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중국, 가까운 듯하면서 이질감이 드는 곳이다. G2로 미국과 견주고 있는 중국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중국을 비웃는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지리상으로 가까워 문화적으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중국. <에듀인뉴스>는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를 통해 중국의 도시에 살아가면서 느낀 문화 그리고 역사적 배경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중국을 접하고 알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로 인해 중국의 현재 모습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과거에 대한 이해와 미래를 예측해보는 작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알다가도 모를 중국!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김현진 중국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중국의 국경절


중국의 국경절은 건국기념일로 매년 10월 1일이다.

1949년 10월 1일 중국 공산당이 국공 내전에서 승리하여 국민당을 중국 본토에서 몰아내고 마오쩌둥이 천안문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면서 매년 10월 1일을 국경절로 지내게 되었다.

중국의 최대의 기념일로 국가적으로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고 있으며 중국 사람들에게는 연휴 중 가장 긴 1주일의 휴일이므로 곳곳으로 여행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국경절은 5월의 노동절과 마찬가지로 중국 어느 곳이든지 사람들로 붐비는 기간이다.

중국 사람들은 주말과 연결된 기간은 휴일로 지내지 않고 10월 1일부터 휴일로 지낸다고 한다. 따라서 주말 기간부터 한국국제학교의 연휴가 시작되므로 그 기간을 활용하면 중국 사람들의 일정과 겹치지 않을 것 같다.

이번에 우리가 가기로 한 장소는 중국의 샌프란시스코라 불리며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충칭(重庆)! 인근의 쓰촨성 성도인 청두와 연계하여 가려고 하였지만 과감히 생략하기로 하였다.

장베이 국제공항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장베이 국제공항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충칭 장베이 국제공항(重庆江北国际机场)


금요일 퇴근과 함께 저녁비행기를 타고 가는 관계로 공항까지 디디추싱을 타고 가기로 하였다. 급하게 결정하고 계획하다 보니 다른 때에 비해 준비가 조금 미흡하다.

중국도 출퇴근 시간에는 차가 많이 막힌다. 비행기 출발 2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차가 막히는 관계로 기사님이 골목골목을 통해서 이동을 하신다.

때로는 역주행을 하기도 하고 신호가 끊겼는데도 정주행을 하기도 한다. 나도 모르게 조수석 위의 손잡이를 잡는다. 기사님의 노력으로 정확히 출발 2시간 전 공항에 도착했다.

충칭 및 스촨성 지역에서 많이 운항하는 쓰촨항공 항공기.(사진=김현진 교사)
충칭 및 스촨성 지역에서 많이 운항하는 쓰촨항공 항공기.(사진=김현진 교사)

이번 여행은 중국에 와서 가장 먼 곳으로 가기에 비행기에 있는 시간도 가장 길어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 특유의 설레임은 너무 좋다.

진나라 통일 전 파(巴) 나라의 자리에 위치한 충칭은 기원전 1년 진나라 장의가 파나라를 정복한 후 파군(巴郡)이 설치되었던 곳으로 이후 삼국지 유비의 촉나라에 속한 지역이기도 하다.

명대 나 송 청대의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이자 무역 항구였던 충칭(重庆)은 중국 내륙 남서부의 도시로 양쯔 강(揚子江)과 자링 강(嘉陵江)의 합류 지점에 위치해 있다.

우리에게 양쯔강으로 알려진 장강(长江)은 중국 대륙 중앙부로 흐르는 세계에서 번째로 긴 강으로 중국 동부 해안 지역까지 흘러 바다로 합쳐진다.

충칭은 은나라 때 파의 수도가 되기도 하였으며 송나라 때는 지금과 같은 충칭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중일 전쟁 중에는 국민당 정부의 임시 수도가 되기도 했으며 장제스의 지원 하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옮겨진 마지막 장소이기도 하다.

충칭은 주위의 높은 산들이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어 온난한 기후가 유지되며 여름에는 중국의 대 화로로 불릴 정도로 무지 덥다. 그래서인지 맵기로 유명한 훠궈(火锅)가 유명하다.

중일 전쟁 시 충칭의 높은 산과 강에 둘러싸인 자연 환경으로 생기는 안개는 전쟁에서 굉장히 유리한 조건이었다. 1년 중 안개가 끼는 기간이 100일 정도에 가깝고 대기오염이 심각해 맑은 날을 보기가 쉽지가 않다.

오늘 일정은 저녁 비행을 하는 관계로 장베이 국제공항(重庆江北国际机场)에 밤 11시에 도착해서 공항 근처의 호텔에서 하루를 묵는 것이다. 바이두 지도를 찾아보니 호텔이 공항 앞이라 걸어갈 정도의 거리로 가깝다.

하지만 실제로 밤늦게 도착해서 가족들을 이끌고 어두운 밤거리를 걷는다는 게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호텔에 픽업을 요청하였다. 공항 출국장에서 피켓에 내 이름을 들고 서 있는 픽업 맨을 만나 분 거리의 호텔에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내일 일정을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생각보다 좋은 호텔 시설과 서비스에 심취하며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장강 케이블카에서 바라 본 반대쪽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장강 케이블카에서 바라 본 반대쪽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장강 케이블카와 해방비


어제 머물렀던 호텔의 미니바 음료는 모두 무료이다.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 이 호텔의 경쟁력 있는 서비스 중에 하나인 듯하다. 5성급 호텔 이상으로 시설도 조식도 너무 좋다. 이 좋은 호텔을 뒤로 하고 오늘은 충칭 시내로 들어가야 한다.

