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죽은 시인의 사회>하면 어떤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바로 ‘오늘을 즐겨라! 자신들의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지 마라!’ 일 것이다. 

이 구절이 나오는 페이지에는 ‘처녀들이여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라는 시가 먼저 소개되고 있다. 

‘장미꽃 봉오리를 따려면 지금/ 시간은 언제나 말없이 흐르고/ 오늘 이렇게 활짝 핀 꽃송이도/ 내일이면 시들어 버릴 것이다./’ 중에서 이 ‘장미꽃 봉오리를 따려면 지금’의 감정을 라틴어로 ‘카르페 디엠’, 즉 ‘오늘을 즐겨라’라는 것이 키팅 캡틴의 수업이었다. 

그리고 내가 주목한 것은 ‘오늘을 즐겨라!’라는 말을 들은 학생의 반응이었다. 수업이 끝난 다음 캐머룬은 이렇게 친구들에게 물었다. “근데 아까 그거 시험에 나올까?”

나는 이 한 문장이 교육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방향적이고 수동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는 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하는 모든 말은 시험의 단서이자 암기해야 할 것들이기에 이러한 학습에 익숙한 캐머룬이라는 학생도 키팅 캡틴의 목적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 말의 글자에만 집중한 것이다.

오늘, 내일, 그렇게 3년을 넘는 시간을 학생들은 하루하루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대학 입시를 위해 보내고 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입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고 그 대입을 위해 3년 동안 학교에서 배우고 공부하는 것이 고작 교과서를 외우고, 문제집을 죽어라 풀고, 옆에 있는 친구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을 강요받고, 아침부터 밤까지 의자에 얌전히 앉아 글자만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충분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활동적으로 찾는 과정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하는 와중에 나 자신과 만의 싸움이 의미 있는 경쟁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평가를 통해 학생들은 성장할 수 있으며 이것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입시제도를 통해 대학도 갈 수 있다. 

내가 맞이하는 오늘이 기회고 지나간 날은 다시 붙잡을 수 없음에도 매일 학교 끝나고 학원가기를 반복하는 학생들의 삶에 대해 그것이 당연하다고,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학생이 잡을 기회를 박탈한 것임이 분명하다.

교육제도를 바꿔보려고 목소리를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사실상 학벌에 민감한 한국 사회에서 교육에 대해 여러 사람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도 쉽지 않고, 새롭게 탈바꿈하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일어나는 입시 제도의 작은 변화들이 그렇게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학력고사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바뀌었다고 전반적인 교육에 있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다른 길을 걷기로 한 학생들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볼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더 응원해주고 믿어줘야 한다. 

남들이 걷지 않는 길을 걷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고되고, 이방인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이방인들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변하지 않을까.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이 책에 나오는 시 하나를 들려주고 싶다.

‘나는 숲으로 갔다./ 왜냐하면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였다./ 나는 인생의 정수를 마음속 깊이/ 그리고 끝까지 맛보며 살고 싶다./ 삶이 아닌 모든 것들을 털어버리기 위해/ 목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삶이 끝났다고 포기하지 말자.’ 

고유진 인천국제고 3학년
고유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인천국제고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