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중국, 가까운 듯하면서 이질감이 드는 곳이다. G2로 미국과 견주고 있는 중국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중국을 비웃는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지리상으로 가까워 문화적으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중국. <에듀인뉴스>는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를 통해 중국의 도시에 살아가면서 느낀 문화 그리고 역사적 배경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중국을 접하고 알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로 인해 중국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과거에 대한 이해와 미래를 예측해보는 작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알다가도 모를 중국!

주가각 입구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주가각 입구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주씨들의 수향마을 주가각 - 10대 휴한가의 모습을 드러내다


[에듀인뉴스] 항저우의 서호를 포기했으니 어떻게 해서라도 수향마을은 가고 싶었다. 그중에서도 상하이의 외각에 있는 수향마을 주가각. 여행 계획 때부터 이곳을 다녀오면 피곤함으로 그날의 스케줄은 끝이라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에 오늘의 마지막 코스로 잡아본다.

인민광장 인근에서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고 들었는데 잘 찾아보니 지하철을 통해서도 갈 수 있었다. 2호선 홍차우역에서 17호선으로 갈아타면 주가각역으로 갈 수가 있다.

지하철의 한 정거장에 비해서는 한 역의 텀이 길다. 1시간 20분쯤 걸린다. 점점 사람이 없어질 쯤 주가각역에 도착했는데 휴가 기간 임에도 주가각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없다.

‘분명 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장소 중에 하나인데... 이렇게 한산하지? 잘못 온 건가?’

주가각역 인근에서 택시를 타고 가려했지만 더운 날씨에 택시도 없고 그렇다고 걸어가기에도 쉽지가 않다. 바이두 지도로 버스 노선을 알아보고 와이프와 아들이 버스 기사님께 물어물어 주가각 근처에서 내릴 수가 있었다.

주가각은 상하이 근교에 위치하고 있는 물이 흐르는 마을로 상하이의 베니스라고 불린다. 송나라 시대부터 형성되어 명나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수상 교통의 요지였다.

중국의 전통적인 곳을 가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전통적인 건물들이 보일 즈음 현대의 카페들이 또 많이 보인다. 수향마을 골목에는 취두부 등 먹거리를 팔아 특유의 향신료 냄새들이 난다.

입장료가 무료인 주가각은 전형적인 강남 수향 고진으로 인구는 약 6만6000명이다. 주요거리는 북대가(北大街), 동정가(東井街), 서정가(西井街), 대신가(大新街), 동시가(東市街) 등이며 그중 북대가(北大街)는 2005년 11월에 상하이 10대 휴한가(休閑街) 중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주씨들이 모여 사는 수향마을인 주가각은 상하이 중심지와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이곳만의 독특한 풍경은 사람들에게 많은 칭송을 듣는다.

주가각 상점들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주가각 상점들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물길을 중심으로 양 옆에 빼곡하게 가옥들과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주가각은 물길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많은데 그 위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9개의 물길을 따라 9개의 골목이 부채꼴모양으로 이뤄져 있다. 카인과 아벨이라는 드라마와 영화 미션 임파서블3에서 나온 장소로도 유명하며 야경 역시 아름답다.

상하이 중심가와는 다르게 조용하면서도 한적한 시골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들어가면 입장료를 주고 들어가는 청나라 시대 우체국이 있는데 우체국 내부는 다양한 전시를 통해 당시의 우편물이나 우편 업무 처리에 대해 대강의 정보를 준다.

전통적인 수향 마을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전통적인 수향 마을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방생교라는 다리가 있는데 물고기나 동물들을 놓아주는 곳이다. 방생교 돌계단을 걷다보면 한적하게 지나는 나룻배를 감상할 수 있으며 스타벅스와 우리나라 설빙 등의 카페들이 있다.

여유 있게 카페에서 맛봤던 시원한 과일주스들이 주가각을 더욱 생각나게 한다. 시간적 여유가 더 있었다면 야경을 보고 왔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다시 난징동루로 가기 위해 내렸던 버스정거장 반대쪽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데 도로공사로 인해 일방통행인 상황이다.

중국어를 잘 못하기에 여행계획 단계에서 부터 다양한 정보 검색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생기는 일들은 사람을 당황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가족이 있어 든든하기도 하지만 어쩔 땐 고생시키는 것 같아 미안함이 든다.

버스 정거장 앞의 상점 주인과 지나가던 아주머니께서 버스가 여기로 지나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셨다. 반대쪽 길에서 조금 더 가면 있는 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타라고 하신다. 본인의 일과 상관도 없는데 이렇게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면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비슷한 것 같다.

근데 터미널이 어디인지 몰라서 다시 여쭤보니 아주머니께서 같이 가자고 하신다. 작은 터미널 같은 곳으로 데려다 주시며 정차해 있는 버스 앞까지 가서 탑승까지 하셨다. 아주머니의 목적지까지는 조금 돌아가는 코스인데도 같이 타신 것이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해당버스를 아주머니와 같이 타고 주가각역으로 갈 수 있었다. 우리가 걱정되는지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면 된다고 끊임없이 말씀해주신다. 너무나 고마워 연신 "谢谢! 谢谢!”라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이곳에 오기 전 솔직히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좋은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나다 보니 새로운 인상을 갖게 된다.

