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민(賤民)도 귀한 존재'

[에듀인뉴스] 속뜻풀이 한자칼럼
 賤 民
*천할 천(貝-15, 3급) 
*백성 민(氏-5, 8급)

‘부자와 가난뱅이, 양반과 천민이 따로 없는 세상, 그런 세상을 그들은 꿈꾸었다’의 ‘천민’은 표음 문자인 한글로 음을 적어 놓은 것일 따름이다.

‘賤民’ 같이 표의 문자인 한자로 옮겨 쓴 다음 그 속을 헤쳐 봐에 깊이 숨은 뜻을 찾아낼 수 있다. 

賤자는 ‘천하다’(humble)는 뜻을 위하여 고안된 것인데 ‘조개=돈 패’(貝)가 의미요소로 쓰인 것을 보니 돈이 너무 없으면 업신여김을 당하기 십상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나 보다. 戔(쌓일 전)은 발음요소다(참고, 踐 밟을 천).

民자의 원형은 한 쪽 눈이 바늘에 찔린 포로나 노예의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반항이 두려워 그렇게 하였다는 설이 있다. ‘포로’(a prisoner of war)→‘노예’(slavers)→‘평민’(the common people)→‘서민’(the multitude)→‘국민’(the people)이라는 의미 변천 과정이 참으로 재미있다.  

賤民은 ‘신분이 천(賤)한 백성[民]’을 이른다.

미천하거나 가난 했던 사람이 부유하게 사례가 많다. 희망을 가지자. 그렇게 되더라도 사람을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

‘후한서’ 송홍전(宋弘傳)에 이런 명언이 있다. 

“가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선 안 되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아내는 버려선 안 된다.”(貧賤之知不可忘, 糟糠之妻不下堂 - ‘後漢書’). 

● 성균관대 명예교수 전광진 / <속뜻사전>(앱&종이) 편저, ‘우리말 속뜻 논어’/‘금강경’ 국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