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코로나바이러스로 언택트시대가 도래하여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격주 등교가 이루어진 지 5개월이 훌쩍 넘었다. 그리고 벌써 12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학생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2020년과 이전을 비교해본다면, 어쩌면 더 나아진 부분도, 반대로 심각해진 부분도 있다. 바이러스가 엄청난 전파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모두를 위해서 모두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불편함과 학생 인권 침해 그사이의 경계가 명확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사진=mbc 캡처)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일방적 통보를 받는다


온라인 수업 이후 등교 방식이나 학사 일정 변경, 기타 건의사항 등 여러 부분에 있어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같이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내려진 결정으로 학교생활을 보내는 것이 아닌, 학교의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선택권이 모두 사라져버린 채 학교에 다니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제약이 많다 보니 수학여행, 체육대회, 축제, 동아리 활동 등 학생들의 학교 문화, 즐거움, 추억들을 간직할 기회들이 그 전과 비해 대부분 없어진 것이 맞다. 

수능에만 꼼짝없이 집중해야 하는 고등학교 3학년을 제외하고, 1, 2학년 때만 누릴 수 있는 이러한 경험들조차 학생들은 얻지 못하고 있는데 그것들을 대신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논의는커녕 건의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수직적인 학교 구조 속에서 학생들이 직접 의견을 내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아직도 드문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학년의 전면등교 여부를 결정할 때에도 해당 학년의 의견이 중요시되는 것이 아닌 학교의 일방적 통보 혹은 학부모만의 의견을 수렴한다. 

그렇게 정해진 학교 일정이 심지어 학생들에게 미리, 제대로 전달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학생 자치 문제는 코로나 이전에도 보였지만, 오히려 이후 더 많은 학생이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화두가 되지 않았나 싶다.


‘가정학습’도 학생들은 마음대로 신청할 수 없다


지난 5월 7일, 교육부는 코로나 19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 또는 ‘경계’ 단계를 유지하는 경우, 교외체험학습 신청 사유에 ‘가정학습’을 추가하였다. 코로나 19 상황을 고려하여 가정에서 학습하는 것도 체험학습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마저도 자유롭게 신청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가정학습 의사를 강제적으로 철회시켜 등교수업을 강행한 일도 있었고, 가정학습을 쓸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도록 눈치를 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잠깐 논점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이 ‘가정학습’ 사유가 지나친 사교육의 과열로 인해 변질된 부분이 보이기도 한다. 학원에서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목적으로 ‘가정학습’을 신청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이러한 측면에 있어서 다시 한번 교육제도를 재고할 필요성이 있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건의가 교권침해?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 될수록 수업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의 71.4%가 여전히 코로나 19 상황에서의 교육에 대해 ‘매우 불만족’, ‘불만족’의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등학교에서도 역시 1학기 때와는 별 차이 없이 수업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EBS온라인클래스로 진행되는 고교의 온라인 수업 역시 1학기 때부터 지적해온 문제들이 무뎌졌을 뿐 별다른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교사에게 건의하는 경우, 이것이 교권침해라며 학생들의 의견은 들으려 하지 않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리고 학생들이 쉽게 의견을 낼 수 없는 것 또한, 한국 학교의 현실이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서로의 수업에 대한 피드백이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학생과 교사 사이의 의견 교환은 더더욱 이뤄지기 쉽지 않다. 이런 학교 문화는 한시라도 변해야 함이 분명하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모두가 불편함을 겪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요구해야 하는 것은 요구하고 같이 타협점을 찾아나가는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