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재학 교장)
인천세원고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현수막.(사진=전재학 교장)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수업은 학교 현장을 언택트로 바꾸었다. 만남 자체가 교육적 의미를 가지는 학교 현장에 코로나19라는 장애물이 닥쳤지만 그럼에도 교육 활동을 이어 나가야 함은 변치 않는 진리일 것이다.

인천 세원고는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학생 중심 '딥택트 나눔 추진단'을 구성, 스스로 학술제를 만들고 나눔 활동을 이어가는 등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딥택트 활동 나눔을 준비하는 학생들.(사진=전재학 교장)
딥택트 활동 나눔을 준비하는 학생들.(사진=전재학 교감)

인천 세원고의 딥택트 활동은 무엇인가?


딥택트 나눔 추진단을 지원한 정재만 교사는 “‘미래사회의 주역이 되자’는 교훈과 ‘미래사회의 역량을 갖춘 PRIDE0-UP 세원공동체’라는 학교 비전에 따라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기회가 됐다”고 평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말하는 딥택트는 무엇일까.

홍보 아이디어팀 허유림 학생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 대면 활동과 온라인 중심 비대면 활동을 조합하여 전략적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며 “‘코로나케이션(코로나19와 방학(vacation)의 합성어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학교들의 개학이 계속 연기되고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된 기간을 방학에 빗대 붙여진 신조어)’ 기간 동안 주도적으로 딥택트 활동을 하였고, 해당 활동 사례를 발표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1일 열린 딥택트 활동 나눔 행사의 콘텐츠를 살펴보면, 정재만 교사의 평가와 허유림 학생의 설명을 체감할 수 있다.

학생들은 세계시민학교. 행복배움학교 운영과 동아리 활동 사례 등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이전에 이뤄지던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학생 주체적 기획, 홍보, 발표는 학생 주체적 역량을 함양하며 학우 간 내적 래포 형성에 도움이 되는 활동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를 위해 추진단은 나눔추진단장, 홍보아이디어팀, 조직경영팀, 예산행복팀, 래포피드백팀 등 총 14명의 학생이 주가 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나눔 추진단장은 전체를 총괄하고 홍보 아이디어팀은 행사 홍보, 현수막 제작, 신문사 기고를, 조직 경영팀은 참가 안내 및 접수와 강좌별 반배치를, 예산 행복팀은 최종 선정팀 예산 지원을, 래포 피드백팀은 발표팀 피드백의 역할을 맡았다.

이때 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조언하고 학생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역할만 할 뿐, 개입은 전혀 하지 않는다.

홍보 아이디어팀 이가을 학생은 "팀을 조직하고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까지 오로지 학생들의 역량 만으로 추진단을 운영했다"며 "처음 해보는 활동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서로의 고민을 교환면서 하나의 행사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처음 깨달았다"고 전했다.

실패하면 어떠한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 이들에게의 실패는 또 다른 성공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이가을 학생은 "결과와 상관없이 추진단이 한데 뭉쳐 고군분투했던 노력은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말하고 교사와 학생 사이의 멘토멘티가 잘 이뤄지는 활동이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딥택트 활동 나눔' 행사를 준비하는 학생들 모습.(사진=전재학 교장)
'딥택트 활동 나눔' 행사를 준비하는 학생들 모습.(사진=전재학 교감)

경제부터 예술까지...총 45팀 발표, 어떤 내용 있었나


발표는 총 45팀이 진행, 그들이 스스로 결정한 다양한 분야의 주제와 활동 방식을 알렸다.

특히 ‘더 지니어스 : 폭풍의 주식시장’을 발표한 아이들은 발표에 2시간을 소요하기도 했다.

홍보아이디어팀 주연수 학생은 “경제와 사회과제연구 교과시간에 진행했던 에세이 수행평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학생이 어렵게 느끼는 금융과 주식을 친근하게 만들어주고자 가상 주식 투자 게임을 통한 나눔을 계획하게 되었다”며 “2주간 매일 ‘디스코드’로 회의하며 준비한 후 총 2번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정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보아이디어팀 학생들은 직접 발표자들을 인터뷰해 준비과정과 발표 내용 등을 직접 담아내기도 한다.

'더 지니어스 : 폭풍의 주식시장' 활동 나눔 모습.(사진=전재학 교장)
'더 지니어스 : 폭풍의 주식시장' 활동 나눔 모습.(사진=전재학 교감)

아래는 홍보아이디어팀 주연수 학생이 ‘더 지니어스: 폭풍의 주식시장’ 발표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Q. 발표는 어떤 형식으로 진행하였나요?