주가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시 난징동루역으로 간다. 항저우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더운 날씨에 피곤함을 느낀다. 가족들과 한국식당을 검색하여 알아보고 식사하러 먹으러 가는데 어느새 저녁이다.

타국에서 만나는 한국은 너무나 반갑고 자랑스럽다. 스마트폰 하나로 해외에서 이렇게 돌아다니고 무엇이든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앞으로의 세상은 어디까지 변할까 궁금하기만 하다.

먹는 양이 많지 않은 우리들은 평소보다 많은 양의 고기를 먹고 에너지를 충전했다. 소화를 시키기 위해 난징동루를 돌아보면서 들어간 상해 레고 랜드는 실제 레고 랜드라기보다는 커다란 레고숍이라고 볼 수 있다.

상하이 레고 스토어.(사진=김현진 교사)
상하이 레고 스토어.(사진=김현진 교사)

레고 랜드 안에는 레고 블록으로 만든 커다란 자동차와 동방명주가 있다. 어디서나 친숙한 레고, 아들과 어릴 때 같이 만들었던 레고를 여기서 보니 또 새롭다.

레고 랜드에서 나와서 인근에 있는 m&m매장과 한국 사람들에게 핫 플레이스인 지오다노 매장 앞의 I♥SH 입간판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여행에서 남는 것은 역시 사진이다. 조금은 지쳐 있었지만 한국 음식으로 허기짐을 달랠 수 있었고 소화를 시키러 돌아다닌 난징동루 보행가의 야경은 너무 아름답기만 하다.

상하이 박물관 입구.(사진=김현진 교사)
상하이 박물관 입구.(사진=김현진 교사)

중국 4대 박물관 상하이박물관 - 고대부터 시작된 12만점의 역사를 간직하다


베이징의 고궁박물관, 난징박물관, 상하이박물관은 시안의 섬서 역사박물관과 함께 중국의 4대 박물관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하루에 8000명만 입장한다는 상하이 박물관에 입장하기 위하여 아침부터 서둘러 인민광장 공원에 위치한 박물관을 찾아 갔다.

상하이박물관은 1996년 현재의 박물관으로 다시 지어져 개관했다. 박물관의 외관은 최상부에 원반을 얹어 놓은 것처럼 생겼으며, 아래 부분은 솥을 받치고 있는 세발솥(중국 고대 청동기 그릇) 모양을 하고 있다. 대로부터의 중국의 세계관, 우주관과 함께 삼발이에 대표된 청동기 유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박물관은 상하이시에서 운영하며 입장료는 무료(운영시간 9시 ~ 17시)이다. 중국 4대 박물관으로 유명하기에 관광객들이 자녀와 함께 방문했다가 전시물들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아침 일찍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날씨가 무더워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커다란 선풍기와 천막을 쳐 놓았고 지그재그식의 난간을 만들어 놓았다.

1시간쯤 기다려 엑스레이 투시기로 가방 검사를 하고 입장을 하는데 여자 공안이 내 가방에 있던 환타 음료수를 잡고 말을 한다.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듣지 못하고 있는데 와이프가 이야기 해준다.

음료수를 먹어보라는 것이다. 음료수를 먹어보고 멀쩡한 나를 보더니 박물관 안으로 들여보내준다. 혹시나 음료수에 이상한 약품을 섞지 않았나 확인하는 단계인 듯하다.

상하이 박물관 고대관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상하이 박물관 고대관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박물관은 11개의 전시장이 개설되어 12만점의 전시물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상하이의 유물은 물론이고 상하이 주변(중국남부 지역)의 유물이 보관되어 있다.

고대 청동관, 고대 조소관, 고대 도자기관, 역대 새인관, 역대 서법관, 역대 회화관, 명청 가구관, 소수민족 공예관, 역대 전폐관, 고대 옥기관, 도자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으로 되어 있고 특별전도 열리는 관계로 상하이 박물관을 꼼꼼히 보고자 한다면 시간이 꽤나 걸린다.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가구, 공예, 화폐, 도장과 관련하여 주제 중심으로 전시되다 보니 시대별로 역사를 이해하고 문화재 등을 보는 부분에서는 조금은 어렵다.

시대별 가구와 어우러진 글과 그림.(사진=김현진 교사)
시대별 가구와 어우러진 글과 그림.(사진=김현진 교사)

소수 민족 전시관에 운난성 지역 여자의 옷과 대만의 고기잡이배가 있는 것을 보면서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중국 곳곳에 아직도 대만의 흔적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상하이박물관 주변으로 인민공원, 상하이 도시계획 전시관, 상하이미술관과 백화점 등이 모여 있어 여행하기에는 참 좋은 동선을 가지고 있다. 인민 공원 앞으로 보이는 신세계 백화점이 신기하다.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