충칭도 대도시답게 지하철이 잘 연결되어 있다. 중국에 들어올 때 사가지고 들어온 중국 여행 가이드 책의 지하철 노선도와 맞지 않은 걸 보면 그동안 지하철 노선이 조금은 바뀐 듯하다.

오늘 우리가 가는 곳은 국내선 비행기가 주로 출발하는 터미널 역에서 출발하여 10여 정거장을 가 2호선으로 환승을 해야 한다. 환승을 하고 샤오차이(小什字)역에서 내리면 충칭을 가로지르는 장강이 보인다. 그리고 그 위로는 케이블카가 운행을 한다.

오기 전에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서 얻은 대부분의 정보에는 케이블카 타는 사람들이 많아 표 발권하는데 2시간 줄서서 기다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해 한가할 것 같은 기대를 가지고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향하였다.

행운인지 예측이 맞은 것인지 여유 있어 보이는 케이블카 매표소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왕복 30위안짜리 티켓을 샀다.

장강 케이블카는 충칭 장강대교가 건설되어 있지 않았을 때 충칭 시민들의 교통수단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충칭의 경치 및 야경을 보기 위해 장강케이블카를 탄다.

케이블카 타는 줄도 여유 있어 5분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갔다.

중국은 어느 곳이든지 짐을 엑스선으로 검색해야 한다. 지하철역 박물관 그리고 이곳 케이블카 탑승장도 마찬가지이다.

케이블카는 생각보다 오래된 흔적이 보인다. 서울 남산에서 탔던 케이블카보다 조금 더 오래된 듯하다.

케이블카에서 바라 본 장강.(사진=김현진 교사)
케이블카에서 바라 본 장강.(사진=김현진 교사)

높은 건물 빌딩 옆 오래된 아파트 들 그리고 흙탕물인 장강 위로 양쪽 강을 잇는 다리가 있고 유람선들이 오가고 있다. 지금 눈에 보이는 광경이 생각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밤이 되면 또 다른 장강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한다.

강의 양 옆 부분이 서울 한강처럼 넓은 평지로 형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경사가 가파른 절벽처럼 되어 있다. 그 위아래를 잊는 고가도로 및 비탈 도로가 있고 고층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보면 충칭 지역 지형의 특징을 알 수 있다.

반대편으로 건너가서 우리는 주위를 둘러본 후 다시 줄을 서서 케이블카를 타고 원래의 방향으로 돌아왔다. 반대편에서도 다시 줄을 서려면 1시간 이상이 걸려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바로 줄을 서서 탈 수 있다.

장강 유역은 중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람들이 거주했던 지역이다. 장강은 오랫동안 정치·문화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중국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애정이 있는 강이다. 장강 삽엽은 중국사람들에게 꼭 가보고 싶은 관광지이기도 하다.

고층 빌딩 사이로 보이는 해방비.(사진=김현진 교사)
고층 빌딩 사이로 보이는 해방비.(사진=김현진 교사)

몇 시간을 기다려도 타기 쉽지 않다는 장강 케이블카를 가뿐하게 탔다는 만족감을 가지고 숙소 쪽으로 이동을 하였다.

중국에서는 구글 지도가 되지 않기에 바이두 지도 앱를 켜고 해방비 근처의 숙소를 검색해보니 7분 남짓한 거리이다. 충칭시내도 교통 체증이 자주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걸어서 도보로 이동하였다.

해방비까지 가는 길에는 대형 백화점과 세계적인 체인의 호텔이 가득하다. 하지만 평지라기보다는 언덕 형태의 지형을 지니고 있어 캐리어를 끌고 가다보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현대적인 빌딩 사이로는 서민들이 사는 허름한 아파트가 있고 그 사이에 포장마차 스타일의 작은 식당들이 있는데 충칭에 유명한 음식 중에 하나인 충칭소면 집들이 있다.

오순도순 목욕탕 의자 같은 곳에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점점 구찌 및 샤넬 등 화려한 명품 매장들이 가까이 보인다 싶었는데 저 가운데에 커다란 비석이 있다. 블로그 등에서 봤던 해방비라고 하는 것이다.

해방비는 충칭 최대의 상업중심지대에 자리잡고 있으며 충칭重庆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비석(碑)이다.

해방비는 제2차 세계대전시기 중일전쟁에서 중국이 일본을 중국 대륙에서 쫓아낸 후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또 다른 “해방”의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국공합작으로 일본군을 몰아내고 난 후 시작된 중국내 국민당과 공산당간의 내전에서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국민당을 몰아내고 승리한 후에 인민들이 지배계급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의미이다.

총 높이는 27.5m으로 현재는 충칭의 상징이자 중요한 랜드마크이다.

