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부설 대상교 선정 심사계획도 없이 실시 뒤 후 결재
1차 심사 후 '현장평가' 신설하는 등 대상교 조작 의혹 제기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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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교육부 그린스마트스쿨 공간혁신사업 대상교 선정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1차 심사(서면평가)를 진행한 뒤 선정 계획(안)을 뒤늦게 내부 결재하고, 서면평가 결과를 확인한 후 ‘현장평가’를 신설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교육부 미래교육추진팀은 지난해부터 국립부설학교 및 국립특수학교 공간혁신사업 대상교 선정을 위한 심의를 진행, 올 2월말 학교를 확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9년 11월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12월 20일 사업신청서를 마감, 국립부설학교 16개교와 국립특수학교 2개교의 신청을 받았다.

12월 23일에는 1차 선정위원회를 열어 서면평가를 진행, 경북사대부설초, 대구교대대구부설초, 전주교대전주부설초, 제주교대부설초, 전남사대부설중, 충북사대부설고, 서울농학교 등 7개 학교가 후보교로, 서울맹학교가 예비후보교로 낙점됐다.

그러나 <에듀인뉴스> 확인 결과, 현장 심사가 포함된 ‘2020년 국립부설학교 및 국립특수학교 학교공간혁신사업교 선정 계획(안)’은 서면 평가가 진행된 12월23일보다 20일이나 지난 2020년 1월 13일자로 결재가 이뤄졌다.

심사 종합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심사를 진행, 주먹구구 심사를 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이는 부분이다.


서면평가 결과 보고 받고 화 낸 팀장, 그리고 만들어진 2차 ‘현장평가’


또 서면평가 당일 결과표를 받은 배모 미래교육추진팀장이 화를 낸 이후 2차 ‘현장평가’가 만들어졌다는 증언이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나와 사업 대상교가 이미 정해져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공간혁신사업 추진 관계자 A씨는 “1차 선정위원회를 마친 후 결과표를 본 배모 팀장이 화를 내는 것을 목격했다”며 “이후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현장 평가’가 추가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을 보면 실행을 먼저 하고 서류를 맞춰 왔다”며 “심사는 서면평가만 하고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도 “1차 서면평가 진행 결과를 본 후 2차 현장평가를 만든 게 맞다”고 증언했다.

<에듀인뉴스>는 교육부 및 해당 팀 책임자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문자메세지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미래교육추진팀은 2020년 1월 8일부터 20일까지 현장 평가를 실시, 1월 21일 바로 종합심의에 나서 서울농학교, 전주교대부설초, 충북사대부설고, 전남사대부설중 등 5개교를 선정했다.

1차 서면평가 결과 후보교에 올랐던 경북사대부설초, 대구교대대구부설초, 제주교대부설초는 고배를 마셨다.

교육계 관계자는 “선정 심사계획이 모두 완성된 이후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니냐. 교육부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믿기 어렵다"면서 "이런식이면 평가 기관 의중에 따라 전형을 만들 수도 없앨 수도 있다. 책임자 급의 의중을 반영하기 위한 방식이라는 의혹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