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薄氷)의 승부를 펼치다'

[에듀인뉴스] 속뜻풀이 한자칼럼

 薄 氷
*엷을 박(艸-17, 3급) 
*얼음 빙(水-5, 6급)

‘박빙의 승부/박빙의 우위’의 ‘박빙’이 ‘근소한 차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까닭을 이해하자면 ‘薄氷’의 속뜻을 알아야!

薄자는 풀이 자라기 어려울 정도로 땅이 ‘메마르다’(dry; arid)는 뜻을 위한 것이었으니 ‘풀 초’(艸)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溥(넓을 부)는 발음요소였다고 하는데 음 차이가 다소 큰 셈이다. ‘얇다’(thin)는 뜻으로도 쓰인다. 

氷자의 원형은 ‘얼음’(ice)을 뜻하기 위하여 두 덩어리의 얼음을 본뜬 ‘冫’이었다. 이것이 너무나 간단하여 다시 ‘물 수’(水)를 첨가하여 冰으로 쓰다가 획수를 한 획 줄이고 구조를 재배치한 것이 지금의 ‘氷’이다.

薄氷은 ‘매우 얇은[薄] 얼음[氷]’, 즉 ‘살얼음’이 속뜻이기에 ‘근소한 차이’를 비유하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아주 높은 수양의 경지를 비유하여 ‘백장의 장대 끝’이라고 한다.

옛날 한 큰스님 왈, “백장의 장대 끝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百丈竿頭須進步 - ‘景德傳燈錄’ 권10 招賢大師.)

●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 <속뜻사전>(앱&종이) 편저, ‘우리말 속뜻 논어’/‘금강경’ 국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