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2021 기초학력 전담교사 모집 공고에 활동 기한 2년 명시
도교육청 "모든 교사가 기초학력 지도 능력 갖추게 하기 위해 제한 필요"
전담교사 "2년 만에 전문성 갖출 수 없어...담임 맡으면 기초학력 지도 불가"

전라남도교육청의 '2020학년도 기초학력 전담교사 선발 계획' 파일 일부 편집 및 캡처.
전남교육청의 '2020학년도 기초학력 전담교사 선발 계획' 파일 일부 편집 및 캡처.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기초학력 책임 정책 우수 사례로 꼽혔던 전남교육청의 기초학력전담교사제가 전담 교사 활동 기간 2년 제한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논란은 전남도교육청이 2021학년도 전담교사 40명 선발 계획을 공고하면서 시작됐다.

도교육쳥이 전담교사 활동기간을 최초 임용 이후 2년 이하로 제한하면서 전문성 신장에 방해가 된다는 의견과 초등교사 본연의 업무는 담임이므로 필요하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

전남교육청은 2020년 3월부터 초등 1~2학년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책임지겠다며 전담교사제를 도입 운용하고 있다. 특히 정규직 교원 40명이 전담교사로 투입되면서 기초학력 책임 정책을 구현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관련기사 참조)

도교육청 관계자는 “2년 연수와 활동이면 충분히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며 이들이 현장 교실로 돌아가 기초학력 부족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학력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지도하기 위해서 2년 제한 조항이 담겼다”며 “이들 교사는 학교 교육활동을 하며 다른 학교 컨설팅 등 기초학력 해소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등 개인 활동에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능한 많은 교사가 기초학력 지도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한 의미도 있다”며 “초등교사 본연의 역할은 담임이다. 많은 아이가 기초학력 지도 능력을 갖춘 교사에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년 가까이 전담교사 활동을 한 교사 중 일부는 전담교사 활동 기간 2년 제한은 전담교사들의 열정 및 동기부여에 지장을 준다고 지적한다. 특히 담임 업무로 인해 기초학력 지도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개진됐다.

A 교사는 “처음 하는 한글지도, 영상촬영과 일지 쓰기, 담임교사들과의 소통, 일주일에 한 번씩 참여하는 연수들이 쉽진 않았지만 몇 년 만 더 하면 읽기 따라잡기 강사들처럼 대학원 진학(파견)을 가는 것이 좋겠다는 장미빛 꿈을 가져봤다”며 “전담교사가 끝나고 담임으로 돌아가면 우리 반 학생 한두 명을 지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보통 학교에서 담임교사에게 주어지는 업무들을 생각해보면 두 명도 어렵다”고 말했다.

B 교사는 “전문성을 기르기 위한 노력을 생각할 때 기초학력 교사 (활동) 2년 제한을 둔다는 것은 비효율적인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1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이제야 조금 알겠다 싶은데 올해가 지나면 끝난다니 당황스럽다. 2년에 한 번씩 바뀌는 자리가 어떻게 전문가가 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반면 전담교사 이기주의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담교사로 확정되면 담임을 맡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교 행정업무 등에서 제외되기에 일반 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하기 때문이라는 것.

C 교사는 “기초학력 전담교사가 부진 학생 지도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담교사의 수만큼 부차적 업무는 다른 교사들이 맡아야 한다”며 “전담교사제와 학교 현장의 상황이 적절히 아우를 방안이 없으면 정규 교사가 투입되는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는 갈등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 "1~2학년 한글 읽기 수준 지도는 활동 제한 필요, 3학년 이상으로 정책 확대 시 2년 제한 두지 말아야"


전남교육청의 기초학력 전담교사제가 기초학력의 개념을 잘못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글의 경우 해득 수준까지 지도가 이뤄져야 하며, 특히 현행처럼 1~2학년 학생들의 한글 읽기 수준 지도 교사라면 담임 업무를 하며 병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3학년 이상 학생들로 정책을 확대해야 하고 이 경우 전문성 신장을 위해 활동 제한을 두면 안 된다는 제안도 제기됐다.

기초학력 관련 문제제기를 계속해 온 전남의 한 교수는 “10명 정도 소규모 학급에서는 담임교사가 아이들의 기초학력을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며 “현재처럼 1~2학년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도교육청 정책처럼 활동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 기초학력전담교사제는 기초학력의 개념을 잘 못 잡고 있다. 현재 수준은 한글 읽기 정도로 해석까지 가능해야 하는 문해력과는 거리가 멀다”며 “3학년 이상 아이들이 해득 수준까지 갈 수 있도록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전담교사는 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고 활동 기간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올해 처음 도입된 전남도교육청의 기초학력전담교사제는 내년에도 40명을 선발한다. 현재는 문해력 34명, 수해력 6명이지만 내년에는 문해력 30명, 수해력 10명으로 변경했다.

도교육청은 2021학년도에 활동할 기초학력 전담교사 선발 공고를 냈으며 2020학년도에 기초학력 전담교사로 활동한 자를 우선 선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1순위는 2019~2020학년도 읽기 따라잡기 연수 기본 및 전문가 과정 90시간 이수자와 2019~2020학년도 기초수해력 연수 도교육청 주관 30시간 이상 이수자다. 2순위는 2016년 이후 1~2학년 담임교사 경력이 2상 이상인 자로 초기문해력과 기초수해력에 관심이 많은 자이고 3순위는 교육지원청에서 추천을 받은 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