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2위 원격연수원, 설민석·혜민 강사 연수 10편 운영 중

교사 원격 교육 연수원 티처빌과 아이스크림연수원은 최근 논란이 된 설민석 강사의 연수를 계속해서 운영하고 있다.(사진=(위)티처빌, (아래)아이스크림연수원 홈페이지 캡처)
교사 원격 교육 연수원 A와 B는 최근 논란이 된 설민석 강사의 연수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사진=(위)A, (아래)B 연수원 홈페이지 캡처)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역사왜곡 논란과 논문표절 의혹에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설민석 강사와 ‘무소유’를 설파했지만 ‘풀소유’ 논란에 이중적 삶이라는 지적으로 외부 활동을 접은 혜민 스님의 교사 원격 연수 강의가 버젓이 운영되는 것으로 확인돼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는 ‘강력추천’ 연수로 홍보하고 있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30일 원격 연수원 업계 1, 2위를 다투는 A, B 연수원은 설민석 강사(총 7편)와 혜민 스님(총 3편) 연수를 강사들의 논란 이후에도 계속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 교사 원격연수원인 A 연수원에는 ‘설민석의 히스토리텔링’, ‘설민석의 조선왕초실록’, 설민석의 역사 톡!톡! 역사 속 인물과 사건으로 보는 삶의 지혜‘ 등 3편의 유료 원격연수가 게재돼 있다.

또 초등 대표 원격연수원인 B 연수원에서는 ‘설민석의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3편과 ‘설민석의 한국통사’ 1편 등 총 4편의 원격연수 강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B 연수원은 설민석 강사 연수를 ‘강력추천-초등인기 BEST’로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강사 소개에 학력을 연세대 교육대학원 역사교육학 석사로 표기하고 있다.

역사 강의로 스타강사 반열에 오른 설민석 강사는 역사 관련 석사 논문 표절 의혹과 함께 최근 고정 출연 중인 세계사 프로그램에서 역사왜곡 및 전문성 논란에 휩싸였고, 이에 모든 방송에서 하차를 결정했다.

티처빌에서는 혜민 스님의 원격 연수 강의를 3편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사진=티처빌 캡처)
A 연수원에서는 혜민 스님의 원격 연수 강의를 3편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사진=A 연수원 캡처)

A 연수원은 혜민 스님의 원격 연수 강의 3편도 운영하고 있다.

‘마음톡톡: 세상사는 이야기, 혜민 스님을 만나다’, ‘세상을 울리는 소리, 북소리’ 등 2편의 유료 원격연수와 ‘토닥토닥, 선생님의 마음을 어루어만져 드립니다’ 등 1편의 무료 원격연수가 진행 중이다.

저서 ‘무소유’를 통해 불자의 정신을 전파한 혜민 스님은 최근 한 방송에서 남산타워가 보이는 자신의 서울 삼청동 자택을 공개했다 오히려 ‘풀(FULL)소유’자로 언행불일치라는 지적을 받았다.

혜민 스님 역시 이 같은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외부 활동을 접겠다고 밝혔다.

A 연수원 관계자는 "연수자에 대한 논란이 일어 1차적으로 내부 논의를 거쳤지만 결정을 내지 못한 상황"이라며 "내년 초에 내부 검토를 끝내고 방향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 연수원은 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회신을 주겠다는 말만 남기고 연락을 주지 않았다.

민간 원격 연수 심의를 담당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케리스)은 승인된 강좌는 운영 정지 권한은 없지만 연수원에 재고를 요청할 계획이다.

케리스 관계자는 "논란이 된 강사가 등장하는 민간 운영 원격교육연수원 강좌의 경우 강제적으로 운영을 정지할 권한이 케리스 내의 원격교육연수지원센터에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해당 연수원에 강좌 운영의 적절성을 재고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향후 원격교육연수원에서 강사 선정 또는 원격교육연수과정 운영시 발생하는 강사 관련 민원에 대해서도 대처 방안을 마련해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사 섭외 시스템 "유명세 아닌 현장 전문성 기반 보석 같은 팁 전할 사람으로 전환해야"


논란에 휩싸인 인물의 교사 원격 연수가 계속 운영되는 것에 교육 현장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특히 유명세를 바탕으로 한 강사 섭외에 치중하지 말고 현장 교사의 노하우가 더욱 전파되길 바란다는 의견이 많았다.

제보자(초등 교사)는 “평소 직무연수 사이트를 보면 현직 교사들의 노하우와 수업 팁 보다는 유명인을 내세운 마케팅에 치우쳐 보기 좋지 않았다”며 “이번 계기로 검증되지 않은 유명인을 내세운 허울뿐인 연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수를 만드는 연수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는 “설민석 강사와 혜민 스님의 경우는 좀 다를 수 있다고 본다”며 “특히 설 강사는 역사 관련 논문이 표절 의혹을 받고 있어 강사로서 자격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격 연수는 한 번 제작하면 일정 기간 운영돼 강사에 대한 피드백 및 대처가 늦은 게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설민석과 혜민뿐만 아니라 현재 운영 되고 있는 강사와 강좌들을 한 번 쯤 검토하고 점검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민간 연수원은 시장 영역이라 강사가 논란이 되었다고 강제로 내려야 한다, 말아야 한다고 하긴 어렵다”며 “특히 승인된 연수 콘텐츠는 사람 보다 콘텐츠 자체 검증에 치중하기 때문에 현재 승인된 연수는 질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시장에서 자연스레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연수 강사를 선정하는 데 있어 유명세를 중심으로 하는 경향성이 있는 것은 문제”라며 “유명세 보다 강사의 전문성을 점검하는 데 치중하면 좋겠다. 현장에 보석과 같은 분들을 발굴해 빛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쪽으로 연수원이 방향을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