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 교육’… 갈등 고착 아닌, “상호 호혜적 관계”에 있어야
‘성인지 교육’… 갈등 고착 아닌, “상호 호혜적 관계”에 있어야
  • 황윤서
  • 승인 2021.04.1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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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영유아, 유치원생에게도 성인지 교육 실시”
N번방 사태 보니 필요성 절감 vs 자칫 왜곡된 성관념 고착 우려
여가부, “좋은 남성 스스로 증명하라?”
성인지 교육의 핵심, ‘상호 호혜적 관계’ 우선돼야
 

[에듀인뉴스= 황윤서 기자]

성평등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목적으로 앞서 여당이 밀어부친 ‘성인지교육 지원법안’이 25일 발의됐다. 

이 법안은 대표 발의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 외, 공동발의자인 남인순·진선미·윤미향·이수진·김민석 의원 및 열린민주당 최강욱·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총 18명의 참여로 이뤄졌다.

이들이 추진한 ‘성인지교육 지원법안’은 영유아부터 각급학교에 이르기까지 ‘성인지 의무화 교육’을 확대 운영해, 성평등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법적 토대를 체계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해당 제정안은 △성인지교육의 개념정립 △성인지교육 기본계획수립 △기관별 성인지 교육점검 △전문인력양성 △성인지교육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운영 △여성가족부 성인지 교육 추진 권한 강화 △유치원·어린이집·초중등학교 장 소속 직원 및 학생,교원 성인지교육 실시 △성인지교육 상태 점검보고(여성가족부 장관) △부실 교육기관·단체 관리자 특별교육(대통령령)실시 등의 주요 내용이 담겨 있다.

성인지교육 지원법안 발의 소식을 접한 시민 A 씨는 최근 N번방 사태를 언급하며, “가해자 상당수가 10대 남자인 것을 보고 학교 의무교육에서부터 성평등교육이 꼭 실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뿌리 깊은 성평등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허나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다. 국회입법예고 사이트에는 13일 오후 6시 기준 총 4163여 개의 시민 의견이 올라왔으며, 이중 대다수는 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미성숙한 학생을 상대로 올바른 성적, 도덕적 판단력을 길러줘야 할 의무교육에서 이러한 성인지교육 실시는 자칫 성에 대한 왜곡되고 편향된 지식, 태도, 의식을 주입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로 풀이된다.

 

국회입법예고 사이트.(12일 오후 6시 기준)
국회입법예고 사이트.(13일 오후 6시 기준)

계속되는 젠더 갈등… 여가부, “좋은 남성 스스로 증명하라?”

 

13일 청와대 국민 게시판에는 국내 한 성평등 교육기관이 설립 취지를 망각했다며 교육을 중단하고 관련자들을 징계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논란이 된 부분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진흥원) 나윤경 원장이 지난해 2월 유튜브에 올린 “남자=잠재적 가해자로 취급되는 게 싫다고요?”영상이다. 해당 영상에서 나 원장은 “남성들이 잠재적 가해자 취급을 받을 때 기분 나빠할 것이 아니라, 나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시민적 의무’라 부른다”고 언급해 일부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청원인은 나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지적하며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라는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폭력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그는 “이 사회의 절반을 구성하는 남성 집단 전체를 본인이 저지르지 않은 일이라도 범죄자들과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의심받아 마땅한 잠재적 가해자라고 명명하고 권리 없는 무한정의 의무만을 요구”한다면서 “남성에 대한 폭력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대체로 차가웠다. 한 네티즌은 “‘남자인 너는 잠재적 가해자 취급을 받는 게 당연한 거야. 이건 너를 위한거고, 기분 나빠할 게 아냐. 남자인 너가 이런 취급이 싫다면 특별한 노력을 해야 해. 우리는 그걸 시민적 의무라는 예쁜 말로 부르고 있단다’”라는 자조적 댓글을 달았다.

논란이 일자 진흥원 관계자는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성인지 교육은 남성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의심해서 행하는 교육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남성 스스로가 자신은 성폭력을 가하는 남성과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는 노력을 통해 여성들과 평등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고 시민적 의무를 기꺼이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라고 해명했다. 또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겠다고 고지했다.

한 전문가는“생물학과 인류학은 학문이지만 젠더연구는 학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서 젠더가 성인지로 이름만 바꾼 채, 최근 교육계의 의무교육 속에 침투했다”며, “젠더교육에 대한 보다 깊고 엄밀한 이해와 비판이 필요하고 21세기 글로벌 젠더교육 폐지운동에 대한 국내 소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성인지를 비롯한 모든 인권 교육의 기본은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두고 사회문제를 예방하는 데 핵심이 있다. 따라서 성인지라는 모호하고 불분명한 개념을 국민 대다수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국가가 일방적으로 ‘성인지교육’이란 이름으로 의무화하여 강제한다는 것은, 자칫 성별 갈라치기 및 특정 집단에 대한 정치적 이익으로까지 비쳐질 우려가 있는 만큼 해당 법안의 진정성 있는 고찰이 필요해 보인다.

황윤서  tgreenk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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