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사노조 '책으로 마음을 안아줘요~!' 캠페인 1월 진행..."희망 전하기 동참" 독려
홍정윤 집행위원장 "결핍과 한계 극복하며 성장하는 아이들 따뜻하게 바라보았으면"

홍정윤 경기교사노조 집행위원장.
홍정윤 경기교사노조 집행위원장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어른들의 편견 어린 시선에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으면 좋겠다. 결핍과 한계를 극복하며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어른, 그런 어른이 되길 바란다.”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이 확대하는 가운데 맞은 겨울방학, 밖에서 세상의 공기를 맡으며 자신의 꿈을 그려가야 할 아이들의 여가 활동도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어려운 현실을 마주한 곳은 부모의 손길을 대신해주고 있는 보육원이 아닐까.

“한 보육원 담당 복지사님이 아이들의 학습이 많이 우려된다는 말을 전해왔다. 가서 직접 가르쳐 주고 싶었지만 코로나 상황이라 책과 선생님들의 정성이 담긴 엽서를 보내주기로 했다.”

경기교사노동조합이 진행하는 ‘책으로 마음을 안아줘요~!’ 캠페인을 시작한 계기를 홍정윤 경기교사노조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홍정윤 집행위원장은 노조 활동 이전부터 뜻이 맞는 교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아이들에게 선물 보내기 행사를 해 오고 있었다.

올해는 보육원 아이들을 지원할 방법을 찾다가 경기교사노조 차원의 공익 활동으로 확대하는 데 조합원들이 뜻을 같이 했다.

이들이 진행하는 ‘책으로 마음을 안아줘요~!’ 캠페인을 통해 홍정윤 교사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였다.

“그저 아이들이 좀 더 재미있는 방학을 보냈으면 한다. 자신을 생각해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걸 경험하고, 자신도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느끼면 좋겠다.”

아래는 1월 말까지 진행되는 캠페인에 더 많은 교사들의 참여를 기다리는 홍정윤 집행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경기교사노조 조합원(교사)들이 보육원생에게 보낸 책과 직접 쓴 글이 담긴 엽서.(사진=경기교사노조)
경기교사노조 조합원(교사)들이 보육원생에게 보낸 책과 직접 쓴 글이 담긴 엽서.(사진=경기교사노조)

▲경기교사노조는 겨울방학을 맞아 ‘책으로 마음을 안아줘요~!’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캠페인입니까.

방학이 되었지만, 코로나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여가활동이 많이 부족해진 요즘인데요.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매우 제한적이고 도서관이나 청소년 수련관 등 공공복지 시설도 코로나로 인해 이용이 제한되어 있어 큰 고민이 되고 있어요.

부모님의 세심한 돌봄이 가능한 보통의 아이들보다 보육원의 친구들에게 더 어려운 시기로 다가오죠.

그래서 방학을 맞이하여 선생님들이 보육원으로 아이들에게 추천하는 새 책과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엽서(편지)를 보내주어 아이들의 겨울방학을 따뜻하게 채워주고자 하는 캠페인입니다.

▲캠페인 일정 및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프로그램 계획 후, 행사의 취지 등을 설명하고 캠페인 진행을 원하는 경기도 내 10곳의 보육원을 선정했어요.

지난 15일부터 조합원 선생님들께 안내해 캠페인을 진행 중이죠.

참여하는 선생님께서 책과 엽서를 보육원에 선물로 보내면, 보육원에서는 아이에게 책을 전달하는 시스템이에요. 이 캠페인은 1월 말까지 운영 예정입니다.

▲왜 이런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었습니까.

노조 활동 전부터 온라인에서 만난 선생님들과 보육원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 보내기 행사를 6년째 진행하면서 자연히 보육원 아이들의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다 올해 보육원 담당 복지사님으로부터 아이들 학습적인 부분이 많이 우려된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어요.

우리 노조에서 아이들 학습을 지원하면 어떨까 싶어 방법을 찾아보았는데, 코로나로 외부인 방문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직접적인 도움 대신 책을 통해 아이들의 여가활동을 지원해 주는 방법을 기획하게 되었어요.

소외되기 쉬운 아이들을 향한 우리 노조 선생님들의 관심과 애정 덕분에 이 기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경기교사노조 조합원(교사)은 마음을 담을 글을 적은 엽서를 보육원생에게 책과 함께 보낸다.(사진=경기교사노조)
경기교사노조 조합원(교사)은 마음을 담을 글을 적은 엽서를 보육원생에게 책과 함께 보낸다.(사진=경기교사노조)

▲캠페인을 통해 어떤 변화가 있기를 바랍니까.

그저 아이들이 좀 더 재미있는 방학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책과 함께 보내진 편지를 읽으며 주변에 나를 생각해주는 어른들이 있다는 걸 경험하고, 자신도 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느끼면 좋겠어요.

▲현재까지 어느 정도 규모의 지원이 이뤄졌습니까.

이제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요. 현재까지 10개 보육원에 300~400권의 책이 도착했어요. 기자님께서 기사 써주시고 나면 더 많은 분이 참여하게 되지 않을까요? 하하^^

▲책을 보내며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을까요? 있다면 에피소드를 남겨주세요.

한 보육원 담당자분과 통화를 했는데, “한글을 읽지 못하는 저학년 아이들이 많다. 책을 보내도 읽어줄 사람이 없으니, 초등 고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만 보내 달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아이들이 계속 외출을 하지 못하고 봉사자 등 외부인 출입이 되지 않으니, 책 읽어줄 상황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실시간 화상프로그램으로 읽어주자는 의견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결국 사운드북을 보내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결식아동을 위한 모금 운동을 진행한 것으로 아는데요. 당시 모금 결과는 어땠습니까.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면 남겨주세요.

지난해 갑작스럽게 코로나로 인해 개학이 연기되어 결식아동 지원 모금 운동을 시작했어요. 짧은 기간 동안 1903만원의 성금이 모금되었고 이 돈은 양주시청과 안양시청 복지과를 통해 소외계층 아동들 가정으로 지원되었어요.

모금 전달하시는 담당자 분은 “예전에는 지역의 어려운 가정에 후원하는 분들이 그래도 조금 계셨는데, 코로나 시국이 어려운 시기이다 보니 그런 손길조차 거의 끊긴 상황”이라며 안타까워 하셨어요.

그러면서 “지역아동센터마저 휴원 상태여서 부식 위주로 아이들에게 배달해 주고 있으나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꼭 필요한 가정으로 전달해 귀하게 쓰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참여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어요.

▲사회 소외 계층 아이들을 돕고 있는데요. 어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면 좋겠어요. 어른들의 편견 어린 시선에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결핍과 한계를 극복하며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어른이 되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어떤 말씀 남기고 싶습니까.

교사로 지내다 보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되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많이 부딪히게 됩니다.

얼마 전, 퇴소를 앞둔 보육원 아동이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는데요. 500만원을 들고 사회로 나가야 하는 아이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마음이 아파요.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한 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제도가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이미지=경기교사노조)
(이미지=경기교사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