A. 저희는 3명이 발표를 하였는데, 각자 자신의 기업을 만들고 그 기업의 사장이 되어서 저희 기업에 주식을 투자하는 형식의 게임을 전체적인 컨셉으로 잡았습니다.

주식 거래소도 운영해 주가가 변동되는 것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고 처음에 저희가 언택트 기간 동안 썼던 에세이 내용과 관련해서 설명하면서 발표를 시작하거든요.

그 내용과 관련해서 퀴즈라던가 미니게임도 준비해서 상품으로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이 주식과 친근해질 수 있도록 발표를 진행하였습니다.

Q. 에세이 내용은 어떤 것이었나요?

A. 저희 3명이 다 금융과 관련해서 각각 동북아시아의 금융허브,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양면성과 해결방안, 젠트리피케이션 해결방안을 주제로 다양하게 에세이를 작성했습니다.

단순히 에세이를 쓰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접근한 에세이의 내용을 설명하고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학생들이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이 에세이 내용으로 발표를 진행하였습니다.

Q. 이 발표를 들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대부분 학생이 경제에 대해서 특히 금융과 주식에 대해 어렵고 지루한 것이며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경제, 금융, 주식을 알면 세상을 더 풍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이 발표를 듣고 나서 이런 편견들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10년 후에 모두 인천 세원고 주변 신도시의 주인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슬기로운 예술생활’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팀도 있었다. 홍보 아이디어팀 차서영 학생이 이들을 인터뷰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Q. ‘슬기로운 예술생활’이라는 주제로 활동 나눔을 진행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A.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중 집에서 미술 관련 단편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작성하거나 자신의 진로에 대해 조사하여 발표 자료를 만드는 활동 등 다양한 예술 활동들을 하면서 코로나가 터져도 그에 대처하여 많은 활동을 하였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슬기로운 예술생활’이라는 주제로 활동 나눔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Q. 50분간의 수업은 어떻게 구성하였나요?

A. 크게 나눠서 보자면 ‘동아리 소개, 활동 계획, 활동 내용, 체험활동, 소감’의 순서로 수업을 구성하여 진행했습니다.

먼저 저희 동아리 아트박스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였고, 예술 영화를 보러가는 활동을 집에서 각자 미술 관련 단편 영화를 보러가는 활동으로, 전시회 탐방을 아트박스 내에서 미니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바꾼 것과 같이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에 계획했던 활동들이 코로나가 터지면서 어떻게 수정되었는지 설명하였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아트박스에서 패션, 미술, 미용 등과 관련된 각자의 진로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하는 활동을 원격으로 진행한 것에 대해 전달하였는데요.

원격으로도 예술 활동에서의 ‘딥택트’를 이루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중점적으로 알리며 코로나 시대에도 ‘슬기로운 예술생활’을 해나갈 것을 권유하였습니다.

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기획하기 위해서 저희 아트박스가 해온 활동들을 간단히 체험할 수 있는 체험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미술 관련 단편 영화를 감상한 후 자신이 느낀 감정이나 기분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이를 발표해보기도 하였죠. 마지막으로는 소감을 발표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마무리하였습니다.

Q. 이번 딥택트 활동 나눔을 진행하면서 얻게 된 점이 있다면?

A. 이번 딥택트 활동 나눔을 진행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 거 같습니다.

친구들 앞에서 우리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 특히 우리가 직접 활동했던 내용들을 발표해보는 기회는 흔치 않은데 딥택트 활동 나눔 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수업을 직접 진행해보면서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 안에서는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발표를 한 후에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은 "오늘날 많은 교육자들은 학생들이 참을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학교는 오히려 교사들이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며 "학생들을 끌고 가기보다 배움을 돕는 역할을 생각해야 한다"며 딥택트 활동에 힘을 보탰다.

이어 "교사는 학생들이 자발적 동기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해 나갈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과 신뢰를 가져야한다"며 "이제는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이 더욱 활성화되어 평생학습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배우고 성장하도록 돕는 교사, 학교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이를 충분히 보여준 우리 학생들이 참 기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언택트 시대를 살아갈 수는 없다. 또 언택트 시대라고 교육활동을 포기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인천세원고 학생들의 언택트를 넘어선 딥택트 전략은 기존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을 때 이를 재해석해 새로운 모델로 변신할 수 있는 탄력성을 갖춰다고 평할 만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