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씽킹으로 하는 교과연계 인성 수업

[에듀인뉴스] 각종 스마트기기가 보편화하면서 아이들은 텍스트보다 영상에 친화적인 경향을 보이지만 생각의 깊이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교사들은 역량을 키우는 다양한 참여형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심층적 이해가 이루어지는지 고민이 많다. <에듀인뉴스>와 <비주얼리터러시연구소>는 단순 그림그리기를 넘어 생각을 표현하고 사고의 확장을 가져오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는 비주얼씽킹이 수업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아보는 연재를 시작한다.

감미애 동작중학교 교사
감미애 동작중학교 교사

인성(人性)이란 무엇일까? 한자를 풀어 보니 사람(人)이 태어나면서(生)부터 마음(忄) 속에 품고 있는 작은 씨앗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 존중, 공감, 나눔, 배려, 협력 등 나면서부터 마음속 깊이 자리한 수많은 성품의 씨앗들, 사람의 삶은 마음 깊이 숨은 그 작은 씨앗의 일부를 찾아 싹 틔우고 키워 ‘가치 있는 삶’을 살다 가는 것이 아닐까?

아이들이 제 속에 품은 인성의 씨앗을 찾아 자존감을 키우는 인성 수업은 그래서 중요하다.

인성은 삶의 속도가 아닌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존재하는 데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비주얼씽킹과 책만들기로 인물의 삶과 가치를 찾다.

중3 국어의 본 단원은 ‘삶을 보다’라는 큰 제목 아래 ‘1)의미 있는 삶→ 2)꿈이 있는 삶 → 3)미리 쓰는 자서전’ 으로 구성되어 있다.

1), 2)단원에는 전기문과 자서전, 소설, 시 등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인물의 삶의 모습이, 3)단원에서는 아이들이 각자 자서전을 쓰도록 하고 있다.

즉 작품 속 인물의 삶을 통해 ‘꿈과 의미’가 있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 후,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자서전 쓰기’를 통해 앞으로의 삶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은 성취기준에 따른 학습목표와 수업의 흐름을 도식화한 것이다. 수업 시간은 90분 블록 수업을 토대로 한다.

(이미지=감미애 교사)
(이미지=감미애 교사)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물들의 생각과 가치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파악하며 가치의 소중함을 아이들 스스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삶의 가치는 지식처럼 단순하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참여도와 성취감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며 찾은 답이 비주얼씽킹과 북&아이 책(학토재 교구) 만들기와 공유 과정이다.

인물들의 삶을 중심으로 삶의 가치를 찾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정의함으로써 비판적·사고력을 향상하고, 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공동체·대인관계 역량이 향상된다.

아울러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어 자기성찰 역량도 기르게 되는 것이다.

(이미지=감미애 교사)
교과서 대단원 속 작품을 떠올리며, 그 속에 나온 인물과 그의 삶 등을 칠판에 적어 가며 함께 이야기해 봄으로써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활동에 대한 이해를 쉽게 한다.(이미지=감미애 교사)

먼저 북&아이 책 만들기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아이들과 함께 교과서 속 작품과 작품 속에 나온 인물들을 칠판에 적어가며 정리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삶과 연결하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 혹은 롤모델을 마지막에 생각해 보도록 하였다.

이후 인물의 말과 행동, 그 속에 드러난 삶의 가치, 업적과 교훈 등을 찾아 이미지와 핵심 단어, 주요 문장 등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비주얼씽킹을 할 때 이미지로만 정리하려는 경향이 있다.

Boo&I 책 만들기(학토재 교구)를 설명한 후, 6명의 인물(제목, 롤모델 칸 제외)을 선정하게 한다. 교과서를 보고 인물의 삶을 핵심단어, 이미지 등을 활용한 비주얼씽킹으로 정리하게 한다.(사진=감미애 교사)
Boo&I 책 만들기(학토재 교구)를 설명한 후, 6명의 인물(제목, 롤모델 칸 제외)을 선정하게 한다. 교과서를 보고 인물의 삶을 핵심단어, 이미지 등을 활용한 비주얼씽킹으로 정리하게 한다.(사진=감미애 교사)

인물이 지닌 ‘삶의 가치’는 인물의 말과 행동에서 드러나므로 장면 안에 핵심 내용을 담아 표현하도록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기 전 포스트잇을 활용한 핵심단어 및 주요 구절, 문장 찾기 등의 선행 연습을 해 보도록 한다.

모둠이 함께 핵심단어를 찾아 정리한 후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하게 하면 학습목표 도달에 훨씬 더 효율적이다.

