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상담과 심리치료 위한 전문 기관으로 자리매김 해야

김세환 인천전문상담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에듀인뉴스] 얼마 전 영종도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으로 지역 공공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청은 학생상담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남부교육지원청 Wee센터의 분소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Wee센터는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위기학생 예방과 체계적인 상담서비스 제공을 위해 교육부에서 2008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Wee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교육청이 운영하는 학생상담기관이다. 

전문상담교사와 임상심리사 그리고 사회복지사 등이 협업을 통해 학교에서 의뢰된 위기학생에 대한 심층적인 진단과 상담 그리고 지역사회 연계를 목적으로 만들어져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영종도에 Wee센터 분소를 설치하려는 인천교육청의 방침에 대해 현장에서 상담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전문상담교사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Wee센터의 문제점이 적지 않음에도 보완이나 개선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Wee센터의 숫자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이 지역교육청별로 운영하는 Wee센터는 2018년까지 6개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전문상담교사 2명과 임상심리사, 전문상담사 등의 상담인력 3명을 포함해 약 5명 정도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2019년에 지역교육청별로 하나씩 추가되어 1년 만에 두 배 가까운 10개로 늘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Wee센터는 대폭 늘어난 반면 센터에 근무하던 임상심리사, 전문상담사 등의 상담인력들은 고용이 해지되거나 학교로 근무지가 전환되어 모두 센터를 떠나게 되었고 그 자리는 전문상담교사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이러한 Wee센터 조직구성은 다양한 상담분야 인력으로 구성하도록 되어 있는 교육부의 Wee센터 매뉴얼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심층적인 진단과 상담 그리고 연계라는 Wee센터 본래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Wee센터의 문제점은 조직구성 뿐 아니라 조직체계에서도 나타나는데 00교육지원청 Wee센터의 경우 Wee센터는 학교폭력대응팀 소속이다. 그런데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조직도를 보면 팀장인 장학사의 담당업무에서 Wee센터는 담당하는 여러 업무 중 하나인 “Wee센터 업무 지원 및 관리”일 뿐, 정작 “Wee센터 운영 및 총괄업무”는 전문상담교사 중 한 명에게 실장이라는 이름으로 맡겨져 있다. 

실장은 정식 직위도 아닐 뿐더러 함께 근무하는 전문상담교사와 자격이나 처우가 동일함에도 10명이나 되는 센터의 운영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센터 운영부터 예, 결산 행정업무 그리고 학교 위기 사안 관련 업무총괄까지 평교사에게 실장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져 있는 역할이 일반적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경험있는 경력교사들이 Wee센터를 지원하여 근무한다면 앞에서 언급된 어려움들이 조금은 줄어수 있지 않겠느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선배 교사들이 후배 교사들을 위해 Wee센터를 자원해서 근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중학교에서 전문상담교사로 근무 중인 이 모 교사는 “인천 전체 상담교사가 200여 명인데 Wee센터 근무자만 50명 정도다. 자발적인 지원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많은 숫자다. 

그리고 학교로 치면 부장급 이상이 하는 관리업무에 행정실에서 하는 행정업무 등 부담은 큰데 정작 평교사로 배치하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전문상담교사 개인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건 시대에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따라서, Wee센터 실장에게는 최소한 학교 부장교사 수준의 처우를 제공하는 등의 실질적인 지원을 해주면서 경력 있는 전문상담교사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교육부 매뉴얼대로 다양한 상담인력에 의한 종합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조직구성을 바꿔야 한다. 

나아가, Wee센터에 이미 배치가 되어 있는 전문상담순회교사는 지역의 미배치교를 순회상담 할 수 있도록 사업이나 행정업무를 최소화하는 등의 Wee센터의 업무를 재편하고 점진적으로 학교로 전환 배치해 나가야 한다.

Wee센터에 근무하는 전문상담순회교사들은 학교와 지역사회 학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2차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종합심리평가를 위해서 외부기관에 연계하고, 놀이치료-미술치료를 하기 위해서 외부치료사와 연계하고, 정신과 자문의를 연계하여 학생들을 돕고 있다. 

그러나, 전문상담교사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Wee센터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으며, 전문 분야가 아닌 심리검사와 치료분야까지 개인적인 시간을 내어 공부하면서 돕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순회상담은 엄두를 낼 수도 없고, 관련 행정업무와 상담업무까지 소진이 될 수밖에 없다. 

교육부의 매뉴얼을 무시하고, 전문상담순회교사로만 Wee센터에 배치하고, 비전공분야까지 책임지게 하는 교육청의 행태는 문제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개인병원의 내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다가, 종합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소견서를 작성하여 종합병원에 보냈는데, 종합병원에 내과 전문의 5명만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 종합병원에는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내과전문의, 외과전문의 등의 다양한 전문가가 있어야 종합적인 치료가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종합병원이라고 간판은 내걸고, 환자가 있을 때마다 다른 병원의 전문의를 그때 그때 초빙하여 진료를 하게 한다면, 굳이 종합병원에 보낼 일이 있겠는가? 그것은 개인병원에서도 가능하다. 

지금이라도 인천교육청은 인천의 학교상담정책에 대하여 관련자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설계를 해야 한다. 학생들을 위해서 1차 안전망인 학교상담실과 2차 안전망인 Wee센터, 그리고 3차 안전망안 Wee스쿨까지, 체계적인 안전망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나아가, 영종도 학생들과 학교상담실(Wee 클래스)를 지원하는 Wee센터 설치에 있어서 Wee센터의 구조적인 문제와 어려움은 외면한 채 기존 Wee센터 형태의 분소를 설치하는 것은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우선은 영종도의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여 1차 안전망을 구축함과 동시에, 2차안전망인 Wee센터가 진단과 상담과 치료가 가능한 2차 기관이 되기 위해 기존의 업무를 대폭 축소하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상담교사는 교육청에서 전문직인 장학사의 업무를 대신하는 행정가가 아니다. 

또 Wee센터에는 종합적인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임상심리사, 각영역별 치료사등 다양한 인력이 추가로 구성이 되어, 고위험군 학생들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단위학교의 전문상담교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인천교육청은 인천의 학교상담정책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TF팀을 구성해서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늦어질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과 학부모 학교들에게 전가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