경쟁토론 활동으로 수업을 구성할 수 있는데요, 이때 중요한 것은 비판적 읽기가 전제가 되어야 하고 그것을 안내하는 역할을 교사가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림책 창작 수업에 관심들이 많으신데 핵심 역량에 따라 그림책 창작 수업 설계를 하실 수 있어요. 지식정보역량과 창의적 사고 역량 등은 모두 창작 수업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창작 수업 때 중요한 원리 중 하나는 그림책을 독자 입장에서만 읽는 것이 아니라 작가 입장에서 읽는 것입니다.

작가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어떠한 표현 방법을 선택했는지 글과 그림의 표현 방식을 보면서 그림책을 더 적극적으로 감상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림책 창작으로 연결하면 좋습니다.

사실 전문적인 그림책 작가들은 그림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몇 년을 고민하고 작업에 몰두합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에게 완성도 높은 그림책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창조의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림책을 통해 다양한 글쓰기와 연계하는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글 없는 그림책으로 소설을 창작할 수도 있고 성찰적 글쓰기, 탐구 보고서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김장성 작가님 그림책처럼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그림책으로는 필사를 해보아도 좋습니다.

그림책 수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림책을 통해 학생들이 무엇에 반응할 수 있을지, 무엇을 깊이 생각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며 교과 및 핵심 역량과 연결하여 학생이 스스로 읽을 수 있도록 수업 설계를 시도해 보시길 응원합니다.

▲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을 구상하는 교사들에게 용기의 한 마디, 응원의 한 마디 남겨주세요.

저는 그림책 수업의 묘미는 여백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주제를 전부 파악해서 학생들에게 안내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맡겨 보세요. 선생님 혼자 그리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이 함께 그리는 수업이 바로 그림책 수업입니다.

그림책을 선정할 때에도 주제가 명확하고 교사가 이해한 것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가 명확하지 않고 다양한 감상이 나올 수 있는 그림책, 교사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 그림책으로 수업에 오히려 도전해보시면 어떨까요?

▲ 마지막으로 남기고자 하는 말이 있다면요.

그림책 수업을 준비함에 있어 질문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그림책이 읽고 쓰는 방법을 배우는 데 도움을 주는가”, “어떤 그림책이 인성을 기르는 데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라는 질문 대신에 “학생들이 어떤 그림책에 깊이 반응하는가?”로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서 그림책을 만나게 하면 감동은 스스로 일어납니다. 모든 것을 교사가 학생보다 앞서서 전달하고 알려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서 학생과 함께 만들어가는 수업의 즐거움을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