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 “미래 교육은 변화만이 상수(常數)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이 말만이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것이다.” 

이 말들은 어느 미래학자의 주장이거나 보편화된 속담, 널리 회자되는 표현이다. 

결국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세상사의 원리다. 이에 미래 세대를 교육하는 학교와 그 담당자인 교육자는 변화하는 학교의 실상을 정확히 살펴보고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이 시대의 지혜로운 삶이라 믿는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최근 십 년 동안 학교는 그야말로 괄목상대한 모습으로 변했다. 이로 인해 ‘부적응 교사’, ‘폭탄 교사’라는 적응에 힘들어하는 교사를 지칭하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를 증명하듯 매년 업무분장과 담임 배정의 시기만 되면 치열한 눈치 싸움과 수읽기가 마치 전쟁터를 방불 한다. 학교 급별로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교사들이 교장실 문턱이 닳을 정도로 오가며 눈물 바람으로 지나는 날이 많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여기엔 현임교에 근무하는 기간, 작년의 업무, 과거의 경력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여 새로운 학년의 운명을 결정한다. 그런 가운데 교사들 사이에는 평소 친근한 관계가 이때엔 다소 어색하고 냉랭한 관계로 변하기도 한다. 서로 원치 않는 업무를 두고 말이다. 

교직 사회는 좁고도 가까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생각보다 협력과 존중이 쉽지 않다. 교사에게 갈등을 촉발하는 많은 현실적 요인으로 인해 연대의 가치를 훼손하고 각자도생이라는 학교문화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는 어떻게 변했으며 또 변해 가고 있는가.

첫째, 학교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처럼 변화하고 있다. 방과후 학교, 돌봄교실, 진로 체험, 지역사회 연계(마을 학교), 공동교육과정 운영, 세계시민학교(UN 학교), 학부모 평생교육 등등 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사회의 사람들과 소통과 조율이 필요하다. 그 속에서 교사는 전문성을 축적해 나가지만 갈수록 어려움과 피로를 느낀다. 

둘째, 학교 교육생태계가 무너져 버렸다. 여기엔 학교폭력 예방과 아동학대 신고, 학생 인권 보장과 관련된 활동과 역으로 학생들의 교권 침해, 학부모들의 교사와 학교의 교육활동에 대한 지나친 간섭, 자녀 이기주의에 의한 비상식적인 민원, 상호 간의 예절과 도덕심의 상실 등이 그 배경이다. 

셋째, 교사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증대했다. 이는 동료 교사와의 협력, 연대의 분위기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교무실은 수많은 섬이 존재하는 고독한 다도해로 변모되었다. 

넷째, 교사의 학생에 대한 지도 능력의 상실이다. 학생의 옷자락만 잡아끌어도 멱살을 잡았다는 폭력으로 둔갑하고 학생들과의 상담과 대화의 거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최대 거리를 유지해야 할 정도다. 정서학대, 아동학대 등 다양한 명목으로 교사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져 학생 지도를 포기하게 만든다. 

다섯째, 교사의 사생활 침해가 심각해져 간다. SNS 등 다양한 소통 창구로 인해 수업 내용, 교사의 활동에 대해 색안경을 쓴 채 의구심을 품고 간섭한다. 퇴근 후에도 상담이나 민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져 24시간 근무의 연속으로 변화했다. 

여섯째, 스마트기기의 적응에 따른 교사의 스트레스가 증가했다. 경력 교사와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s)에 가까운 젊은 교사와의 보이지 않는 심리적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디지털 기기의 조작능력의 정도에 따라 교사의 자존심이 상처를 받고 있다는 말이다. 경력 교사는 날로 수업과 학생과의 소통에 적응이 쉽지 않다. 

학교의 변화는 교사에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양면에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증가하는 사회의 요구를 학교에서 수용하려다 보니 가치 혼란이 초래되는 것이다.

교사는 이제 타이틀이 주는 권위만으로는 배움을 줄 수도, 존경받을 수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그래서 지식 전달자에서 인격으로 무장한 스승의 역할이 요구된다. 티칭(teaching)이 아니라 코칭(coaching) 해야 한다. 또 교육활동의 활성화 속에서 인간관계, 외부의 영향, 전문가로의 압박 등을 통해서 꾸준한 노력과 혁신학교로의 선도적인 모습으로 변화가 요구된다.

이에 교사는 다음과 같이 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학교는 사회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 교사의 고충과 전문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튜브나 SNS를 통해서 교사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말하고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방학 기간에 ‘놀고 먹는다’는 항간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언론에서 비추는 부정적인 모습을 해소해야 한다. 언론의 영향은 사회적 오해를 촉발했다. 이제 교사의 삶이 어떠한 것인지, 얼마나 다양하고 막중한지, 다각도로 조명하고 알려야 한다. 

셋째, 행정업무의 대폭 축소를 위한 연대에 나서야 한다. 어느 명문대의 교육학자는 현재 교사가 실행하는 수업과 학생 지도 이외의 모든 행정업무는 엄밀한 의미에서 불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신에 교사는 미래에 필요한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협업 능력, 소통 능력을 키워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넷째, 교사 중심의 교육 단체, 교원 노동조합에 가입해 활동하길 권장한다. 교육 현장을 어렵게 만드는 비교육적인 관행을 제거하고 현장과 동떨어진 교육정책에 제동을 걸고, 학생이 성장하고 교사가 자긍심을 느끼는 교육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교육 현장 개선과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을 위한 법 개정 운동을 벌이는 것은 이런 연대에 기반하여 이루어지기 쉽다. 

다섯째, 교사 동아리와 교육 연구회에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로써 정서적인 지지를 얻고 전문성을 더욱 신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나아가 교육적 자존감 향상과 학교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여섯째, 재미있고 의미 있는 수업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이것이 학생들과 소통하고 서로 존중하는 노력이자 학생들에게 배움이 일어나는 기반이다. 또한 교사로서의 정체성과 내공을 쌓고 동료 교사와 교류하고 협력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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