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미래교육은 변화만이 상수(常數)다.”

이는 역사학자이자 미래학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발 하라리가 강조하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변화의 속도가 느리고 보수적인 집단인 학교와 그 안의 교육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교육 방식을 도입하는 데 얼마나 큰 장벽에 부딪히는지, 변화를 거부하는 관행의 힘이 얼마나 큰지는 학교마다 다소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느 학교든 공통된 사항이기도 하다. 

실례로 대면 수업이 온라인 수업으로, 온라인 수업에서도 전달식 강의 위주의 일방적인 수업 방식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방식으로의 전환 과정이 바로 그 증거다. 

그 변화의 핵심엔 이른바 언택트(untact)의 비대면 수업이 딥택트(deeptact)라는 비대면(Off)과 대면(On) 수업의 조화를 추구하는 혼합 방식의 수업인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으로의 변화가 있다. 

이는 온라인 수업의 장단점이 부각되면서 단점을 상쇄하고자 하는 변화에 방점이 있다. 그런데 여기엔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거부하는 본성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것은 바로 학교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요즘 학교에서는 기업의 톱다운(top-down) 방식의 지시에 따른 변화는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학교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소통을 통한 변화를 요구한다. 그런데 바텀업 방식의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구성원들의 심리적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즉, 학교의 변화는 구성원들의 ‘마음 얻기’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제 학교는 원하든 원치 안든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여기서 모든 상황은 사실과 사실에 대한 견해로 구성된다. 사실은 변하지 않는 객관적인 상황이고 견해는 사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이다. 

인간은 사실에 대한 견해를 가지고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한다.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견해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그래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사실에 대한 견해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전술한 바와 같이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마음 얻기가 중요하고,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감정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긍정적인 감정은 긍정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결국 긍정적인 경험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동시에 변화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덜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작은 성공(small success)을 경험하는 기회를 만드는 거다. 

본교는 2020학년도 들어 세 차례의 학생들 간의 팀 프로젝트를 통한 발표를 이끌어 냈다. 1학기에는 학술제의 형식을 빌어 48개의 팀이 프로젝트를 구안하여 각자의 그룹이 가장 원하는 주제를 정해서 자료를 구하고 탐구하고 연구하여 저마다의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2학기 중간엔 체육행사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학생들 간의 접촉을 통한 감염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딥택트 활동을 통한 나눔의 행사로 팀 프로젝트 발표로 대체하였다. 역시 45개 팀이 팀당 4~7명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주제와 활발한 활동으로 교사와 학생이 만족하는 성공적인 활동 나눔을 경험했다. 

그리고 예정된 2학기의 주제 발표는 27개 팀이 참여함으로써 역시 다양한 주제를 이끌어내어 마지막 팀 프로젝트 활동으로 마무리를 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은 Zoom을 통한 블렌디드 방식으로 놀라운 발표역량을 보여주었고 탐구 과정을 통해서 괄목상대한 성장을 이루었다. 발표 주제의 선정과 내용도 더욱 다양화되고 개성 있는 알찬 경험이었다. 

학생들은 이런 작은 성공을 통해서 학교생활의 변화를 추구하면서 스스로 배움의 기회를 늘려나갔고 교사는 교육활동의 성과에 만족과 보람을 얻게 되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교는 자연스럽게 팀 프로젝트 발표에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탐색하고 그 속에서 배움을 얻으며 자신감까지 충만한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게 되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까지는 부정적인 감정, 즉 거부감과 두려움, 자포자기하는 마음을 극복하는 역경의 과정이 뒤따랐다. 

여기엔 2학기에 들어서 75%에 이르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라는 획기적인 변화와 함께 바쁜 수업 준비와 수행평가 그리고 각자의 학교업무에 따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몇몇 선도교사의 솔선수범에 따라 팀별 지도교사들의 헌신적인 참여와 지도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중에서도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부장교사와 학교관리자의 역할 또한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 그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지도교사들의 경험, 그로인한 작은 성공에서 오는 성취감, 그리고 교사는 그냥 있는 것(exist)이 아닌 영향을 미치며 존재(present)하는 것이라는 교육적 사명감 고취가 핵심이었다. 

또 작은 교육성과에도 끊임없이 격려하고 지원하며, 학교공동체 모두가 교육활동에 대한 피드백(보고회)과 보상(칭찬과 식사)으로 이어지는 후속과정을 취함으로써 마음을 얻고 나아가 공조체제를 더욱 공고하게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했다. 

그러나 어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학생들에게서 나타나는 자신감의 확산이다. 이는 교육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경험이고 프로세스라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학교는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세스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사고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실제로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경험한 학생들의 대다수가 자신감이 높아졌다. 그들은 향후에도 어려운 주제에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배양하는 효과를 얻었다. 그러면서 팀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서 인간에 대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힌 것은 더욱 소중한 것이었다. 

학생들은 팀원 간의 우정을 다지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 누가, 왜 필요로 하는 것인가를 이해하고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들의 배움을 넘어서 자신들의 연구가 이 사회에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직접체험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학교 현장에서 변화가 저항에 부딪힐 때마다 그 해답을 학생에게서 찾아야 한다. 이는 개인의 생각이나 의지보다 학생의 피드백을 전면에 내세워서 저항을 뚫고 나가는 전략이다. 이제 학교마다 다양한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방식을 내부에서 교육공동체가 함께 찾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학교가 갖는 교육철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는 교육공동체의 마음을 결집하는 직접적인 동인(動因)이다. 바로 여기서 교육공동체의 소통과 협력이 이루어지고 Pride-Up이란 학교문화가 형성되며 혁신교육이 시작된다.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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