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일반 2단계 평가때 20점 반영, 수시 ‘지역균형’ 정시에 신설
공교육 정상화 기여, 재수생 강세 완화, 강남 쏠림 등 줄어들 것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서울대학교가 현재 고교 1학년이 입시를 치르는 2023학년도부터 서울대 정시 모집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평가 내용이 ‘교과 평가’라는 항목으로 반영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의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사항'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2023 대입 전형부터 서울대를 포함한 주요 대학들에게 전체 모집인원의 40% 이상을 수능 중심 정시로 선발하도록 한 가운데, 정시 모집에 학생의 교과 이수 충실도와 교과 성취도 우수성을 본격적인 평가 요소로 활용하는 교과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것.
서울대 예고에 따르면, 2023학년도 입시부터 정시 모집 일반전형의 경우 1단계 평가는 수능 100%로 2배수를 뽑는다. 2단계 평가에서 1단계 성적을 80점 반영하고, 3등급으로 나눠 절대 평가한 교과 평가를 20점 반영한다.
또 수시에만 있던 ‘지역균형전형’을 2023학년도부터 정시 모집에도 신설한다. 정시에 신설될 지역균형전형은 수능 60점, 교과 평가 40점으로 환산해 평가한다. 지역균형전형은 수시 모집과 마찬가지로 학교장 추천을 받은 고3 재학생과 졸업생이 학교당 2명 이내로 지원할 수 있다.
수시 모집 지역균형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 중 3개 영역 이상에서 2등급 이내를 받아야 하던 것을 4개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의 합이 7등급 이내’로 완화한다.
서울대 전형예고에 대해 공교육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학교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줘 공교육 정상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교조는 29일 논평을 통해 "정시에 지역균형전형 신설 및 교과 평가 반영, 지역균형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 완화 등 공교육 살리기 측면에서 이번 전형을 환영한다"며 "다른 대학들도 고교 교육과정 충실히 반영한 대입제도 개선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교육계에서도 특정지역 쏠림이나 재수생 강세는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서울 강남권 등 교육특구 지역의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시도 교과 평가 반영에 따라 지원 자격에 따른 재수생 강세 현상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중3 학생들과 이후 고입 지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특목고 및 자사고, 교육특구 지역 소재 일반고 인기는 예년 수준 정도로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2023 서울대 정시 선발 어떻게 바뀌나
교과 평가가 도입되어 종전 정시 수능 100% 전형에서 2023 정시부터는 정시 일반전형 최종 기준 수능 80 + 교과평가 20, 정시 지역균형전형 수능 60 + 교과평가 40으로 합격의 당락을 정하는 기준으로 교과 평가가 최소 20% 이상 반영된다.
예를 들어 정시 일반전형 최종 기준으로 교과평가가 20 도입되는 데(1단계(2배수) 수능 100, 2단계 수능 80 + 교과평가 20), 이는 실질 반영 비율로도 수능 성적은 20점(실질반영점수) + 60점(기본점수), 교과평가는 5점(실질반영점수) + 15점(기본점수)이 되어 교과평가 20%가 유지된다.
정시 지역균형전형으로는 교과평가가 40인 데, 실질 반영 비율로도 수능 성적은 15점(실질반영점수) + 45점(기본점수), 교과평가는 10점(실질반영점수) + 30점(기본점수)이 되어 실질 반영 비율 교과평가 40%가 유지된다.
여기서 교과평가의 평가 방법이 관심을 끈다. 학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만 반영하고, 학생부 중 수시와 달리 출결사항, 수상실적, 창의적 체험활동, 봉사활동, 독서,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반영하지 않는 점이다.
다음으로 교과 평가 항목은 ① 교과목 이수 현황 ② 교과 학업 성취도 ③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교과 학업 수행 내용)이다. 이 가운데 핵심인 교과 학업 성취도는 교과목 대상은 기초 교과 영역(국어, 수학, 영어 등) 및 모집단위 관련 교과목이고, 평가 내용은 과목 수준, 수강자 수, 원점수, 평균(표준편차), 성취도별 분포 비율 등이다.
평가 기준은 절대평가다. A등급은 모집단위 학문 분야 관련 교과목을 적극적으로 선택해 이수하고, 전 교과 성취도가 우수하며 교과목별 수업에서 주도적 학업 태도가 나타나야 한다.
예를 들어 공대 지원자의 경우에 기초 교과 영역(국어, 수학, 영어 등) 및 모집단위 관련 교과목(과학I, II 교과 등) 성적이 1∼2등급, 성취도 A 수준이고 B등급은 일반적인 수준의 교과 성취도 및 교과 이수 내용, 학업 수행 능력이 나타난 것, C등급은 교과 성취도 및 교과 이수 내용이 미흡하여 충실히 고교 생활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할만한 경우다.
교과평가 등급 점수는 일반전형이 A등급 5점, B등급 3점, C등급 0점, 지역균형전형은 A등급 10점, B등급 6점, C등급 0점이다.
평가 방식은 2명의 평가자가 독립적으로 평가하여 조합별로 점수를 부여하는 데, 평균 점수로 반영되고, 일반전형은 AA(5점), AB(4점), BB(3점) 등이고, 지역균형전형은 AA(10점), AB(8점), BB(6점) 등이다.
이에 따르면 실질적인 교과평가의 변별력은 일반전형 만점 기준 -1점에서 -2점 정도, 지역균형전형은 전형의 성격상 -2점 정도에 머물러 합격선 근방에 있는 수험생들에게는 실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23 서울대 대입 전형에서 보다 구체적인 모집단위별 모집인원 및 전형별 전형방법 등을 포함한 세부 사항은 2021년 4월 중 안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