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추락‧불공정 교원평가‧차등성과급‧돌봄교실 등 요인 반영 못해
엉뚱한 정책적 시사점, 교사 사기만 더 떨어뜨려...제도 및 근무여건 개선해야

한국교총 전경
한국교총 전경

[에듀인뉴스=오영세 기자] “교사가 고용 안정, 반복적 직무로 열정 더 낮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일반 취업자와 교사의 직무수행 태도 비교’ 결과에서 교사의 ‘열정’이 일반 취업자보다 낮게 나타난 것에 대해 ‘고용이 안정돼 있고 매년 반복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직무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 연구진 분석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우려하고 나섰다.

교총은 5일 입장을 통해 “교사들의 열정 점수가 낮은 원인에 대해 아무런 제시 없이 연구진이 고용 안정, 반복적 직무 때문으로 ‘추측’한 것은 매우 주관적이며 전혀 타당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이번에 조사한 12개 측정 문항 중 신뢰성, 주도, 친절함, 규정준수 등 11개 문항은 교사가 높게 나타난 반면 유일하게 ‘열정’은 일반 취업자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고용이 안정돼 있고 매년 반복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직무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교총은 “결과만큼 중요한 것은 그 원인을 제대로 밝히는 것”이라며 “교사의 열정이 낮은 이유에 대해 면밀한 조사와 분석이 없어 정책적 시사점을 찾기 어렵다”며 오히려 “원인에 대한 객관적 데이터 없이 연구자가 주관적으로 고용 안정, 반복적인 직무 때문으로 귀결시킨 부분은 교사의 사기만 떨어뜨리고, 잘못된 정책 추진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고용 안정을 지적한데 대해 “그간 교단의 분발과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로 도입된 교원평가, 차등 성과급제 등은 오히려 냉소와 체념을 낳고, 교직의 협력보다는 정치화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또 “교원 명예퇴직 증가는 교직에 대한 회의감과 열정 하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교원들은 명퇴 이유로 교권 추락, 학부모 민원 고충을 압도적으로 꼽는 만큼 교권 확립을 위한 정책 추진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교총이 작년 5월 전국 유‧초‧중‧고, 대학 교원 549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명퇴 증가 이유에 대해 ‘학생 생활지도 붕괴 등 교권 추락’, ‘학부모 민원 증가에 따른 고충’을 대다수가 꼽았다.

교총은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탁아, 사교육 수요인 돌봄교실 및 방과후 학교 업무가 교사들에게 떠넘겨져 업무 가중은 물론 노무, 민원 분쟁에까지 시달리고 있다”며 “교사로서 자괴감을 불러일으키는 무분별한 업무 유입‧전가를 정치권과 정부는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윤수 회장은 “교사의 열정을 빼앗는 것은 교권 추락, 불공정한 교원평가 및 차등성과급 제도, 돌봄‧방과후 학교 등 비본질적 업무 가중이 교단의 헌신과 열정을 무너뜨릴 뿐”이라며 “교원평가 전면 개선, 차등성과급 폐지 등 교권 확립과 처우‧근무환경을 개선해 교사의 열정을 되살리는 근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