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별도시험실 감독관은 방호복/ 자가격리 감독관은 고글, 마스크, 장갑 등 착용
서울시교육청, 2400여명 일반시험실 감독관도 희망 시 코로나19 검사 받을 수 있어

 확진자 시험실 감독관은 D레벨 방호복을 입고 보안경, 마스크 등 온몸을 빈틈없이 싸매야 한다.(사진=mbc 캡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중등 임용시험을 하루 앞둔 11월 20일 노량진학원가에서 최소한 26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시교육청 본청과 11개 교육지원청에서 총 40명의 장학사와 주무관들이 감독관으로 긴급 차출되었다. 

21일 중등임용시험 시작 전, 시험장 감독관들은 방호복D, 보안경, 마스크 등 온몸을 빈틈없이 싸매고 시험실로 입실했다. 

시험실 당 8명의 수험생들이 불안한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1시간 정도 지나니 점차 호흡이 곤란해지기 시작했다. 습기 때문인지 어지러움 때문인지 눈 앞이 부옇게 흐려져 왔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통풍이 전혀 되지 않는 비닐 방호복으로 인해 온몸이 땀으로 젖어왔다. 

옷을 벗으면 위험한 상황. 점심 식사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다. 그저 이를 악물고 온전히 8시부터 오후 14시30분까지 꼬박 6시간 30분을 내내 버텨냈다. 내 인생에 그렇게 길게 느껴진 시간은 처음이었다.” 

지난 21일 치러진 중등임용시험에서 D레벨 방호복을 입고 시험 감독을 한 어느 감독관의 이야기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6일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능시험에서도 확진자 별도시험실 감독관은 이처럼 D레벨 방호복을 입고 감독에 나서야 한다. 자가격리 수험생 감독관은 방호복은 입지 않고 고글,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6일지지 수능 응시생 중 코로나 확진자는 21명, 자가 격리자는 144명이다. 확진된 응시생은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서 시험을 치며, 자가 격리 대상자는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가장 많은 학생이 시험을 치르는 경기도교육청이 27일 도내 학교에 일괄 구매해 배포한 수능 방역 물품 꾸러미에는 ▲D레벨 방호복 20벌 ▲4종 개인보호구 10개가 포함됐다. 경기도는 342개 시험장에서 13만7690명이 응시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D레벨 방호복은 시험 당일 37.5℃ 이상의 발열과 기침·인후통 등 코로나19 임상 증상이 있는 수험생이 응시하는 별도시험실 감독관이 착용하고 고글, KF94 마스크, 가운, 장갑으로 구성된 4종 개인보호구는 시험장 방역 담당관이, 마스크와 장갑은 모든 시험 감독관이 착용한다”고 설명했다. 

중등 임용시험 감독관의 경험담처럼 올해 수능시험 감독관의 하루는 매우 힘들겠지만, 교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내해야 할 고통이라고 입을 모은다. 

확진자 등 별도시험실 감독을 자원했다는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51세)는 “고교 선생님들은 그동안 많이 고생하셨을테니 별도시험실 감독으로 자원했다”며 “수능 감독관은 젊은 후배들 위주로 감독에 나서지만 올해는 감독관도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아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수능 시험장은 1381개이며, 시험실은 총 3만1459개로 전년 시험실보다 50% 늘렸다. 관리감독 인력도 12만1592명이 투입된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는 초등교사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예비 수능 감독관 차출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울은 2400명 정도의 교사가 감독에 나선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 협조로 교육부가 밝힌 확진자·자가격리자 시험실 감독관 외에도 일반시험장 시험실 감독관까지 희망할 경우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손기서 서울 화원중 교장은 "수도권 코로나 위기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수능 감독교사의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면서 방역을 강화는 서울교육청의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책은 학교현장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공개한 중등임용시험에서 D레벨 방호복을 착용한 감독관은 힘들었던 하루에 대해 이렇게 마무리 했다.

“육체적 고통보다 더 힘들었던 건 혹여 수험생 중 코로나에 감염이 된 사람이 있으면 어쩌지라는 본능적 공포였다. 굵직한 걱정부터 사소한 걱정까지 머릿속이 한없이 복잡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의 가능성과 공포를 안고 오랫동안 준비해 온, 인생의 진로를 결정짓는 시험을 보기 위해 책상 앞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수험생들 앞에서 나의 고통을 내색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끝을 알 수 없는 시간이 한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