해방비의 주변은 충칭 제일의 번화가로 백화점 식당 은행 등이 밀집해 있다. 국경절 연휴라 걱정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다.

호텔을 찾아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가 짐을 내려 놓았다. 30층 호텔에서 내려다보이는 뷰가 정말 멋있다. 상하이에서 봤던 화려함 위주의 그 광경과는 다르게 원숙함이 보이는 느낌이랄까?

어제 밤에 충칭에 도착해서 아침부터 서둘렀더니 피곤함이 몰려온다. 하지만 10월 1일 국경절이 다가올수록 가야할 장소에 사람들로 붐빌 것 같아 부지런히 움직이자는 생각으로 호텔을 다시 나섰다.

삼협박물관 내부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삼협박물관 내부 모습.(사진=김현진 교사)

인민대례당과 삼협박물관


충칭여행에서 방문하는 대부분의 장소가 지하철을 통해서 다니기 쉬운 곳이다. 해방비 인근 시가지 바로 아래로 지하철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다.

해방비 린장먼临江门역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다보면 밖으로 흙탕물 장강이 보인다. 강 유역 높은 빌딩과 함께 사람들의 여러 살아가는 모습들이 보인다.

曾家岩역 출구로 나와 길고 습기가 많아 조금은 답답하고 음침한 통로를 지나면 광장을 중심으로 인민대례당과 삼협박물관이 나온다. 중국은 어디든지 박물관이 비교적 잘 구성되어 있다. 거기다가 입장료도 무료이다.

삼협박물관(重庆三峡博物馆 총칭싼샤 보우관)은 2005년 충칭직할시 5주년 기념으로 개방된 충칭시의 종합박물관이다. 기존에 있던 충칭시박물관과 합병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곳은 충칭의 역사문화유산과 더불어 최근 충칭에 새롭게 지어진 삼협댐의 건설과정과 의의에 대해 전시하고 있다.

삼협댐 건설은 중국의 여러 국정사업 중에서 꽤 중요한 사업 중 하나였다. 삼협댐과 관련된 부분이 박물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고 또한 삼협댐 건설을 기념하기 위해서 박물관을 새롭게 지었기 때문에 명칭이 삼협박물관이 되었다.

댐 건설로 인하여 아름다운 풍경이 가려지기도 하였지만 그로 인해 새로 생긴 풍경이 더 아름답다고 한다.

배를 타고 가는 장강삼협의 관광 코스는 2~3일 정도의 관광투어를 통해서 다녀오기도 한다.

삼협박물관의 4대 주제는 壮丽三峡(웅장하고 아름다운 삼협), 远古巴渝(먼 옛날의 파 유 충칭), 重庆·城市之路(충칭 도시의 여정), 抗战岁月(항전의 세월)이다. 4층까지 있지만 규모도 제법 커서 둘러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삼협박물관은 충칭의 발전모습과 삼협댐 전시관 등 꽤 볼거리가 많다. 오후 5시에 임박하자 박물관 문을 닫기 위한 음악이 박물관에 울려퍼진다. 미국의 섹소폰 연주가인 케니지의 going home이 흘러나온다는 것이 무척 이채롭다.

국경절 행사를 준비하는 인민대례당 앞.(사진=김현진 교사)
국경절 행사를 준비하는 인민대례당 앞.(사진=김현진 교사)

삼협박물관과 인민대례당 사이의 광장에는 곧 있을 국경절을 위한 준비로 무척이나 바쁜 듯하다. 곳곳에 중국의 오성홍기로 장식이 되어있고 또 광장 곳곳에는 오성홍기 깃발이나 페이스 페인팅을 파는 사람들이 오가는 우리를 잡아 세운다.

인민 대례당은 입장시간이 지나 들어갈 수 없기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였다.

인민대례당은 명·청시대의 건축 특색을 채용하여 베이징의 천단공원을 베이스로 하여 만들어졌다. 1951년 공사를 시작하여 1954년에 완공된 총면적 66,000㎡에 건물면적 25,000㎡에 달하는 충칭시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베이스는 중국의 천단공원이지만 중국정부에서 중국의 10대 현대건축물 중의 하나로 지정할 정도로 화려하고 웅장하다.

인민대례당은 베이징의 천단공원을 모방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5층의 천단은 베이징의 천단공원의 원형바식 중앙 홀과 좌우로가 매우 흡사하다.

건물 안에는 4200개의 좌석과 높이 55미터 내부 직경 46미터 지붕 무게가 680톤이다. 다만 홀 가운데 기둥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세계건축사에 기록된 건물이다.

1954년 완공 후 서남행정위원회로 명명하였고 1955년 현재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주요 용도는 공연, 회의 장소이며 한국의 국회 의사당과 비슷한 성격을 지녔다. 밖에서 봤을 때 건물의 크기는 매우 크고 웅장하나 실제 홀의 크기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한다.

저녁 노을 사이로 보이는 인민대례당과 삼협박물관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 다시 숙소 근처로 와서 인근 한식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여행에서 그 지역의 특색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한국 사람은 밥을 먹어야 한다. 피곤함과 포만감에 해방비 인근의 모습은 더욱더 아름답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