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김성진교수가 <김성진의 기찬발상>이란 이름으로 주말 칼럼을 시작합니다. 나라가 바로 서고 제대로 발전하려면, 국민 모두가 기운에 넘치고 문화는 찬란하게 꽃피며 경제가 발전하고 국가 전체에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찬발상>은 '기찬 발상'이란 뜻도 되고, '기운에 넘치고 찬란하며 발전하고 상서롭다'는 뜻을 합한 말이기도 합니다.

 

<김성진의 기찬발상>은 교육관련 언론매체인 '에듀인뉴스'의 칼럼인 만큼 교육과 관련된 사안들을 위주로 하되, 교육은 국가와 사회의 전 분야와 관련이 되는 만큼 교육 분야 이외에도 역사, 철학,정치, 사회, 경제, 환경 등의 제 분야에 걸쳐 폭넓게 다루게 될 것입니다.

 

<김성진의 기찬발상>은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오후에 게재되는 칼럼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부산대 김성진(전 인문대학장)한문학과 교수.
부산대 김성진(전 인문대학장)한문학과 교수.

[에듀인뉴스 = 황윤서 기자]

서울과 부산의 전임 시장들의 성추행으로 인한 보궐선거가 실시된 데 이어, 서울.부산 교육청이 위법적 행정과 특혜성 인사, 그리고 직원들의 의문사 등으로 인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에 대해서는 2020년 3월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희연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이 게시된 바 있으며, 이전에도 몇 차례 사퇴요구 청원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감사원이 조희연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제44조(시험 또는 임용의 방해행위 금지)를 위반한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하고 공수처에도 감사 결과를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한 데 이어 지난 4월 26일에 국민의 힘 소속 국회의원 41명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조희연 교육감의 위법.특혜 인사행정이 급속히 사회적, 정치적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전교조 소속 해직교사 특채에도 서울.부산 교육청 공조하나

감사원의 고발과 수사참고자료 제공과 야당 국회의원들의 사퇴 요구가 조희연 교육감에 대해서만 이루어졌지만, 부산시 교육청에서도 서울에서와 마찬가지로 현행법 위반으로 해직된 전교조 조합원을 특채한 바 있어 감사원의 고발과 국회의원들에 의한 사퇴 요구가 부산시 김석준교육감에게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가 된 서울.부산교육청의 특채 해직교사는 8명으로 이 가운데 5명은 2013년에 전교조가 '노동조합 아님' 통보를 받게 한 원인제공자인 해직자 9명에 포함된다고 한다. 서울교육청 특채에서 최종합격한 교사 5명 중 4명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부산교육청에서 특채된 교사 4명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해직되었는데, 묘하게도 서울.부산 교육청은 같은 시기에 동일한 방법으로 4명씩의 전교조 출신 해직교사를 특채했다. 전교조 소속의 해직교사 특채에 서울.부산 교육청이 공조하는 모양이 된 셈이다. 서울.부산교육청의 전교조 특혜는 내부형교장공모제에서도 동일하게 이루어졌다. 서울교육청이 2020년 3월에 내부형 교장 공모제로 임용한 8명 가운데 7명이 전교조 출신이었고, 부산교육청이 2020년 2학기에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선정된 3명의 교장이 모두 전교조 출신이었다.

전교조 소속 해직교사 특채와 내부형 교장 공모제에 의한 전교조 출신 교장임용이 서울과 부산에서만 행해진 것은 아니고, 좌파교육감이 장악한 대부분의 교육청에서 행해지는 것이지만, 특별히 서울.부산 교육청의 닮은꼴 전교조 감싸기에 주목하는 것은 조희연서울교육감과 김석준부산교육감이 싱크로율 100%에 가까울 정도로 두 사람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조희연교육감과 김석준교육감은 서울대 사회학과 75학번 동기인데다, 똑같이 좌파적 교수단체인 민교협 출신이다.