또한 아이들이 ‘삶의 가치’를 잘 찾지 못할 때도 인물의 업적과 말을 중심으로 정리하게 하면 ‘가치’를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찾은 가치를 국어사전에 있는 정의가 아니라 아이들 각자 정의 내려 보게 함으로써 아이들의 삶과 ‘삶의 가치’가 은연중에 연결되도록 유도한다.

그래야 ‘삶의 가치’를 보다 가깝게 여기고, 살아가면서 ‘삶의 가치’를 찾아 실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진=감미애 교사)
(사진=감미애 교사)

인물의 삶을 이미지만으로 표현(왼쪽)하고 있어 스스로 보완할 수 있도록(오른쪽) 유도한다.

① 진정한 비주얼 씽킹은 이미지+핵심단어(문장)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다시 설명한다.

② 작품 속에서 인물의 삶이 드러난 문장 혹은 구절 등을 가져오도록 한다.

③ 자신이 그린 비주얼씽킹만 보고도 인물의 삶(윤동주, 김규동)을 알 수 있는지 스스로 확인한다.

치열하게 성찰하는 윤동주의 모습과 글쓰기에 몰입한 김동규의 모습을 주요 문장과 사실적 이미지로 표현한 후 ‘가치’ 정의를 잘하고 있다.

가끔은 교사의 설명에 집중하지 않거나 꾸미는 데 치중해 주요 활동을 놓치는 아이들이 있다.

따라서 교사는 교실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이 실수를 만회할 수 있도록 피드백을 하는 것이 좋다.

전형필과 윤동주의 삶을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한 후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다만 자신만의 언어로 가치를 정의하지 못하고, 인물들의 삶의 가치가 왜 이것인지 그 이유만 설명해 아쉬움을 남겼다.(사진=감미애 교사)
전형필과 윤동주의 삶을 비주얼씽킹으로 표현한 후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다만 자신만의 언어로 가치를 정의하지 못하고, 인물들의 삶의 가치가 왜 이것인지 그 이유만 설명해 아쉬움을 남겼다.(사진=감미애 교사)
말주머니와 풍선 기호, 색 등을 활용하여 비주얼씽킹을 잘한 작품이지만, 자신만의 언어로 가치를 정의하지 못해 아쉬운 작품이다.(사진=감미애 교사)
말주머니와 풍선 기호, 색 등을 활용하여 비주얼씽킹을 잘한 작품이지만, 자신만의 언어로 가치를 정의하지 못해 아쉬운 작품이다.(사진=감미애 교사)

이 활동은 아이들 모두가 참여하는 데 의미가 있다.

모든 아이들이 다양한 작품을 읽고 인물들의 삶과 생각, 가치 찾기와 가치 정의를 하고, 책을 만들어 공유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국어과 핵심 역량이 달성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자서전을 쓰기 위한 사전 지식과 경험이 생긴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이 느린 아이들을 향한 개별 지도 및 피드백을 강화하고, 먼저 활동한 친구들의 작품을 예시로 보여 주며 아이들의 이해를 도와야 한다.

피드백을 통해 ‘인상깊은 구절’을 활용한 비주얼씽킹을 완성한 작품이다. 자신만의 가치 정의가 잘 드러나있다.(사진=감미애 교사)
피드백을 통해 ‘인상깊은 구절’을 활용한 비주얼씽킹을 완성한 작품이다. 자신만의 가치 정의가 잘 드러나있다.(사진=감미애 교사)
피드백을 통해 ‘말주머니’를 활용한 비주얼씽킹을 완성한 사례이다. 역동적 이미지와 가치 정의가 인상적이다.(사진=감미애 교사)
피드백을 통해 ‘말주머니’를 활용한 비주얼씽킹을 완성한 사례이다. 역동적 이미지와 가치 정의가 인상적이다.(사진=감미애 교사)

관찰과 격려, 적절한 사례와 칭찬으로 아이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자존감을 키우는 것이다.

아이들의 학습 결과물은 다양하고 창의적이다. 성취기준과 학습목표에 맞는 수업 설계와 수업 도구, 교사의 적절한 피드백과 칭찬 등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더욱이 교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톡톡 튀는 ‘가치’ 정의와 배움이 느린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이다.

개성적인 ‘가치’ 정의는 퀴즈로 활용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 자신의 경험에서 배운 가치가 무엇인지 찾아보는 ‘자서전 쓰기’ 활동에서도 활용을 했다.

(사진=감미애 교사)
(사진=감미애 교사)

단순히 추억이라 생각했던 그 일이 자신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였다.

이렇게 비주얼씽킹과 Boo&I 책 만들기로 아이들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즐거운 수업을 할 수 있다면, 비주얼씽킹으로 하는 인성 수업, 감히 도전해 봄 직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