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모든 변화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그중에서도 학교의 비정상화가 1년에 가깝게 지속되는 관계로 그 후유증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우려스러운 조짐으로 번지고 있다. 성장기에 있어 청소년은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인지라 주변 환경으로부터 받는 사소한 자극과 변화에도 상상 이상의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장기간에 걸친 코로나 방역으로 불규칙적인 학교생활과 학습으로 인해 코로나 블루(blue)라는 우울증이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인 K-방역 못지않게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적인 관심과 대응, 예기치 않은 사건, 사고의 예방과 실제 발생에 대한 조치들이 긴급한 현안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각급 학교는 생명 존중 및 자살 예방 교육이 가장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불명예스럽게도 OECD 국가 중에서 청소년 자살률이 수년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꽃다운 청춘이 피기도 전에 황망하게 시들어 버리는 이런 현상은 우리의 청소년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소년 스트레스의 원인은 중학교의 경우 1위가 학업 문제(34.0%), 2위가 가족 간의 갈등(24.8%)로 나타났으며 고등학교의 경우는 1위가 학업 문제(39.7%), 2위가 미래에 대한 불안(27.7%)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면 결국 신체적, 심리적, 행동적 증상들로 이어지고 심하면 우울과 자살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청소년의 자살은 총 298건의 사례 중에서 92%가 사전에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가족 중에서 21.4%만이 경고 신호를 인지하고 있었다. (출처: 중앙심리부검센터)

여기서 잠시 청소년 자살의 위험 신호를 살펴보자. “요즘 불안해. 잠도 잘 안 오고…” “정말 힘들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혹시 가족, 친구, 동료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는지? 자살에 앞서 보내는 신호의 단적인 예다. 

 인천세원고는 청소년들의 불행을 예방하고자 Wee 센터 상담교사가 중심이 되어 온 교직원이 나서고 또한 자율 동아리 학생들의 봉사활동으로 연중 생명 존중 및 자살 예방을 위한 캠페인과 자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의 위험 신호는 여러 형태로 사전에 드러난다. 첫째, 언어적 단서다. 죽고 싶다는 직접적인 표현과 절망감과 죄책감의 표현인 “내가 없는 게 더 나을거야”는 바로 그 증거다. 

둘째, 감정적인 단서다. 감정의 큰 기복이 나타나고 눈물이나 급작스러운 분노, 불안한 표정 등이 동반된다. 셋째, 상황적 단서다. 가족이나 친구와의 사별, 신체적 장애와 말기질환, 심한 통증, 그리고 사회, 경제적 자원을 상실함으로써 발생한다. 
넷째, 행동적 단서다. 자살을 준비하는 행동과 자해 흔적, 혼자 있으려는 행동, 위생 상태의 변화 등이 함께 작동한다.

본교는 이러한 청소년들의 불행을 예방하고자 Wee 센터 상담교사가 중심이 되어 온 교직원이 나서고 또한 자율 동아리 학생들의 봉사활동으로 연중 생명 존중 및 자살 예방을 위한 캠페인과 자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11월 첫 주인 6일(금)에 실시한 교육에서 청소년 자살의 위험 신호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주위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또한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어떻게 도움을 청할지, 어디로 연락하면 좋을지에 대한 기관과 연락처를 알려주는 교육도 함께 실시하였다. (강사: 김나현)

그럼 학교에서는 어떻게 자살 예방 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까? 그것은 먼저, 주변의 친구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무슨 일 있니? 힘들어 보여. 우린 친구잖아, 이야기해봐. 털어놓고 나면 좀 가벼워질 거야. 같이 있어 줄께. 너 혹시 자살 생각하고 있는 거니? 듣고 보니 너 많이 힘들었겠다. 바람 좀 쏘이고 맛있는 거 먹을까?” 등등 간단한 관심 표현이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마치 감기 걸려 아픈 친구에게 “괜찮아?”라고 물어보는 관심과 같다. 이처럼 나 아닌 타인에게 마음 한자리를 내어주는 관심이야말로 생명을 살리는 특효약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또한 힘들고 어려울 때는 스스로 지인에게 연락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두 가지는 반드시 병행해야 할 자살 예방 교육의 ABC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학생들이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운동, 독서, 음악 듣기, 친구 만나기, 맛있는 음식 먹기, 잠자기, 산책 등등 얼마든지 자신만의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부터 역경과 고난의 극복 방법을 터득하면 자동적으로 회복탄력성을 높여 평생을 살아가는 자산이 될 수도 있다. 

학교는 생명을 살리는 교육기관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학생들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우울한 상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에 희망을 기대할 수 없다. 학교는 무엇보다도 학생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즐겁게 배우며 교사는 가르치는 보람과 긍지를 얻을 수 있고 학부모는 만족하고 신뢰하는 교육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교육공동체의 삼위일체는 말로만 주장하고 이론적으로 연구하는 허상이 아니다. 청소년의 자살 이면에는 겉도는 교육공동체의 불편한 진실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이제 우리가 청소년 자살률 1위의 멍에를 벗는 날은 언제쯤일까? 교육은 미래의 희망과 꿈을 노래하는 우렁찬 합창이어야 한다. 여기엔 강력한 생명 존중 사상을 바탕으로 교육공동체 간의 상호존중과 배려, 봉사와 희생의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청소년의 생명을 살리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