조희연교육감은 민교협 상임의장과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으로 NGO활동에 치중했고, 김석준교육감은 2002년과 2006년에 민노당 부산시장후보, 2008년에 진보신당 공동대표로 줄곧 급진좌파적 정당활동에 치중했다는 점에서 비교되지만, 둘 다 2014년 교육감선거에서 보수성향 후보들의 분열에 의해 문용린과 임혜경 등의 현직교육감을 꺾고 30% 중후반대의 낮은 득표율로 동반당선되었고 2018년 교육감선거에서 과반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김석준교육감이 십수년 간의 정치인 경력을 살려 일반시민들에게는 '좌파 티 안 나게' 조용히 처신했다면, 조희연교육감은 좌충우돌하면서 조금 더 '좌파답게 요란스러운'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 중평이다.

 

'죽음 권하는 사회'로 동행하는 서울.부산 교육청

지난 2월 검찰 조사를 받던 부산교육청의 직원 1명이 돌연 사망했다. 심장마비가 사인이라고 하나, 고인의 주변에서는 극단적 선택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돌연사이든, 극단적 선택이든 부산교육청의 비도덕적 언론플레이가 억울한 죽음을 불러왔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더구나 2월 13일에 검찰은 부산시교육청이 고발한 2명 모두에게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부산시교육청 공무원노조(부교조)에서 4월 23일에 발표한 성명서의 내용처럼, '부산교육청이 정확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해당 공무원을 뇌물 수수혐의로 직위해제하고 언론에 이 사실을 공표, 범죄자로 낙인찍는 바람에 억울한 죽음이 발생'한 것이다.

서울교육청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9년 9월에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해 온 '악기나눔사업'과 관련해서 교육감실이 해당부서를 문책한 것이 발단이 되어 교육청 건물 내에서 한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서일노)에서는 숨진 직원이 지니고 있던 사직서와 사유서로 보아 해당부서에 대한 문책이 자살의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면서 진상조사를 촉구하였다. 이에 앞서 2018년 1월에는 서울교육청 개청 이래 처음으로 과장급 장학관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서울교육청의 동료 장학관은 혁신과 장학관시절부터 힘들어했다면서도 "업무 이외의 다른 요인이 있었을 것"이라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올해 1월 21일에는 악성민원과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서울교육청의 한 직원이 교육지원청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설가 현진건이 암울한 일제 치하의 현실에 빗대어 <술 권하는 사회>라는 소설을 쓴 바 있는데, 구매력 기준으로 1인당 소득이 일본을 앞지른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 된 이 시대에 대한민국 제1, 제2 도시 교육청의 정책적, 구조적 문제점으로 선뜻 납득할 수 없는 죽음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실효성 있는 자살방지 교육을 실시해야 할 교육현장이 오히려 <죽음 권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고, 이 비극적 행렬에도 서울.부산교육청이 동행하는 형국이 된 셈이다.

 

구조적 문제점과 사건의 흐름은 비슷한데, 왜 서울만 감사?

서울과 부산의 교육청 수장인 조희연과 김석준, 전교조 소속 해직교사들에 대한 특채와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통한 전교조 조합원 위주의 교육생태계 구축, 문제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교육청의 정책적,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극단적 선택 등에서 너무나도 흡사한 점들이 많은데도, 사퇴요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은 아직은 서울교육감에 한정되어 있다. 이 또한 중앙집권적인 체제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인사가 조직 관리의 알파요 오메가인 만큼 시민단체들에 의한 교육감의 사과 및 사퇴 요구가 김석준교육감에게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방역이 다만 질병의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만 행해져야 하는 것처럼, 교육정책과 인사행정 또한 오로지 교육의 관점에서만 행해져야 할 것이다. 

 


◇ 김성진 교수는?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학• 석•박사(문학박사)
⊙전 부산대 인문대학장
⊙2018년 부산시교육감 범보수단일후보
⊙ 1984년 부산 금성고 교사로 시작으로 부산여상, 덕문여고 교사를 거쳐 1992년부터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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