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오늘 3개 봉사단체(사랑, 희망, 포도나무 봉사단)에 속하는 학생 35명과 지도교사 5명이 지역 구청의 예산 지원을 받아 가을철 대표 꽃인 국화로 새롭게 교내를 단장했다.(사진=전재학 교감) 

[에듀인뉴스]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 그 연휴가 끝나는 10월 첫 주의 마지막 날이다. 전형적인 가을날답게 하늘은 맑고 푸르른 가운데 햇살마저 따사롭게 비추는 일요일이다.

아침에는 종교의식을 치르듯 마음이 경건하게 시작했지만 정오 무렵이 되어서는 화사한 가을 국화로 단장한 학교 내의 등굣길의 모습에서 한층 밝고 생동감이 넘치는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아름다운 가을날이 더욱 눈부시게 빛이 났다.

오늘 오전에 형형색색의 국화꽃들이 학생들에 의해 새 화분으로 옮겨지고 그 화분들이 멋진 자태를 뽐내며 일렬로 등굣길에 조화롭게 정렬되니 그 위용이 마치 전장(戰場)에서 승리를 거두고 개선문을 통해 입성하는 군사들의 퍼레이드(Parade)를 보는 것 같다. 

본교는 오늘 3개 봉사단체(사랑, 희망, 포도나무 봉사단)에 속하는 학생 35명과 지도교사 5명이 지역 구청의 예산 지원을 받아 가을철 대표 꽃인 국화로 새롭게 교내를 단장했다. 

아침부터 봉사를 위한 복장으로 갖춰 입은 학생들이 속속 등교하여 발열 체크를 하고 방문록에 인적 사항을 기록한 뒤에 강당으로 모여들었다. 지도교사들은 서로 모여 간단한 회합을 한 뒤에 강당에 모인 학생들에게 다시금 방역과 작업에 필요한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봉사활동을 하기 위한 도구(모종삽, 장갑, 물뿌리개, 비닐봉지, 밀집 모자 등)를 지급하였다. 

그리고는 간단하게 작업에 관한 설명을 직접 시범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보여 준 후에 학생들은 작업 현장인 등굣길 공터에 모였다. 이미 1학기 때 똑같은 봉사활동을 경험한 학생들이라 그런지 다소 여유가 있어 보였다.

자연스럽게 장갑을 끼고 옮겨 심을 화분 속에 든 흙을 뒤집어 비닐봉지에 쏟은 다음에 시든 꽃을 뽑아내고 비어있는 화분에 새로운 국화꽃을 넣고 다시 원래 흙으로 다져주는 교체 작업을 하였다.

처음 보기엔 100개나 되는 화분에 옮겨 심을 작업을 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았다. 1개의 화분은 국화꽃이 3개가 적당한 간격을 두고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다. 

자연스럽게 장갑을 끼고 옮겨 심을 화분 속에 든 흙을 뒤집어 비닐봉지에 쏟은 다음에 시든 꽃을 뽑아내고 비어있는 화분에 새로운 국화꽃을 넣고 다시 원래 흙으로 다져주는 교체 작업을 하였다. (사진=전재학 교감)

그렇게 학생들이 작업에 투여된 후 약 3시간에 걸쳐 작업이 이루어졌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부터는 작업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부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정리를 하면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작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옮겨 심은 국화꽃 화분에 물을 주는 학생들의 표정에선 무언가를 성취한 보람의 기색이 역력했고 종알종알 거리면서 나누는 대화 속에는 기쁨과 환희가 교차했다. 

어떤 학생은 “느낌이 어때?”하고 묻는 필자에게  "뿌듯해요~"라며 짧게 웃으며 응대했다. 이것이 학생 단체의 결집된 힘이었고 그 성과는 누구나 만족과 보람을 느끼는 것이었다

이는 필자가 평소에 주장하는 바이다. 작은 일에서부터 학생들이 성취감을 느끼면 그 효과는 자존감의 확대로 이어져 교육적인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일찍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늘 학생들의 봉사활동을 통해서 언제나 그렇듯이 학교 교육은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엔 젊은 학생들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있고 그들의 응집된 힘은 늘 그러듯이 순식간에 교육 현장을 바꾸어 놓는 위력을 드러냈다.

필자는 이런 모습에 반해서 지금까지 교육 현장에서 한 길을 걸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내일 아침에 등교하는 타 학생들은 친구들의 봉사 덕분에 새롭게 변모된 등굣길에서 자기들을 맞이해 주는 국화꽃들의 화사한 모습에 즐거운 마음으로 감응할 것이다. 

봉사는 이렇게 누군가에게 뜻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봉사자는 성취감을 느끼며 정서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작은 행동 하나가 서로 연대하여 협력을 하면 그 결과는 상상 이상의 모습을 드러낸다. 인류는 그렇게 연대와 협력으로 역사를 이끌어 왔고 생존해 왔다. 

오늘 3개 봉사단체가 서로 힘을 합쳐 짧은 시간에 이루어낸 결과는 비록 작은 성과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결과가 가져다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배움의 길을 열어 줄 것이고 그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내면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과정은 앞으로도 학교에서 지속적인 교육활동과 연계하면 당사자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상대방인 학생들까지도 지적, 정서적인 성장으로 변화되어 나갈 것이다.

교육은 삶과 연계한 것이어야 한다. 단지 지식만을 취식하는 교육으로는 편식이 되어 극히 제한된 결과 내지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그래서 직접 노동으로 땀을 흘리고 일의 보람을 느끼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체험중심의 교육활동을 권장하는 이유다. 오늘과 같은 연합 봉사활동이 궁극적으로 우리 교육 현장에서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 속에서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쌍방향 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의 의미 있는 봉사활동은 참여 학생의 자발성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가 자진하여 희망한 학생들이다. 그럴 경우에는 기대 이상의 교육적 효과가 보장된다. 

이제 가을이 깊어가는 만큼 청소년 교육 현장에서도 더욱 알찬 결실을 거두고 그 결과는 모두가 유의미한 것으로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